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황염(救荒鹽)과 군자(軍資)에 보충(補充)하는 소금은 다릅니다. 가령 군자(軍資)를 보충하는 소금을 가지고 백성을 진휼(賑恤)하게 되면 그 수량(數量)이 많지 않아서 많은 백성이 골고루 혜택받기가 어렵고, 혹 값을 깎아주거나 받지 않는다면 국고가 점차 줄어질 것이니, 옛날과 같이 곡식과 베로 바꾸어 군자(軍資)를 보충하게 하소서.” 이는 성종실록 25년(1494) 1월 3일 자 기록입니다.
나라에서 소금을 관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소금은 동물이나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로 특히 몸속의 소금(나트륨)균형이 깨지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전엔 소금을 주고 노예를 샀으며, 소금을 얻으려고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딸을 판 예도 있지요. 소금을 생산하는 소금밭(염전,鹽田)은 해와 바람 같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바닷물을 증발ㆍ농축하는 시설로 이 소금밭도 시대에 따른 변화가 있었습니다.
1955년 이전에는 “토판(土版)”이라 하여 염전 바닥이 그저 흙으로 되어 있어서 소금에 갯벌이 섞여 검은색을 띠게 됩니다. 여기서 나오는 소금을 토판염이라 하는데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어서 지금은 비싼 값에 팔리지만 위생적이지 않다 하여 1980년대 초까지는 옹기 깨진 것 곧 “옹패판”으로 바닥을 깔았지요. 그러던 것이 1980년 초 이후는 “타일판”으로 바닥을 만드는데 타일판은 옹패판과 견주어 표면이 매끄러워서 소금을 걷는 작업이 더욱 쉽습니다. 위생과 작업의 편리성 때문에 현재의 염전은 타일판인데 여기에서 생산된 소금은 미네랄이 적어 아쉽습니다. 인천 소래 포구에는 한때 염전 산업이 발달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염전 체험을 위한 시설인 “소래습지생태공원” 안에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 구황염(救荒鹽) : 흉년에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려고 나눠주는 소금
* 군자(軍資) : 군자금
* 진휼(賑恤) : 흉년에 가난한 백성을 구원하여 도와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