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김슬옹 교수]
한글을 세계로
안미현 김슬옹
◈ 작품 이해하기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글’이라고 하면, 근엄하고 인자한 모습의 세종대왕님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지도 위에 인자한 눈과 눈썹, 굳건한 코, 근엄한 입술과 수염을 지닌 세종대왕님의 모습을 그려 보았습니다.
한글이 주제이지만, 세종대왕님이 계셨기 때문에 한글이 창제될 수 있었던 것이기에, 디자인을 통해서 세종대왕님과 한글 간의 깊은 연관성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세종대왕님 머리 위에 한글 창제의 이유를 적음으로써, 백성들을 사랑하는 세종대왕님의 아름다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렇듯 한글창제의 이유를 작품 속에 적는다면, 이 디자인을 보는 사람들이 왜 세종대왕님이 한글이라는 주제의 중심이 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작품의 주제가 <한글을 세계로>인만큼, 크고 강건하게 그려진 우리나라의 지도를 중심에 배치하고, 그 윗면에 그려 넣은 세계지도에 우리의 한글을 써 넣음으로써, ‘한글을 세계로 전파하고 싶다’는 작품의 취지를 밝히고자 하였습니다. 세계지도에 그려진 한글은 <한글을 세계로> 라는 문구의 자음과 모음을 분리하여 배열한 것입니다. 이는 강직한 느낌의 자음과 모음을 섞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지만, 동시에 보는 이들이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숨겨진 의미가 있습니다.
총체적으로 디자인을 통해 한글과 세종대왕 그리고 한글을 세계로 펼치고자 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 작품 속 숨은 이야기
한글을 세계로
현대 사회에서 살고 있는 ‘한글’은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글은 세종대왕님으로부터 받은 창조의 은혜와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당부를 되새겨 보지만, 자꾸만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물론, 한글 자신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이 세계의 화제가 되어 큰 이슈를 가져오고, 외국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는 것을 보고 흐뭇하기도 했지만, 주변국들의 따갑고 무시무시한 시선이 요즘 들어 더욱더 거세져 힘이 듭니다.
영어가 중심이 되어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자신이 옛날처럼 꿋꿋하게 사람들 앞에 서서 그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또 국민들이 자신을 지켜줄 지에 대한 걱정으로 밤낮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글이 세상에 나온 지도 어언 570여 년, 맨 처음 한글을 반대하던 세력에 맞서던 것보다 지금이 더 힘이 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늘어가는 영어간판, 넘쳐나는 외래어들이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왠지 정말 영어가 더 멋져 보이기까지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하지만, 한글은 세종대왕님과 여러 학자들의 끝없는 고뇌와 노력으로 자신이 만들어졌고, 자신을 지키는 것이 그분들에게 은혜를 갚는 일이라는 생각만은 절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의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않고, 용감하게 외래어들과 맞서고, 더 나아가 세상에 자신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굳게 다짐을 합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키려 애써주어 뿌듯하고 더 신이 납니다. 근엄하고 다정했던 세종대왕님의 모습을 항상 마음속에 지니고, 자신이 세종대왕님을 대신하여 그 분의 온기와 국민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몇 세기가 지나도 영원히 전하고자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