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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키키 스미스의 '자유낙하'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는 신체에 대한 해체적인 표현으로 1980-90년대 미국 현대미술사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키키 스미스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022년 기관의제 ‘제작’과 전시의제 ‘시’를 동시에 경유하는 이번 전시는 다매체 탐구로 함축되는 제작가로서의 면모, 그리고 시대의 굴곡에 따라 조형적 운율을 달리해 온 작가의 특성을 ‘자유낙하’라는 키워드 아래 담아낸다.

스미스는 삶과 죽음, 실제와 이상, 물질과 비물질, 남성과 여성 등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경계선 사이에서 뚜렷한 해답보다는 비선형적 서사를 택해왔다. 느리고 긴 호흡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모든 생명’에 귀 기울이며 상생의 메시지를 던지는 스미스의 태도야말로 과잉, 범람, 초과와 같은 수식어가 익숙한 오늘날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가치이다.

 



1994년에 제작된 작품의 제목인 ‘자유낙하’는 키키 스미스의 작품에 내재된 분출과 생동의 에너지, 그리고 배회의 움직임을 함의한다. 이는 여성 중심 서사를 넘어 범문화적인 초월 서사를 구사하는 작가의 지난 40여 년 간의 방대한 매체와 작품활동을 한데 묶는 연결점으로 기능한다. 아래로 떨어지는 하강의 움직임을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자유낙하’는 파편화된 신체탐구로 함축되는 스미스의 역동성을 상징하는 한편, 달이 지구를 맴도는 자유낙하 운동처럼 배회를 통해 매체와 개념을 확장해 온 작가의 특성을 동시에 담아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특징에 기초하여 조각, 판화, 사진, 드로잉, 태피스트리, 아티스트북 등에 이르는 작품 140여 점을 소개한다. 80년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시대에의 순응과 역행을 반복하면서 여러 굴곡을 유영해 온 스미스는 “나는 여전히 자유낙하 중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유낙하’로 함축되는 키키 스미스의 다양한 움직임을 따라 각자 이야기의 시작점을 찾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서울미술관 전시 서문
포스터 디자인: 스튜디오 힉(서희선, 왕지에)

 

<전시 안내>

2023년 03월 12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전시

문의: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 02–2124–8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