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가 국악기 가운데 해금과 아쟁을 헷갈려 합니다. 분명히 모양새도 다르고 음역도, 연주법도 다르지만 왜 그렇게 혼란스럽게 생각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특히 요즘은 해금이 부쩍 인기를 얻고 있어 이참에 확실히 공부를 해두면 좋겠습니다. 두 악기 모두 줄을 사용하여 소리를 내는 현악기이며 특히 줄을 활로 마찰시켜서 연주하는 찰현악기(擦弦樂器)라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현악기는 찰현악기 말고도 손가락이나 다른 물체로 퉁겨 소리를 내는 현악기인 발현악기(撥絃樂器, 비파ㆍ기타), 줄을 망치로 두들겨 소리 내는 타현악기(打絃樂器, 피아노)도 있지요.
두 악기가 같은 찰현악기지만 깡깡이, 앵금이라고도 부르는 해금은 두 줄로 되어 있으며, 세워서 연주합니다. 해금(奚琴)은 고려시대에 들어온 뒤 궁중음악과 민속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연주됩니다. 말총으로 만든 활을 안줄과 바깥줄 사이에 넣고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데, 일정한 음자리가 없이 다만 줄을 잡는 손의 위치와 줄을 당기는 강약에 따라 음 높이가 정해지는 독특한 악기지요. 따라서 해금은 화려한 소리를 낼 줄 알기에 서양악기와도 곧잘 어울리며, 요즘은 독주악기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쟁(牙箏) 역시 고려 때부터 전해오는 악기이지만 조선 성종 무렵부터는 향악에까지 쓰게 되었지요. 앞면은 오동나무, 뒷면은 밤나무로 만드는데 현악기 중에서는 가장 좁은 음역을 지닌 저음악기이며, 개나리나무의 껍질을 벗겨 송진을 칠한 활로 연주합니다. 아쟁은 가야금이나 거문고처럼 무릎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받침대 위에 머리 부분을 비스듬하게 받쳐놓은 상태로 바로 앉아 활대로 줄을 그어 연주하지요. 아쟁은 서양악기로 보면 첼로처럼 음량을 크게 하고 웅장하게 하며, 전체를 감싸주는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해금과 아쟁은 서로 다른 악기임에도 사람들이 혼동하는 것은 이러한 국악기를 다루지 않는 우리의 음악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