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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사발’은 ‘막사기’로도 불리던 생활그릇인데 밥그릇, 국그릇, 막걸리 사발 등으로 쓰였습니다. 막사발은 주로 일반 백성이 썼던 그릇으로 위가 조금 오그라진 대접 모양을 하고 있지요. 살이 두껍고 겉 표면이 부드럽지 않으며 까칠한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 땅에서 얻어진 황토로 빚어낸 막사발은 밝은 빛깔의 장식이 없는 자연스러움이 담겨 소박한 그릇이지만 일본에서는 엄청난 인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일본 도공은 “이런 그릇을 일생 하나라도 만들면 여한이 없겠다.”라고 하고, 어떤 차인은 이 그릇은 성 하나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합니다. 또 과거 일본의 실력자였던 오다 노부나가나 풍신수길은 이 막사발을 정말 좋아했지요. 그래서 자신들이 가장 아끼는 부하에게 이 막사발을 주었습니다. 풍신수길의 부하 가운데 쓰츠이 준케라는 성주는 풍신수길의 말을 어겼다가 이 그릇을 그에게 바쳐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렇게 막사발은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 찻잔으로 사용되었는데 끌려간 조선도공이 만드는 막사발은 보물(이도다완 : 井戶茶碗)이 되었지요. 조선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하던 도자기가 일본에 건너가 엄청난 사랑을 받은 것을 보면 막사발은 16세기 후반 한류 바람을 일으켰음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