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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55. 어제는 우수, 봄은 오고 그리움의 홍수도 옵니다

   

“언제부턴가 / 엄동의 조개골 비집고 / 실낱같은 물길 열더니만 / 보세요, 큰일났어요 / 그 물길 콸콸 그리움 되어 / 밤마다 내 가슴엔 / 막막한 홍수"
권경업 시인은 “우수”를 저리 표현합니다. 어제는 24절기 두 번째로 오는 우수(雨水)였습니다.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 이제 분명히 봄은 왔지요. 또 그 봄은 밤마다 콸콸 쏟아지는 그리움의 홍수가 된다네요.

우수(雨水)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로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이른바 봄을 맞게 되었음을 말해줍니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고 있지요. 옛 사람들은 우수 즈음을 5일씩 나누어 첫 닷새는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닷새 동안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닷새는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습니다.

이 무렵 꽃샘추위가 잠시 기승을 부리지만 이제 서서히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완연해집니다. 저 멀리 산모퉁이에는 봄바람이 돌아 나오려나 봅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올까요? 이제 대동강물도 풀렸으니 봉이 김선달의 대동강물 팔아먹기도 시작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