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주영 기자] 최근 국립극장은 ‘2013~2014 국립레퍼토리시즌’ 간담회를 가졌다. 시즌2라고 할 수 있다. 시즌1(2013~2014)은 2012년 9월 5일부터 2013년 6월 29일까지이었다. 국립극장 개관 후 60여년의 역사에 처음으로 대장정을 마친 것이다. 지난 해 시작 당시 우려 반, 기대 반 속에 진행되었다. 하지만 도입 이후, 전년도 대비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의 시즌 관람객 수가 299% 이상이 증가하였고, 작품 수가 평균 2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아울러 언론보도 건수도 전년도 대비 300% 이상 증가를 보인 바 있다. 국립극장의 전속단체를 중심으로 독립한 국립예술단체들의 협업이 결실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시즌2의 돛이 올랐다. 2013년 8월 14일부터 2014년 6월 28일까지 319일간 7개 국립예술단체 작품 63편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63편 중 레퍼토리는 14편, 신작은 13편, 상설공연은 36편이다. 이번 시즌에 발표하는 신작의 수는 이전 시즌과 같고, 레퍼토리의 수는 2편 늘었다.
국립극장은 전통예술을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복합문화공간이다. 단순히 전통 공연예술을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에 기반을 둔 동시대적 공연예술의 창작’을 그 미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특히 공연시장에서 전통분야는 취약한 시장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돌파하고자 마련한 목적 중 그 하나가 시즌제이다. ‘시즌제’란 공연장에서 일정한 기간을 정해두고 전체 프로그램을 미리 구성해 제공하는 제도이다.
▲ 2013~2014 국립레퍼토리 시즌북 표지 |
따라서 관객은 공연티켓을 미리 구입할 수 있으며, 극장 쪽도 경쟁력 있고 참신한 작품 제작에 집중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시즌제의 도입은 국립극장에 변화를 주어야겠다는 생각, ‘한국공연예술 대표 제작극장’을 비전으로 하고 있는 극장에 부합하는 맞춤형 정책이다. 시즌1를 통해 “많은 작품들을 제작하며 몸은 비록 힘들지만 전속단체 단원들의 자긍심이 고취되었고, 직원들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연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획득한 것”은 앞으로 진행할 시즌2에 대한 큰 자산이라고 극장장은 소회를 밝히고 있다.
특히 제작과 마케팅의 화학적 결합이라는 것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다. 시즌제는 기존 개별 작품을 단순히 종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아이템들이 유기적으로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야하거나 일어나도록 해야만 고객들에게도 감동의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관객개발이다. 충성고객부터 잠재고객까지의 다양한 층에 대한 전략적 고민을 현실화시켜야 물음표를 느낌표로 치환 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철저하고 세련된 마케팅의 변신이 요구된다.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 관점에서 본다면 시즌제의 우수한 작품들이 공연상품화 되어 관객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그 전달되는 경로, 형태, 요인들에 대한 고민과 시즌1의 개선점을 염두하고서 마케팅을 활성화 하여야 할 것이다.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다. 장르를 넘나드는 '하이브리드(혼성․ hybrid)' 창극을 시도하고 있는 국립창극단의 <장화홍련>, <배비장전>, <숙영낭자전>, 신작 <춘향>(극본․연출 장유정), ‘고선웅 표’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고선웅 연출의 신작이 기대작이다. 한국 춤의 동시대성을 정의하는 국립무용단은 국가브랜드 공연 <춤, 춘향>과 논란의 중심에 섰던 화제작 <단>, 신작 <신들의 만찬>(안무 윤성주), <묵향>(안무/윤성주, 연출/정구호), 핀란드 출신의 안무가 테로 사리넨(Tero Saarinen)의 신작이 눈길을 끈다.
창작 국악의 현재, 그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 시리즈인 <파트 오브 네이처>, 신작 <소리보감, 동의보감>, 작곡가시리즈 등으로 관현악의 묘미를 더해 줄 것이다. 외부 국립예술단체들의 작품들은 시즌2 작품의 다양성을 충족시켜주고, 관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국립극단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혜경궁 홍씨>, 국립발레단의 <지젤>, 상설공연 <해설이 있는 발레>, 국립오페라단의 <카르멘>, <돈 카를로>, 국립합창단의 <독일 레퀴엠> 등이 함께한다. 시즌2에서는 다양한 패키지 상품들이 구성되어져 관객들에게 편의를 돕고 있다.
국립레퍼토리시즌2(2013~2014)는 이전 시즌보다 더 기대된다. 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요, 그 가능성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면 유익한 이벤트와 착한 가격으로 공연을 만날 수 있는 혜택도 생긴다. 시즌 전에 7월 여름축제인 , <여우樂(여기, 우리 음악이 있다)>을 만나보면 어떨까?
국립중앙극장의 기획위원이자 시인(詩人)이다. 다수의 매체에 공연평과 칼럼 등으로 문화예술콘텐츠 현장을 담아내고 있으며, 고려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