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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맹은 괜찮고 한자문맹은 큰일 날 일인가?

"ㅈ"일보의 “한자문맹 벗어나자”를 비판한다

[한국문화신문 = 김영조 편집국장]  12월 22일 치 "ㅈ"일보는 “본지가 1월 1일자부터 연중(年中) 기획시리즈‘한자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를 연재한 올해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의미있는 청신호가 하나 켜졌다 지난 9월 24일 교육부가 ‘2018년 1월부터 초등학교 3학 이상 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라며 흥분했다. 

정말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글과 한자를 병기하는 것이 그렇게 기쁜 일인가? 곰곰이 살펴보기로 하자. 

"ㅈ"일보는 한자를 배워야 할 까닭을 여럿 든다. 그 가운데 하나는 “한자를 알면 과학시간의 ‘양서류(兩棲類)’가 ‘땅과 물 양쪽에서 서식 하는 무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순히 한자만을 가지고 본다면 ”양쪽에서 서식한다“는 뜻 밖에 없고 땅과 물이란 뜻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또 한자를 쓰지 않으면 ‘의사(義士)’와 ‘의사(醫師)’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를 존경한다.”와 “정형외과 의사를 만나러 간다”에서 한자를 쓰지 않는다고 ‘義士’인지 ‘醫師’인지를 구분할 줄 모르는 바보가 있을 것인가

 

   
▲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뿐만 아니다 "ㅈ"일보는 ㅈ 교수의 말을 빌려 “우리 어휘 중 70%가 표의성(表意性)의 한자어로 돼 있어 표음성(表音性)의 한글로는 어휘를 쉽게 표기할 수는 있어도 그 뜻을 알기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한자어들의 다수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 한자말을 마구 올려놓고 토박이말은 사투리라며 모조리 올림말(표제어)에서 빼버린 나머지임을 알면서도 억지를 쓰는 것임을 우리는 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신문은 “한자문맹(漢字文盲)”을 거론했다. 지금 젊은이들이 “한자문맹” 탓에 의미 소통 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한자까지 잘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한자를 모른다고 소통이 안 된다고 우길 사람은 조선일보와 진태하 교수 말고는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유아 때부터 컴퓨터에, 영어, 피아노, 태권도, 피겨스케이팅 따위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거기에 한자까지 보탠다고 생각해보라. 아이들이 어른들을 원망하지 않을까? 예전 어른들처럼 서당에서 한자를 배우면 끝인 그런 때가 아닌 것이다. 

   
▲ 이런 때로 되돌아 가자는 것인가?(1953년 2월 8일"ㄷ"일보 갈무리)

더구나 언론들조차도 “어서 오십시요”, “너무 예쁘다”, “나는 너와 틀리다.”처럼 쓰는 것은 분명히 맞춤법이 틀린 것인데도 관대하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무려 국어를 16년이나 배우고도 아직 한글문맹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다.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어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자타령을 하고 있으니 그들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함인가? 토씨 말고는 거의 한자로 된 1960년대 신문이 그리운 것인가? 

"ㅈ"신문이여, 언론들이여, 제발 진정으로 우리 겨레의 앞날을 걱정한다면 한자문맹이 아니라 한글문맹을 걱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