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만인이 공감하는 자녀에 대한 기본적인 욕망은 건강한 몸과 똑똑한 두뇌라 할 수 있다. 한의학은 기본적으로 정기신(精氣神)의 학문이며 정신(精神)개념부터 이를 기르고 보존하는 방법에 대하여 온전한 틀을 가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똑똑한 아이를 위하여 한의학적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 엄마와 아빠, 한의사가 거들어 주는 방법으로 어떠한 것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1. 총명과 청뇌의 정확한 뜻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떨칠 수 없는 욕심이 2가지 있을 수밖에 없다.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 하나와 내 아이가 똑똑하게 자라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정도(正道)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이때 도와줄 수 있는 부분,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을 한의학적 관점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총명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데 총명은 ‘이총명목(耳聰明目)’에서 유래된다. 곧, 이총명목이란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총은 남의 말을 들을 줄 알아야 한다. 귀 밝아 정확하게 듣고, 남의 얘기를 잘 들을 줄 아는 것으로 귀가 얇거나 팔랑 귀를 벗어나 아부와 충언을 구분하고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다. 명목은 바로 본다. 곧 왜곡, 각색, 선입관, 콩깍지를 제거하고 넓고 깊게 온전히 파악한다는 의미다. 현명함을 말하며 반대말은 건망증과 맹함을 의미한다. 곧 총명은 약으로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훌륭한 교육과정과 본인의 노력으로 인격을 함양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 한의사들은 총명보다는 청뇌에 의의를 두고 진료하고 있다, 곧 본인이 가지고 있는 본래 능력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도록 두뇌의 기능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고 뇌에 충실한 영양과 산소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효과를 이루어 두뇌회전을 빠르게 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도와주는 방법을 말하며 이를 ‘청뇌의 법’이라고 한다.
2. 총명과 청뇌의 법
한의학에 똑똑한 두뇌를 도와주는 여러 가지 방향으로 양신(養神)을 위한 수련법과 이치를 설명하고 있으며, 한편 청뇌(淸腦)와 총명(聰明)의 법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바탕 속에 똑똑한 두뇌를 도와주는 여러 가지 처방이 실질적으로 존재하며 직접적으로 총명탕이라 이름하는 처방이 있고 주자독서환과 청뇌환과 같은 두뇌를 위한 처방이 있다.
오늘 말하는 청뇌계열의 처방은 일단 몸이 편해지고 머릿속이 깨끗해지며, 체력이 향상되어 맑은 정신으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짐으로써 말 그대로 총명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인데 어떠한 이치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는 몸이 깨끗하고 맑다 보면 머리도 맑아진다는 개념이며 포괄적으로는 몸의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두뇌회전을 위하 모든 장애를 없애는 것에 있다.
① 건강한 대장으로부터 흡수되는 맑고 청정한 진액이 똑똑한 아이를 만든다
한의학에서 대장의 발효환경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대장이 건강하면 발효환경이 충실해짐으로써 맑고 청정한 진액이 흡수될 수 있어서 머리를 맑게 하고, 대장이 약해지면 부패환경이 조성되어 탁한 열독이 유입되어 머리를 말린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대장의 건강을 도와 줄 수 있은 방법과 대장을 건강하게 도와주는 한약과 음식이 직간접적으로 머리를 맑게 해준다.
② 넉넉한 신수(腎水)로부터 이루어지는 맑은 정신이 이루어진다
한의학의 개념에서 청뇌와 총명은 뛰어난 두뇌보다는 맑은 정신, 바른 정신, 현명한 사고 등을 뜻한다. 이는 머리가 맑고 고요하게 유지되어 사리분별을 바로 하고 올바르게 사고하고 결정 판단하는 것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총명하다’는 뜻마저도 이총명목(耳聰明目)의 약어로 듣는데 감언이설을 구분하여 바로 듣고, 보는데 밝고 명료하게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총명의 시작이 한의학적 관점에서 콩팥(신장)에서 만들어지는 물기가 넉넉하고 뇌까지 충실하게 전달될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머리를 맑고 총명하게 하는 한약과 음식은 거의 대부분이 콩팥의 물기를 보하는 재료들이다. 대표적인 한약재로 녹용과 공진단이 여기에 속하며, 대부분의 씨앗 제품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씨앗 가운데 대표적인 건뇌식품이 호두인데, 예전부터 호두의 형상이 뇌의 형상과 유사하여 호두를 먹으면 바로 뇌로 간다는 생각으로 두뇌발달을 위한 음식으로 애용하였다.
③ 맑은 피 바른 마음에서 총명함이 드러난다
한의학에서 인체의 구분은 다양하다, 큰 줄기로서는 정신과 육체를 구분하였으며 정신에서도 이를 다시 나누어 정신과 마음을 구분하면서 오욕 칠정에 대한 사고를 간직하고 있고, 육체적 측면에서는 기(氣)와 혈(血), 체(體)를 구분하여 서로의 상관관계를 말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총명함은 안정된 마음, 맑은 마음, 굳은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아 청심(淸心). 안심(安心)의 바탕 속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다. 이러한 흐름에서 청심의 바탕은 실질적으로 건강한 심장이 바탕이 된다. 심장을 중심으로 순환되는 피가 건강하고 충실할 때 청심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러므로 혈액에 대한 접근도 맑은 피를 뜻하는 청혈(淸血), 시원한 피를 뜻하는 양혈(凉血), 건강한 피를 뜻하는 건혈(乾血) 등으로 나누고 전체적으로는 보혈(補血)을 이루어 몸에 충실한 혈액이 공급되는 가운데 두뇌에 넉넉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졌을 때 총명함을 이룬다고 본 것이다.
한약에서 대표적인 처방으로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이 있으며 실질적으로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때 긴장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도와주어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음식에서는 고량후미(膏粱厚味)를 피하는 것을 첫 번째로 삼았다. 다시 말하면 과도한 육류, 튀긴 음식, 즉석식품(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을 피하는 것을 의미한다. 혈액을 맑게 하는 음식의 대표는 절 음식으로 스님들의 청정(淸淨)함이 음식에 그대로 반영된 것과 같다.
3. 생활에서 실천되는 청뇌의 법이 기본 바탕
건강을 증진하는 최고의 방법이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는 것이듯이 머리를 똑똑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 역시 잘 먹고, 잘 자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다. 곧 잘 먹는 것에는 여러 의견이 있지만 양질의 당분 공급과 충분한 산소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것이며, 한의학 본초의 기본이론인 살은 살로 가고, 뼈는 뼈로, 뇌는 뇌로 간다는 기본 바탕에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되며 그 형상을 쫓아 호두가 추천 음식이 된다.
이 밖에도 앞에 언급한 대장의 발효환경을 도와 줄 수 있는 음식 가운데 가장 추천할 만한 것으로 시래기, 우거지가 있다. 이는 발효의 중심이 될 수 있고 안정적인 발효시간을 확보해주는 섬유소로 발효와 운동성을 도와준다. 자연에서 나오는 모든 푸성귀가 이러한 기능을 가지는데, 흔히 말하는 육지와 바다의 자연스러운 균형을 위하여 해조류를 추천한다. 그리고 발효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해주는 모든 식품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발효식품이이다. 우리나라 반찬의 절반에 해당하는 된장, 청국장, 고추장, 김치, 장아찌, 젓갈 등과 서양의 치즈와 요구르트가 이에 해당한다.
신수를 보하는 의미의 대표적인 식품으로 검은깨가 있다. 이는 한방적인 관점에서 신수를 상징하는 색이 검은색으로 상징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의 씨앗인 검은깨. 검은색의 뿌리인 숙지황 등이 대표적인 음식과 약재이다.
《동의보감》에는 참깨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오장이 윤택해지면서 머리가 좋아진다. 라고 적혀있을 정도로 참깨의 효과가 있으며 꿀과 참깨를 각각 한 되씩 넣어 반죽해 만든 알약인 정신환 을 성장기 아이에게 먹이면 두뇌 발달에 좋다. 이 밖에도 참깨 강정 같은 과자류는 아이 간식으로도 좋다. 식품영양학의 관점으로도 참깨의 영양 성분 중에는 뇌를 비롯한 전신 세포의 주재료인 지질이 45~55% 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또한 뇌 신경세포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있어 으뜸 두뇌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잘 자는 것은 일찍 자는 것이 중요하며 숙면의 세계로 들어갈 때 두뇌를 정리할 시간을 가져 기억할 것은 기억하게 하고 지울 것은 지우면서 정리하여 다음에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를 하게 한다.
이 밖에 두뇌발달을 위한 마사지와 기공법이 있는데 마사지의 포인트는 손가락 끝이다. 곧 손가락 마지막 마디를 머리라 생각하고 접근하면 된다.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되며 연필을 잡을 때 누르는 부위, 아이들이 모래나 진흙으로 놀 때 접촉 부위 등이며 피아노가 왜 두뇌발달을 도와주는가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