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2월 19일)은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냇물이 풀리고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스물네 철마디(절기) 가운데 하나인 '우수'입니다. 한자로는 '비 우(雨)'에 '물 수(水)'자를 쓰지요. 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물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뚜렷하게 담아낸 이름입니다. 저희 토박이말바라기에서는 이 오랜 철마디(절기) 이름 곁에 나란히 두고 쓸 수 있는, 조금 더 살가운 이름을 하나 더 지어 달력에 담아 쓰고 있습니다. 바로 '싹비'입니다.

[다듬은 토박이말] 싹비
풀과 나무의 싹을 틔우게 하는 비 (토박이말바라기가 다듬은 말)
'우수'라는 말이 눈이 녹아 비가 되는 모습에 몸과 마음을 모은다면, 저희가 다듬은 '싹비'는 그 비가 땅에 닿아 어떤 구실을 하는지 그 '구실'에 마음을 모읍니다. 마른 땅을 적셔 잠자던 씨앗들이 껍질을 깨고 기어이 풀빛 새싹을 틔우게 하는 살가운 손길 같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익은 한자말을 갈음한 이 말을 골라 써보면, 차가운 빗방울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응원으로 바뀌는 남다른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굳이 '싹비'라는 이름을 새로이 다듬어 말씀드리는 까닭은, 우리 삶의 무늬를 조금 더 여러 가지로 나타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삶의 겨울을 지나는 누군가에게 "우수가 왔네"라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 네 마음에 싹비가 내리고 있나 봐"라고 말을 건네면 어떨까요? '비와 물'이라는 현상을 넘어 '생명과 응원'이라는 더 깊은 속내를 나누는 살가운 손기척이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 비가 내린다면, "비가 오네"라는 말을 하기보다 "아, 싹비가 내린다"라고 말씀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름 하나를 골라 쓰는 작은 바뀜이, 우리 사는 누리를 조금 더 포근하고 맛깔나게 물들여줄 것입니다. 우리말의 결을 더 넉넉하게 가꾸어가는 이 길에 여러분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 오늘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고르시겠습니까? 토박이말바라기가 새로이 가꾼 '싹비'라는 이름이 여러분의 마음에는 어떻게 들리시나요?
"철마디(절기) 이름 '우수'도 좋지만, 싹비라고 부르니 봄이 훨씬 더 가깝게 느껴져요."
"아이들에게 이 비가 새싹을 깨우는 싹비라고 알려주니 눈을 반짝이며 밖을 내다보네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싹비'는 어떤 모습인가요? 아래의 태그와 함께 이 살가운 이름을 한 번 더 불러주세요. 여러분이 골라 쓰는 그 말이 우리 겨레의 생각얼개를 더 단단하고 넉넉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 싹비: 풀과 나무의 싹을 틔우게 하는 비.
보기: 토박이말 달력에 적힌 싹비라는 이름을 입안에 머금어보니, 벌써 푸른 봄이 온 듯 가슴이 뜁니다.
[한 줄 생각]
한자어 '우수'가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라면, 토박이말 '싹비'는 사람의 마음을 적시는 따뜻한 손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