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신을 대하여 주인으로서 한 모금도 능히 마실 수 없다면 어찌 손님을 권하여서 그 마음을 즐겁게 할 수 있겠느냐? 충녕은 비록 술을 잘 마시지 못하나, 적당히 마시고 그친다. 또 그 아들 가운데 장대(壯大)한 놈이 있다. 효령대군은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니, 이것도 또한 불가(不可)하다. 충녕대군이 대위(大位, 매우 높은 관직)를 맡을 만하니, 나는 충녕으로서 세자를 정하겠다.”
위 내용은 태종실록 18년(1418) 6월 3일 자 기록입니다. 태종이 말하길 “충녕대군(뒤에 세종)은 술을 마시되 적당히 마시고 그친다.(適中而止)”라면서 그 때문에 세자로 정한다고 말합니다. 태종은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쳐서도 안 된다면서 ‘적중이지’를 강조하고 있지요.
또 세종은 어전회의에서 신하들에게 이야기하도록 한 다음 끼어들고 싶은 유혹을 참고 기다렸다가 신하들이 충분히 얘기하면 그 가운데 가장 좋은 의견이다 싶은 말에 힘을 실어줍니다. 세종은 이렇게 술만이 아닌 매사에 적중이지를 실천하는 임금이었습니다. 바로 “적중이지”는 “중용(中庸)”과 통하는 말로 세상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임진년 새해에는 적중이지를 실천하는 우리가 되면 좋을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