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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프랑스를 밟은 뒤 금조각을 삼켜 자살한 비운의 리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62]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전에 책을 읽다가 1887년 조선 주재 프랑스 초대 공사로 부임한 빅토르 꼴랭 드 플랑시와 결혼하였던 궁중무희 '리심'에 대해 알게되었습니다. 아리따운 리심을 알게된 플랑시는 고종에게 리심을 요구하여 리심을 선물 받은거죠. 당시 궁중무희는 노비 신분이고, 더구나 왕의 명령이니 플랑시는 어렵지않게 리심을 손에 넣은 것입니다. 

   
▲ 1887년 조선 주재 프랑스 초대 공사로 부임한 빅토르 꼴랭 드 플랑시

그런데, 날이 갈수록 리심의 아름다움과 지적인 총명함에 빠져든 플랑시는 3년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할 무렵 리심과 결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래서 리심을 데리고 프랑스로 귀국하여 결혼을 하지요. 아마 리심이 최초로 프랑스 땅을 밟은 조선여인이 아니었을까요? 그 후 리심은 플랑시가 모로코 공사로 부임하자 남편을 따라 아프리카 땅도 밟습니다. 이 역시 아프리카에 상륙한 최초의 조선여인? 

조선여인 리심에 비친 서양세계는 어떠했을까요? 또 낯선 백인들 땅에 유일한 조선여인 리심의 외로움은 어떠했을까요? 리심의 행복은 1896년 플랑시가 다시 조선 공사로 부임하면서 막을 내립니다. 고종이 리심을 미끼로 프랑스의 힘을 빌리고자 플랑시를 회유하려 하지만, 플랑시는 프랑스 공사로서의 공적 처신과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이라는 사적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다가 결국 리심을 포기하였다네요. 그러니, 다시 궁중무희로 돌아간 리심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미 새로운 세상을 본 리심이 다시 궁중무희로 일할 수 있을까요? 또 그런 리심을 주위에서 그냥 두겠습니까? 결국 리심은 금조각을 삼켜 자살하였다고 합니다. 

   
▲ <리심>, 김탁환, 민음사

이러한 리심의 이야기를 알게된 작가 김탁환씨에 의하여 리심의 이야기는 '파리의 조선궁녀 리심'이라는 이름으로 3편의 장편소설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한 조선여인의 드라마틱한 삶을 김탁환님은 어떻게 그려냈는지 궁금하군요. 언제 한번 이 소설책을 사서 읽어보아야겠습니다.  

플랑시는 또 다른 것으로 우리와 깊은 연관을 맺습니다. 바로 플랑시가 한국에 근무할 때 수집해간 문화재중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로 찍은 책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이를 연으로 청주시의 노력으로 '직지의 간행 장소인 청주 흥덕사의 위치도 밝혀졌습니다. 청주시에서는 1992년에 흥덕사 터의 정비와 함께 청주고인쇄박물관도 개관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청주시의 노력으로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직지를 등재시킴으로써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공인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의 세계문화유산이 아직도 프랑스에 그대로 있다는 것이 슬프군요. 언젠가는 이 직지를 꼭 한국으로 가져와야겠습니다.

 

   
▲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