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는 왕비 ·왕세자 ·왕세자 빈 등을 책봉할 때 교명(敎命)과 책인(冊印)을 내렸습니다. 여기서 교명은 책봉할 때 내리는 가르침 문서로 앞에는 그 사람의 재주와 덕을 얘기하고, 중간에는 관직에 임명하는 뜻을 말하며, 마지막에는 열심히 일하고, 바르게 경계하라는 글을 적습니다. 또 책인은 도장을 말하지요.
이렇게 쓴 교명은 두루마리로 만들어 뒤에 종이나 비단 같은 것으로 꾸미게 됩니다. 이것을 지금은 보통 표구(表具)라 하지만 표구는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고, 우리는 장황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교명은 임진왜란 이후인 인조 때부터 고종 때까지 것으로 모두 32개인데 이 가운데 28개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상설 전시관에서는 장조(사도세자가 죽은 뒤 붙여진 이름) 비인 헌경왕후 것만 볼 수 있습니다. 한 폭의 비단 그림을 보는 듯 화려한 교명을 보면서 조선시대의 장황(표구) 기술의 뛰어남을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