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6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한산모시 짜기>는 줄타기ㆍ택견과 함께 인류무형유산에 올랐습니다. 이전에 인류무형유산이 된 우리의 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 판소리, 강릉단오제 같은 것들이 있었지요. <한산모시 짜기>는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모시[紵 ·苧]는 마(麻)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키는 2m 정도이며 곧게 자랍니다. 신라 제48대 경문왕(景文王) 때 모시를 나라밖에 수출한 기록이 있을 정도로 모시는 오랫동안 우리 겨레의 옷감으로 사랑 받아왔습니다. 모시섬유는 물들이기 쉬운데다 색도 바래지 않고 또 땀 흡수와 발산이 잘되며 물에 강해 빨아 입을수록 윤기가 더하지요. 풀을 먹여 다듬이질을 곱게 한 모시옷은 단아하면서도 가벼워 잠자리 날개 같다고 일컫습니다.
밤낮 쉬지 않고 석 달을 일해야 한 필(약 21m)이 나온다는 모시는 계속 침을 발라가며 삼아야 하기에 한 필 만드는데 침이 석 되 들어간다고 할 정도로 옛 여인의 정성이 들어간 옷감입니다. 입이 부르트고 피가 날 때까지 쪼개고 또 쪼개야 고운 옷감이 될뿐더러 모시 날기, 바디 끼우기, 모시 매기, 꾸리 감기 같은 매우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모시는 그래서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