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방아는 연자매라고도 하는데 둥글고 판판한 돌판 위에 그보다 작은 둥근 돌을 옆으로 세워 이를 소나 말이 끌게 하여 돌리면서 곡식을 찧거나 빻는 데 쓴 큰 맷돌을 말합니다. 옛날에는 마을의 너른 터나 당산나무 아래 하나씩 있었는데 이곳을 연자방앗간 또는 연자맷간이라 하였지요.
근대적인 기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곡식을 찧거나 빻는 기구로 절구방아, 디딜방아, 물레방아, 연자방아 등을 썼습니다. 맷돌, 절구방아, 디딜방아는 사람의 힘으로 돌리고 물레방아는 물의 힘을 이용해 돌렸으나 연자방아는 소나 말 등 가축의 힘을 써서 돌리는 것으로 개인의 재산이 아닌 마을의 공동 소유물이었지요.
연자방아를 돌릴 때는 소가 어지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눈을 검을 헝겊으로 가려준다고 하지요. 방아채를 소에 연결하여 돌리면 낟알들이 방아확 밖으로 밀려 떨어져 쌓이고, 방아확꾼은 나온 알곡을 빗자루로 쓸어서 방아축이 있는 가운데로 모아 줍니다. 연자방아는 혼자 쓰는게 아니라 마을 사람들과 함께 씀으로써 공동체의식을 키웠던 농사도구였지요. 모를 심을때부터 김매기를 거쳐 가을 걷이를 마칠때까지 우리 겨레는 더불어 일했고 농사의 마지막 단계인 방아찧는 일까지 서로 도우며 공동체 의식을 다졌던 것이지요. 조상들의 손때가 묻고 숨결이 배인 연자방아는 지금 민속박물관이나 문화재 전시장 같은 곳에 홀로 덩그마니 남아있지만 연자방아 주변에는 언제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사랑방 구실을 했으며 특히 물레방앗간에는 청춘 남여의 사랑도 익어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