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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 정부는 환수에 앞장서라

[편집국에서] 밀반입된 불상 돌려줄 일이 아니다

 
   
▲ 일본의 조선문화재 약탈을 소상히 밝힌 고려박물관 책 표지
   
 
[그린경제=김영조 편집국장]  최근 문화재 중요 기사로 부석사 불상 파문이 한일 양국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라는 기사가 올랐다. 지난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일정 중 한일 양자회담 직후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은 자국 기자들에게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금동관음보살좌상'(부석사 불상) 일본 반환 협력을 언급했다"고 밝혀 파장이 확산된 것이다. 

이에 국민은 분노하기에 이르고 문화관광부는 서둘러 진화하기에 바빴다. 이 문제가 이리 커진 것은 일제강점기를 통해 우리 겨레에게 커다란 아픔을 안겨준 일본이기에 더욱 그렇다.

 일본 도쿄 한인타운 중심가인 신오쿠보에는 고려박물관이 있다. 고려박물관은 회원들 대부분이 일본인이다. 이 박물관이 펴낸 식민지 하에서의 조선 문화재 약탈, 유출, 반환, 공개라는 책을 보면 일본에는 많은 약탈 조선문화재가 소장 되어있으며 일본은 조선 약탈문화재의 박물관이다라는 말이 쓰여 있다. 이 책은 조선인들이 쓴 것도 아니고 일본인들이 반성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이 직접 경비를 내어 큐슈까지 답사해가며 만든 귀중한 보고서이다. 

   
▲ 조선인들을 동원하여 평양고분을 파헤치는 일본 도굴꾼들(1909년)

   
▲ 고려박물관이 펴낸 책의 약탈문화재 내용 일부

이 책에서 조선문화재는 고쿠라콜렉션 약 4천 건을 소장하고 있는 동경국립박물관을 필두로 1,500점의 일본민예관, 800점의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등 유수의 박물관들에 널려 있다고 고발한다. 또 교토대학 도서관의 하합(河合)문고 2,160권과 고려대장경 1,4916,547, 천리대학 도서관의 몽유도원도 등 100, 정가당(靜嘉堂) 문고 약 60246권 등이 있으며, 현존하는 고려불화의 90% 이상(100여 점)을 일본인이 소유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 보고서에 쓰인 것처럼 나라밖으로 빠져나간 조선 약탈문화재 대부분은 일본에 있는 것이다. 특히 조선 사람들은 청자가 무엇인지도 잘 모를 일제강점기 초 이등박문이 려청자를 싹쓸이 하여 일본의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흉악한 짓을 저질렀다 

   

▲ 일본인들이 마구 파헤쳐 유물을 훔쳐간 경남 양산부부무덤, 양산부부무덤 출토물 - 금귀걸이와 토기, 일본인들이 훔쳐간 청화백자와 12세기 고려청자(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1647회>에는 고려청자 장물아비 이등박문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이등박문의 청자 약탈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을 했다.  

서울에 일제 통감부가 설치되고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이 초대 통감으로 군림한 1906년에 서울에 왔던 미야케라는 일본인이 쓴 회고기 <그때의 기억-고려고분 발굴(도굴)시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예술적인 감동으로 고려청자를 모으는 사람은 별로 없었고, 대개는 일본으로 보내는 선물감으로 개성 인삼과 함께 사들이는 일이 많았다. 이등박문 통감도 누군가에게 선물할 목적으로 굉장히 수집한 한 사람이었는데, 한때는 그 수가 수천 점이 넘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하지만, 고종임금도 이등박문이 고려청자를 보여주자 이 나라엔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조선 사람들은 고려청자를 몰랐습니다. 조선 사람들은 조상의 묘에 손을 댄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기에 일본인의 도굴이 아니면 고려청자가 나돌았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등박문이 싹쓸이해간 고려청자도 결국, 도굴된 것이며, 이등박문은 장물아비가 틀림없지요.“ 

   
▲ 오쿠라가 훔쳐간 조선 유물들 / 다뉴세문경, 금관, 가마인물토우, 금동미륵보살반가상

조선 사람들은 이장하거나 하는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감히 조상의 무덤에 손대는 것은 상상할 수 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 조상의 무덤을 이등박문을 비롯한 일본인들은 마구 파헤친 것이다. 그렇게 빠져나간 우리의 문화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번에 말썽을 빚은 불상이다. 

 이렇게 훔쳐간 것이 거의 확실한 불상을 도로 돌려달라는 것은 그들이 후안무치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불상만이 문제가 아니다. 차제에 우리는 그들이 약탈해간 일본 전역의 조선 문화재를 조사하고 이를 돌려받는 운동을 펼쳐야만 한다. 그동안 몇몇 스님과 국회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반환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될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방법이라고 증명할 수 없는 문화재들은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환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