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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35. 새해 처음 서는 장에서는 키를 사지 마라

   

키는 탈곡이 완전히 기계화되기 전까지 농가에선 없어서 안 되는 도구였습니다. 곡물을 털어내는 탈곡 과정에서 곡물과 함께 겉껍질, 흙, 돌멩이, 검부러기들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로 곡물을 까불러서 이물질을 없앴지요. 키는 지방에 따라서 ‘칭이’, ‘챙이’, ‘푸는체’로도 부르는데 앞은 넓고 편평하고 뒤는 좁고 우굿하게 고리버들이나 대쪽 같은 것으로 결어 만들지요.

"키" 하면 50대 이상 사람들은 오줌싼 뒤 키를 뒤집어쓰고 이웃집에 소금 얻으러 가던 물건쯤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키를 쓰고 간 아이에게 이웃 아주머니는 소금을 냅다 뿌려댑니다. 그리곤 “다시는 오줌을 싸지 마라.”고 소리지르는데 그렇게 놀래키면 오줌을 싸지 않는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그래도 또 싸는 아이들이 있었던 것을 보면 이 방법이 그리 신통하지는 않았던 듯합니다.

경상남도 지방에서는 정초에 처음 서는 장에 가서는 키를 사지 않는데 키는 까부는 연장이므로 복이 달아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모르고 사온 경우라도 집안어른이 부수어버립니다. 또 제주도에서는 섣달 그믐날 키점(箕占)을 칩니다. 부엌을 깨끗이 치우고 키를 엎어두었다가 새해 아침에 그 자리를 살펴봅니다. 쌀알이 떨어져 있으면 쌀이, 조가 떨어져 있으면 조가 그해에 풍년이 들 것이라고 했지요. 또, 윤달에 주부가 마루에서 마당 쪽으로 키질을 하면 집안이 망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는 대문에서 집을 지켜주는 문전신(門前神)을 키질로 내쫓는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민속마을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키질, 키질하던 어머니 모습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