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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참여작가 5인의 '공중정원'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1월 19일까지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인간이 창조한 정원은 자연에 대한 모방과 자연 속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되어 독립된 하나의 세계, 혹은 생태계로 조성됨으로써 새로운 풍경을 형성한다. 정원은 ‘담장이나 울타리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한다. 

 

주로 자연 재료와 인공물을 세심하게 배치하고 조합하여 완성되는 정원은 자연과 문화의 정교한 결합체로 인간의 오랜 미적 욕망과 자연을 즐겨온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 이 전시는 자연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예술가들의 반응이자 상징적 의미로서 ‘정원’을 탐구하는 전시다.

 

전시된 작품들은 실재와 허구, 모방과 복제의 문제를 다루거나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생태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참조하고 재현하는 방법론적 실험을 시도한다. 자연을 모티프로 하여 개인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심리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거나 관람객과 상호 작용하는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이는 세계를 향한 작가들의 예민한 시각과 감각, 그리고 해석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시명 ‘공중정원’은 고대 바빌론에 존재했다고 전해지는 거대한 계단식의 옥상 정원이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에서 당시의 건축 기술로 높은 지대에 물을 끌어올려 조성한 수목 가득한 정원은 인간이 이루어 낸 가장 기적적인 건축물 중 하나로 여겨진다.

 

공중정원은 메마른 땅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푸른 산과 같은 풍경을 조성하고자 했던 대표적인 인간 욕망의 산물이자 실천이었다. 오늘날 자연에 대한 욕망의 형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세계를 짓고자 하는 태도는 예술의 오랜 원동력으로 존재해 왔다.

한편 현대 사회에서 정원은 공공 정원 혹은 공원의 개념으로 이어져 열린 공간이자 시민들이 공유하고 함께 즐기는 공유지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정원은 우리 삶의 질을 고양하는 물리적, 정신적 공간으로서 근대화의 과정에서 사적 정원이 공원으로 탈바꿈되거나 공동체를 위한 공원이 조성되었다.

 

1900년대 초 외교 목적의 벨기에 영사관으로 지어졌던 남서울미술관 건축은 2004년부터 미술관으로 사용되며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건축과 미술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우리 삶 속에 스며든 이 공간에서 《공중정원》은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경유하며 관람객에게 다가선다.

 

양승원, 조이솝, 김준, 현남, 고휘 작가 5인이 조성한 각각의 독립적인 생태계가 여러 경로로 관람객과  공유되어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고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전시회가 돨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