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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송서(誦書)ㆍ율창(律唱)으로 전 국민 책읽기 운동을<Ⅲ>

[국악속풀이 123]

[그린경제=서한범 교수]  지난주 속풀이에서는 서울시 송서 율창의 보유자, 유창 씨가 새로 만든 음반에는 그동안 우리가 접해왔던 전통적인 송서 삼설기나 적벽부, 추풍감별곡 외에도 《대학(大學)》을 비롯하여 《중용(中庸)》, 《명심보감(明心寶鑑)》 등에서 교훈적인 내용들을 발췌하여 신선하다는 점, 시창 역시 중국과 한국의 유명시를 망라했다는 점, 시창이나 송서는  고품격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선비문화의 대표적 음악유산이라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예로부터 선비란 글을 읽고 책속에 담겨있는 진리를 터득하면서 변화하는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응용능력을 갖추어왔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그러한 선비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무분별한 서구문화가 범람해도 전통사회의 문화를 되살리고 민족의 삶과 미래를 생각할 인물들을 만나보기 어렵게 된 것이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책읽기와 더불어 우리 국어의 말하기나 쓰기 등도 혼란스러워 졌으니 책읽기를 통해 우리의 언어를 다시 배우고 가다듬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 거문고에 맞춰 적벽부를 부르는 유창 명창
               
책읽기의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송서처럼 읽거나 율창의 방법으로 노래하는 것이다. 글자를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고 노래를 부르며 음악적으로 읽는다면 암기는 물론이고 스스로 오래 앉아 읽어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아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송서와 율창 속에는 선현(先賢)들의 위기지학(爲己之學)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과거 전통사회에서의 송서 율창은 독서인들의 공부 방법이자 생활이었으며 독서인들의 인격 수양과 실천을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므로 음악적인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고전 교육을 통한 청소년 인성교육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요즈음의 학교교육은 인성교육보다는 무조건적인 지식암기와 요령 익히기가 팽배해져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결과 나보다는 동료라는 폭넓은 사고는 사라지고 남이야 어찌되든 나만 잘하면 된다는 개인주의가 만연되어 친구관계가 빗나가고 학교폭력이 난무하여 전인교육에 적신호가 켜진지 오래이다.

송서와 율창이 서울시 문화재인 만큼 차제에【서울시청】과【서울교육청】에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서울시청은 각 구청별 문화원에 송서 율창에 관한 강좌개설을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고, 아울러 시범팀을 선정하여 활용해 주기 바란다. 또한 서울 교육청은 지역별로 시범학교를 선정, 송서와 율창 교실의 운영을 당부하고자 한다.

성취의 결과는 경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평가하고 격려한다면 <송서 율창>이란 전통문화의 이해와 함께 책읽기 운동의 목표는 반(半)이상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서울특별시가 문화의 특별시답게 앞장서서 송서식의 책읽기 운동의 선봉에 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정부는 <송서 율창> 종목을 특정 지역의 문화재로 국한하지 말고, 국가문화재로 격상시켜 국가차원에서 보존하고 계승해 줄 것을 요청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국악인들이나 해당분야의 관계자들은 다양한 창작 송서를 개발하고 지방에 전해오는 율창을 복원하여 국악의 새로운 대중화를 이끌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송서와 율창을 대할 때마다 <완사청천(浣紗淸川) 축랑번복(逐浪飜覆)>이라는 말이 떠오르곤 한다. 맑은 물 위에 떠있는 비단은 그 자체도 아름답거니와 물결 따라 이리저리 펄럭이는 모습은 더욱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말인데, 이처럼 송서나 율창의 문장이 훌륭한 내용이어서 문학적으로도 가치가 높거니와 그것에 음악적 요소를 가미하여 예술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더더욱 미적 가치를 높인다 할 것이다.

고대 문장가들이 애독 애창하던 진귀한 시문(詩文)이나 수려한 문장내용이 달빛 고요한 밤에 선비의 낭랑한 목소리로 골마다 울려 퍼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어린이들이 목청을 높여 천리(天理)와 진정(眞正)을 깨닫게 되는 명심보감을 부른다고 상상해 보라. 사라져가는 민족혼을 되찾자는 진정한 메시지로 들리지 않겠는가!  

<송서 율창>의 이번 공연과 새로 제작된 유창의 음반이 그 중심에 서서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