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에는 궁중에서 연주되는 음악 곧 아악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이 있습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왕조 역대 임금과 왕후의 신위(神位)를 모신 종묘에 제사지낼 때 연주하는 음악을 말하며,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이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연주합니다. 또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은 공자·맹자·증자 등 중국 유학자와 설총·조광조·이황 등을 모시는 제사 때 쓰이는 음악입니다.
그런데 이 제례악들에는 민속악에서 쓰지 않는 특별한 악기들이 있습니다. 먼저 음악을 시작할 때와 끝날 때 쓰이는 악기로는 박달나무 여섯 조각을 한쪽에 구멍을 뚫은 후 한데 묶어서 만든 “박(拍)”이 있습니다. 또 네모난 나무통 위에 구멍을 뚫어 나무방망이로 내리치는 “축”은 시작할 때 쓰는 악기이며, 호랑이를 본뜬 모양의 등줄기에 톱날처럼 생긴 톱니가 달린 “어”는 음악을 끝낼 때 쓰는 악기입니다. 어의 연주법은 호랑이 머리를 세 번 치고 꼬리 쪽으로 한 번 훑어 내리데 악기 모양도 생소하고 소리도 독특합니다.
또 ㄱ자 모양의 돌 16개를 두 단으로 된 나무틀에 매달아 놓고 치는 “편경(編磬)”, 16개의 종을 두 단으로 된 나무틀에 매달아 놓고 쇠뿔로 된 망치로 쳐서 소리를 내는 “편종(編鐘)”, 네모난 받침대 위에 북을 비스듬히 놓고 치는 큰북으로 “절고(節鼓)”, “진고(晉鼓)” 도 있습니다. 또 특경(特磬)이란 악기는 큰 돌 하나만 따로 틀에 매달아 놓고 치는 악기이며, 특종(特鐘)은 큰 종 하나만 따로 틀에 매달아 놓고 치는 악기입니다. 이와 같이 예부터 우리 겨레는 다양한 악기를 통해 우리 실정에 맞는 수준 높은 음악을 창조해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