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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29. 신하들의 왈가왈부를 반겼던 정조와 세종

   

“사물이 같지 않은 것은 사물의 본질이니 억지로 이를 같게 해서는 안 된다. 여러 신하들이 일을 논의하면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바로 맑은 조정의 아름다운 일이니, 만약 한 사람이 창도하고 모든 사람들이 부화하여 고분고분 이견이 없다면 꼭 이것이 진정한 대동의 의논은 아닐 것이다.”

위 글은 정조임금의 시문집 ≪홍재전서(弘齋全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요즘 어떤 정치인들은 국민의 뜻이 분열되면 안 된다면서 통합을 외치고 있습니다. 물론 통합이 바람직할 수도 있지만, 각자의 뜻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앞에서 외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한다면 그건 진정한 통합이 아니라 전체주의에 불과할 것입니다.

정조임금은 당대 최고의 학자로서 다방면에 걸친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방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뛰어난 학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신하들의 왈가왈부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한 정조는 세종임금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임금입니다. 성군으로 추앙 받는 세종 역시 신하들이 실컷 왈가왈부하게 내버려 두었던 군주였지요. 물론 마지막 결정은 자신이 했지만 충분히 신하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놓게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 시대 정치인들도 진정 국민을 사랑한다면 정조와 세종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