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의 시작이며, 봄이 옴을 알리는 입춘(立春)입니다. 입춘이 되면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각 가정에서는 입춘축(立春祝)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지요. 입춘축을 다른 말로는 춘축(春祝)ㆍ입춘서(立春書)ㆍ입춘방(立春榜)ㆍ춘방(春榜)이라고도 합니다. 입춘날 입춘시에 입춘축을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며, 전라북도에서는 입춘축 붙이면 “봉사들이 독경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여 입춘에는 꼭 하는 세시풍속이었습니다.
입춘축에 주로 쓰이는 글귀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곧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새해에는 기쁜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이구요. 또 "산처럼 장수하고, 바다처럼 부유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의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온갖 복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라는 뜻의"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 같은 것들도 있지요. 전라남도 구례에서는 입춘축을 "잡귀야 달아나라."고 써 붙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한지를 마름모꼴로 세워 ‘용(龍)’자와 ‘호(虎)’자를 크게 써서 대문에 붙이기도 하지요.
입춘 무렵에 큰 추위가 있으면, “입춘에 오줌독(장독ㆍ김칫독) 깨진다.” 또는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라 하고, 입춘이 지난 뒤에 날씨가 몹시 추워졌을 때에는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라고 말합니다. 입춘 무렵에 추위가 반드시 있다는 뜻으로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말이 생겼고, 격에 맞지 않는 일을 엉뚱하게 하면 “가게 기둥에 입춘이랴(假家柱立春).”고 하지요. 이제 입춘이 되었으니 우리도 기지개를 켜고 봄맞이를 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