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렁소 허연 침 흘리며 써레질 하고 / 뒷산 뜸부기 해지도록 노래하던 고향 / 모내기 날 받아놓고 가물던 그때 / 앞집 아저씨 뒷집 삼촌 멱살 잡고 싸우셨지 / 논배미 물 대던 아저씨들 싸움소리 사라진 자리 / 밥값 한다고 못단 들어 대주고 / 못줄 잡던 코흘리개들 / 콤바인 이앙기 사가지고 돌아온 고향 / 써레 사라지고 / 기계음 소리 놀라 뜸부기도 가버린 들녘." - 이고야 "써레질 풍경" -
써레는 갈아놓은 논바닥의 흙덩이를 부수거나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데 쓰는 농사도구입니다. 써레는 긴 나무토막에 둥글고 긴 이[齒] 6~10개를 갈퀴처럼 나란히 박고 위에는 손잡이를 가로로 대었지요. 이 써레는 소 멍에에 잡아 매어 소가 끌도록 했습니다. 몸체는 소나무를 쓰지만 갈퀴부분은 참나무나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나무를 깎아 박기도 했습니다. 흔히 논에서 쓰는 것을 '무논써레', 밭에서 쓰는 것을 '마른써레'라 합니다.
바짓가랭이가 흙범벅이 되면서 농부는 써레질을 합니다. 그러면 어디선가 뜸부기 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오고, 소 부리는 농부의 "워~ 워~" 하는 걸쭉한 소리는 참으로 구성집니다. 논배미 써레질 하다가 목 축이는 막걸리 한 잔과 새참은 그 어떤 산해진미도 부럽지 않습니다. 이제 슬슬 들녘은 농사준비에 바쁠 계절입니다. 써레로 농사 짓던 풍경은 이제 한 장의 흑백 사진 속에서만 정겹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