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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진 길을 말없 걷는 힘, 끝내 닿을 곳은 어디?

흐르는 물처럼 부드럽게
[오늘의 토박이말]굽이돌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멧자락(산자락)을 따라 흐르는 냇물은 곧게만 나아가지 않습니다. 때로는 큰 바위를 만나 비껴가고, 때로는 넓은 들판을 만나 느릿하게 춤을 추듯 흘러갑니다. 우리가 사는 삶도 언제나 반듯한 큰길이기를 바라지만,  참된 자람은 굽이진 길 위에서 더 깊게 무르익곤 합니다. 날마다 마주하는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어쩌면 우리를 더 단단한 사람으로 빚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굽이돌다'는 길이나 물줄기가 굽어서 돌아 나가는 모습을 뜻하는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메(산)나 들을 따라 길게 뻗은 길이 한 번씩 꺾이는 그 자리에서 우리는 비로소 뒤를 돌아보거나 잠시 멈춰 숨을 고를 여유를 얻습니다.

 

그저 나아가는 쪽을 바꾸는 움직임을 넘어, 이 말 속에는 거친 세상을 부드럽게 받아들이는 슬기가 담겨 있습니다. 억지로 곧게 펴려 하면 부러지기 쉽지만, 굽이치며 흐르는 물은 그 어떤 막힘도 거스르지 않고 끝내 바다에 닿습니다. 막다른 길이라 생각했던 곳이 사실은 더 넓은 풍경으로 나아가는 길목이었음을 깨닫는 과정이 바로 이 낱말 속에 녹아 있습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멈추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는 마음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 삶은 곧게 그은 곧은금이 아니라, 수많은 굽이를 돌며 그려나가는 부드러운 굽은금과 같습니다. 당장 눈에 띄는 열매만을 쫓다 보면 굽이진 길에 숨겨진 값진 풍경을 놓치고 맙니다.

 

힘겨운 고비를 만났을 때, 그것을 실패라고 단정 짓기보다 '길이 굽이돌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 굽이를 돌고 나면 반드시 어제와는 다른, 한결 깊어진 마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나만의 빠르기로 굽이치며 나아가는 여러분의 하루는 그 자체로 이미 넉넉하게 아름답고 값집니다.

 

[여러분을 위한 덤]

 오늘은 목적지에 빨리 닿는 것보다, 길 위의 풍경을 살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보는 건 어떨까요. 퇴근길 평소와는 다른 길로 가거나 골목길을 걸어보며,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10분 일찍 나서서 굽이진 길을 걸어보니 뜻밖에 예쁜 꽃이 피어 있었어요."

"공부하다 막히는 마음이 들 때 잠시 눈을 돌려 쉬었더니, 오히려 생각이 맑아졌습니다."

 

당신의 삶에서 굽이돌아 마주한 뜻밖의 기쁨은 무엇인가요? 지금껏 걸어오신 굽이진 길 위에서 발견한 당신만의 소중한 모습을 들려주세요.

 

[오늘의 토박이말]

▶ 굽이돌다

    뜻: 길이나 물줄기 따위가 굽은 데를 굽이쳐 돌다.

    보기: 냇물은 모퉁이를 따라 굽이돌며 흐르고 있습니다.

 

[한 줄 생각]

곧은 길은 목적지에 빨리 닿게 하지만, 굽이도는 길은 우리를 더 깊은 곳으로 이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