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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오늘 토박이말]꽃일다

토박이말 되새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꽃일다

[뜻]한창 좋아진 게(순화한 현상이) 나타나 보이다.
[보기월]온나라 사람들의 말글살이에 토박이말이 꽃일고 있다는 기별을 듣는 날을 꿈꾸며 삽니다. 

 
어제보다 춥다고 하지요? 밖에 계신 분들이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곳곳에서 첫눈이 왔다는 기별과 함께 찍그림들을 보여 줘서 저도 첫눈 구경을 하긴 했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서는 바람과 함께 여우비만 한 줄기 내리고 말았답니다. 꼬까잎(단풍잎) 위에 하얗게 내린 눈을 보며 조금 서둘러 왔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네 철이 뚜렷하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자랑인데 시나브로 짧아진 봄, 가을을 깨단하게 해 준 눈이 아닌가 싶습니다. 털옷을 입거나, 잔뜩 몸을 움츠리고 걷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가을이 아닌 겨울을 느낍니다. 
 
이렇게 사나흘 추위가 이어지다 풀어질 거라고 하니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이런 날씨를 보며 우리 말글살이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둘레 곳곳의 말글살이를 보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말글살이는 겨울만 이어진지가 언제부터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또는 말과 글의 종요로움을 제대로 몰라서 그렇다고 하겠지요?
 
이제 여러 가지 잣대를 대더라도 먹고 살만도 하고, 오히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부러워하거나 배우려고 하는 자리에 오게 되었다는 것을 여러분들도 잘 아실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것을 배우려고 할 때 남다른 우리만의 뭔가를 찾으려 할 것이고 그것의 바탕은 우리말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을 생각해서도 그렇고 우리를 배우고자 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을 생각해서 이제부터라도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가꾸어 가야할 것입니다.  우리말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을 더 잘 알게 하고 부려 쓰며 살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일에 여러분의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하루 빨리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저는 온나라 사람들의 말글살이에 토박이말이 꽃일고 있다는 기별을 듣는 날을 꿈꾸며 삽니다. 
 

'꽃일다'는 '뭔가가 삭을 때(화학 작용, 발효 따위) 한창 좋아진 게(순화한 현상) 나타나 보이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하지만 꼭 삭을 때만이 아니라 무엇인가 좋아진 게 나타나 보일 때 써도 좋을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조', '호전'이니 하는 말을 많이 쓰는 데 그런 말을 써야 할 때도 이 말을 떠올려 써 보시는 것은 어떨가요? '국어순화'라는 말을 곱지 않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는데  '우리말 꽃일기'라고 하면 덜 거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낱말 하나를 두고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오늘 글은 여느 때보다 오래 걸려 썼습니다. 추위를 쫓을 따뜻한 생각 많이 하시면서 좋은 날 만들어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