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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토박이말 이야기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받자

[뜻] 1)옛날 나랏일을 보던 곳에서 곡식, 돈 따위를 받아들이던 일.=징수
[보기월] 세금, 벌금을 두고도 '부과', '징수'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매김'과 '받자'라고 하면 쉽다는 것입니다. 

 
어제 그제 이틀을 밖에서 일을 봤습니다. 곳곳에서 가르치는 길(교육과정)을 짜는 일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어떻게 하면 더 좋게 잘 짤 수 있을지를 놓고 이야기도 듣고 머리를 맞대는 그런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위에서는 새로 고치고 있는 나라 가르치는 길(국가 교육과정)을 두고 어떻게 일이 되어 가는지 풀이도 해 주셨습니다. 

뜻밖에도 앞서 다른 일을 할 때 만난 적이 있는 분을 만나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다른 곳에 계신다고 했는데 다시 먼저 있던 곳으로 가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런 자리에 갈 때마다 저 혼자 안타까운 마음에 목소리를 높여 보지만 잘 바뀌지 않습니다. 배움이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챙기고 갈친이들의 바람을 귀담아 들어서 새로운 길을 짜는 것이 먼저인데 늘 나라가 앞에 서 있습니다. 배울 알맹이를 줄여 주는 것에 마음을 쓰되 어떤 말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더 쉬울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합니다. 길들여진 어른들이 생각을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쪽에 서서 생각해 본다면 그게 먼저인데도 말이지요.

같이 간 분들과 내려 오는 길에 나눈 이야기 가운데 벌금, 세금이 있었습니다. 세금, 벌금을 두고도 '부과', '징수'라는 말을 쓰기보다는 '매김', '받자'라고 하면 쉽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말을 배워 쓰며 살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에 맛을 보여드린 적이 있지만 '받자'는 말을 안 쓰다 보니 낯설기는 합니다. 가르치고 배우지 않았으니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알고 나면 못 쓸 말이 아니지요.  이 말은 '2)남이 괴로움을 끼치거나 여러 가지를 해 달라고 해도 너그럽게 잘 받아 줌'이란 뜻도 있습니다. 이는 엊그제 맛보여 드린 '받걷이'와 비슷한 뜻입니다. 비슷한 말로 '받자위'가 있다는 것도 알아 두면 좋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가 있네요.
1)-원의 일반적인 횡포가 오죽했으면 그런 공개적인 받자 행위를 차리리 기특하게 보았겠는가?(이문구, 산 너머 남촌)
2)-어미가 받자를 해 주니까 자식은 더 양양한다.(이기영, 소부) 
  -애가 어리다고 자꾸 받자를 해 주면 버릇만 나빠지는 법이야.(고려대 한국어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