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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117. 소나무 함부로 베면 함경북도 경원 땅으로 보낸다?

   

그윽한 회포가 정히 근심스러워 / 그대로 얽매어 둘 수 없는지라 / 파리하게 병든 몸 애써 부축하여 / 갑자기 높은 언덕을 올라가서 / 손으로는 등나무 지팡이를 끌고 / 앉아서는 소나무 안석에 기대니 / 시골 정취 어이 그리 뜻에 맞는고 / ‘〈사가집(四佳集) 제3권〉’

19살에 과거에 급제하여 25살에 관직에 오른 이후 69살의 나이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문장가로서 대문호(大文豪)소리를 듣는 서거정(徐居正 : 1420 ~ 1488) 시에 등장하는 소나무는 의자가 되어 등을 기댈 수 있는 반려자로 나옵니다. 소나무는 푸르르고 올곧은 선비의 상징으로 알려져 예부터 우리겨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러한 소나무는 목재로서 중요한 위치에 있었으므로 관리 감독 또한 철저했지요.

선조실록 17권 16년(1583년) 기록을 보면 소나무 소문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나무는 “송목금벌(松木禁伐)”이라 하여 함부로 벨 수 없었는데, 소나무 벤 자를 적발하여 함경북도 맨 끝 경원으로 보낸다는 헛소문에 "소나무로 울타리를 한 자, 혹은 집을 지은 지 얼마 안 된 자들이 너도나도 헐거나 불태우고 땅에다 묻기도 했는데, 며칠 내로 그 소문은 호남과 영남까지 번져 소란이 그치지 않았다.”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가 하면 영조 12년 종묘 영녕전 담장 밖의 큰 소나무가 비바람에 넘어졌는데, 그 소리가 궁궐 안에까지 들렸으므로, ‘위안제(慰安祭)’라는 제사를 지내도록 했습니다. 또 정조 16년에는 바람에 쓰러진 안면도의 소나무를 소금 굽는 일에 쓰도록 허락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 겨레의 삶 속에서 아주 중요한 몫을 차지 했던 나무였음을 알 수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