[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영감 찾아 떠돌아 본
팔도강산 넓더라
조강지처 버려두고
봄날이라 노류장화
환장할 작은 에미년
젖비린내 어떻던고
이 잡듯 문대 죽여도 시원찮을 년이로고
이 술 먹고 놀았으니 엎어져라 술상이야, 휫뜩 디비삘라, 비단 금침 덮었으니 가위질인들 왜 못하며, 찢어진 아가리 쫙 벌리고 오줌인들 못 먹이랴. 기필코 두 연놈을 코뚜레 멍에 씌워 동네 우사 시키리라. 등허리 가려울 땐 담뱃대 용써봐도 영감 손만 못하더라.
허깨비 영감일망정
없으니 아쉽더라

<해설>
조강지처는 집 나간 지 오래된 영감 자취 따라 이곳저곳 헤매었다. 소문 듣자니 어느 주막거리 옆에 첩살림을 차렸다는데, 내 오늘 가만두지 않으리라. 작은 에미 년과 살림을 차린 지도 꽤 오래되어 벌써 아이도 하나 낳았다는데, 얼마나 이쁜년인지 두고 볼 일이다.
슬쩍 주막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두 연놈이 놀고 마시던 술상이 보인다. 엎어져라 술상이야, 휫뜩 디비삐고 말아야지. 술상 엎고 통곡해 본들 늙은 여자라 누가 욕하지나 않을까. 마음만은 비단 금침에 조각조각 가위질하고, 찢어진 아가리 쫙 벌리고 오줌을 싸 버리고 싶지만 그래도 양반 피 타고난 여인으로서 어찌 그럴 수 있으랴.
기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영감인 줄 알았는데, 등허리 가려울 땐 영감 손이 그리우니, 허깨비 영감일망정 남 주기는 아까운 법. 아하, 이 젊은 년을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