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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창작 국악극의 의미

[국악속풀이 155]

[그린경제/얼레빗 = 서한범 명예교수]  지난 주 까지 서도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소리극 이야기를 하였다. 이은관과 박준영, 박정욱 등에 의한 <배배이굿>, 유지숙의 <항두계놀이>나 <추풍감별곡>, 김경배의 <평강공주와 온달장군>, 이춘목, 김광숙의 <배치기> <팔도강산 소리여행> <황진이> <산은 옛산이로되>, 한명순의 <평양다리굿> 등을 소개 하였다.

그 밖에도 줄거리나 대사, 노래들은 소개되어 있으나 아직 무대화 되지 못한 작품들로  <도미의 아내>,<배비장타령>,<이춘풍전>,<장한몽>,<정선의 애화> 등이 있는데, 이러한 소리들도 소리극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는 이야기, 특히 김경배가 해마다 공연해 온 <평강공주와 온달장군>의 이야기 등을 하였다.

평안도나 황해도 지역의 소리들은 그 보존을 적극적으로 서둘러야 하는 배경이 월남한 제 1세대 명창들이 대부분 타계하였고, 그 뒤를 이어가는 후계자의 수가 적어 그 전승이 매우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 대동가극단 공연 한 장면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전통공연 예술인들의 우수한 창작국악극을 발굴하기 위해 작품공모를 한 다음, 지난 2014년 2월 26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제1회 창작국악극 대상 시상식을 가진바 있다. 시상식에 앞서 주최측에서는 <창작국악극>에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하였는데, 필자는“창작 국악극의 활성화가, 곧  국악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다.”라는 제하의 기조강연을 하였다.

마침 본란에서는 경서도 소리극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중이므로 당일 발표했던 요지를 정리하여 얼레빗 독자 제위께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많은 의견을 남겨 주시기 바란다. <다음은 기조강연의 요지임>

오늘 우리는 전통공연 예술가들의 국악극에 대한 창작의욕을 북돋고, 전통음악극의 무대화 작업을 해 온 예술인들을 격려하며 국악극이라는 장르의 대중적 인식을 확대하기 위하여 창작국악극 대상 시상식을 갖게 되었다. 겸해서 이 장르의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고, 본인이 발제강연을 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창작국악극>이란 창작+국악+극이란 서로 다른 뜻을 지닌 명사들이 복합적으로 만난 특정 장르의 이름이다. 창작(創作)이란 새로 지은 작품이고, 국악은 한국의 전통음악이며, 극은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혼자서 혹은 여러 사람이 배역을 맡아 전개시켜 나가는 연희 장르, 즉 연극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창작국악극이란“새로 지은 국악을 기반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는 연극”이라고 이해해도 될 것이리라.                         

   
▲ 서도연희극보존회(회장 유지숙) 회원들이 무대에 올린 소리극 <추풍감별곡>
 
국악극의 대상 작품이나 부문별 선정 과정에 있어 전반적인 자문 역할을 해 온 위원단의 몇 차례 회의에서도 별 대안 없이, 또한 별 수정 없이 <창작국악극> 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진행해 왔지마는 이 명칭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막연한 생각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습관이 되면 괜찮겠지만, 아직은 생소하고 조금 어색한 용어 앞에 다소 낯설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창작국악을 앞에 내세운 의미로 보면 기존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제작된 극은 제외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기도 되고, 또한 국악극이란 용어 자체가 기존의 판소리 어법을 기본으로 하는 <창극>이란 이름과는 달리, 경서도소리를 기본으로 하는 <경서도소리극>, 또는 정가를 기본으로 하는 <정가극>, 재담으로 엮어가는 <재담극>, 동요나 기타 국악풍의 새로운 극 등을 모두 포괄하기 위해 만든 이름인 것 같게도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존의 창극 중에서도 춘향가를 비롯해 전래하는 5바탕 이외의 <강능매화전>이나 <가로지기>, <배비장전>과 같은 창작품들은 여기에 포함되는 것인지, 아닌지? 하여튼 용어에서 오는 명쾌하지 않은 의미부터 분명히 하지 않으면 혼선을 빚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참고로 이번 창작국악극 대상 작품공모에 참여한 단체들이 제출한 공연명이나 장르별 분류를 보면 뮤지컬이나 국악뮤지컬이 많고, 판소리 뮤지컬, 판소리 음악극, 판소리극, 음악극, 악극, 소리극, 창극, 창작창극, 정가극, 마당극, 연희극, 연극, 총체극, 인형극, 가무극, 국극, 국악극, 등 20여 종으로 매우 다양하다.

서양음악에서는 대본을 바탕으로 하여 일관성 있게 작곡된 가창중심의 음악극을 오페라(opera)라고 부른다. 일부 예외는 있으나 원칙적으로는 연극적 대사가 들어가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음악이 붙어있지 않은, 즉 연극적 대사가 많이 삽입되어 있는 오페렛타나 뮤지컬과는 구별해서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이다. 초창기에는 dramma in music, 즉 “음악속의 연극, 줄여서 음악극”으로 불렀다.

가창 중심의 음악극인가, 연기 중심의 음악극인가 하는 문제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