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세 사람이 미녀식당에 들어서자, 미스 K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서 오세요.”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우리 학교에서 제일 미녀라고 소문난 교수님을 모시고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그런데 교수님은 이틀 전에 오셨는데, 오랜만이라고요? 호호호...” “아이고, 저런. 거짓말이 탄로 났네요. 남자들이 이렇게 엉큼합니다. 하하하...” “여자도 엉큼하기는 마찬가지에요. 사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엉큼해진다고 해요. 호호호.” 미스 K가 묘하게 발언하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여름이 되면서 미녀식당의 베란다는 무성한 숲에 싸여 있었다. 나무 그늘을 커튼처럼 두른 베란다에서 세 사람은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늦은 점심 식사가 끝나고 K 교수가 일어서려 하자 바 교수가 물었다. “그런데 오후 강의가 있나요? 저는 오후는 비는데. 모처럼 미인교수님과 미인사장님을 만났으니 함께 와인 한 병을 마시면 어떨까요?” “저는 좋지요.” K 교수가 말했다. “저도 괜찮아요.” ㅁ 여교수도 찬성했다. 중간 정도 값이 나가는 포도주 한 병을 주문하고 잔을 4개 가져왔다. 미스 K가 안주로 모짜렐라 치즈를 내왔다. 바 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6년 새해부터 달라진 정책 가운데 하나가 쓰레기 처리다. 2021년에 환경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름이 바뀜)가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하였는데, 5년 뒤인 2026년 1월 1일부터는 수도권의 3개 시ㆍ도 곧 서울, 인천, 경기도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직접 매립하지 못하게 하였다. 인구가 과밀 된 수도권에서는 쓰레기를 매립할 땅이 부족하고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침출수가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생활쓰레기를 매립하지 말고 최대한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태워야 한다는 매우 강력한 규제가 발효되었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438kg으로서 미국의 951kg보다는 훨씬 적지만 일본의 326kg, 중국의 250kg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서울시에는 현재 4곳의 소각장이 있는데, 모두 처리용량은 1일 2,850톤이다. 서울시는 발생 쓰레기 전량을 소각하기 위해 마포구 상암동에 일일 처리용량 1,000톤 규모의 새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였다. 소각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이른바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반대가 심하다. 내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는 점심 식사를 끝내고 연구실로 돌아오자마자 조교를 불렀다. 조교는 서울에서 통근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K 교수는 《캘리포니아 좋은 날씨》라는 책을 사 오라고 조교에게 제목을 적어주었다. 다음 날 조교에게서 1, 2권으로 된 책을 받아서 책장을 넘겼다. 안 표지에는 책의 저자인 남자가 손에 담배 한 개비를 들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남자는 남자가 잘 안다. 강인한 인상을 주는 호남형 남자였다. 여자들이 좋아할 그런 남자였다. 인물 소개를 읽어 보니 그 남자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 남자는 약관인 스무 살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문단에 데뷔했단다. 그 뒤 연극인으로 성장하였는데, 유명한 극작가 동랑(東浪) 유치진(1905~1974)이 창설한 동랑 극단의 기획실장을 오랫동안 맡았다고 했다. 그 남자는 연극, 영화, 출판, 광고, 방송 등 대중문화 전반에 일대 돌풍을 일으킨 인물로 소개되었다. 또한 그는 뒤늦게 기업계에 뛰어들어 나산 그룹 기조실장, 논노 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 남자는 상도 많이 탔다. 연극 <오늘 같은 날>로 1994년 한국희곡문학상(대상)을 받은 거 말고도 일간스포츠 광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다음 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K 교수는 S전문대학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 라 교수와 미녀식당에서 불고기 스파게티를 먹게 되었다. 식사가 끝나고 미스 K가 자리를 함께하여 커피를 마시는데, 라교 수가 미스 K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여성잡지 Queen 6월 호에 나왔다던데요.” “네, 맞아요.” 미스 K가 대수롭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아, 그래요? 잡지를 구할 수 있나요?” K 교수가 약간 놀라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저기 한 권 있는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더니 두툼한 여성잡지 한 권을 가져왔다. K 교수가 잡지를 받아 목차를 살펴보았다. 미용 섹션에 그녀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그녀의 예쁜 사진 몇 컷과 함께 그녀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가 실려 있었다. 그 기사는 미스 K가 40대인데도 불구하고 20대의 몸매를 가졌다는 소문을 듣고 잡지 기자가 취재를 나와서 쓴 기사였다. 기사 내용을 읽어 보니 얼마 전에 미스 K는 먹는 화장품인 이메딘(IMEDEEN)의 광고 모델로 뽑혀서 파스타 밸리에서 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미스 K가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은 먹는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사람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인류 역사상 최초의 대답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이성(Logos)을 가진 동물”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다른 동물도 감정을 가질까? 이 물음에 대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동물은 공포나 분노 같은 기본적인 감정은 사람과 공유하지만, 수치심이나 시기심처럼 자기 성찰이나 가치 판단이 필요한 감정은 오직 사람만이 가진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관은 중세를 거쳐 오랫동안 서구에서 받아들여졌다. 특히 기독교가 지배한 중세에는 사람만이 이성적 영혼을 가지며 고차원적인 사고와 도덕적 생활의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기독교 신학을 완성한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는 동물에게도 혼이 있으나 몸이 죽으면 사라지는 혼이라고 말하였다. 인간이 수태되는 순간 하느님은 사람에게 영혼을 불어넣어 주는데, 영혼은 사람이 죽어 육체가 썩은 뒤에도 존재하는 불멸의 혼이라고 주장하였다. 기독교에서는 사람과 동물은 신의 창조물이지만 등급이 다르다고 본다. 불교에서 유정(有情)은 고통과 즐거움을 느끼는 생명체를 말하는데, 동물과 사람이 포함된다. 모든 유정은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어 깨달음을 얻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가 무성생식, 남녀의 기원, 일부일처제, 불륜 등을 생물학적인 지식을 총동원하여 열심히 설명하자 그녀는 흥미롭게 경청하였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끝나자, 그녀가 말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그런데 교수님은 전공이 생물학인가요?” “아니에요. 저는 물 전공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저를 물박사라고 부른다고 지난번에 말했는데.” “호호호.... 물박사님의 생물학 지식이 대단한데요. 물박사가 아니고 진짜 박사 같아요. 호호호.” “제가 새롭게 발견한 것이 아닙니다. 다 책에서 읽은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교수님의 이야기 중에서 궁금한 것이 있어요.” “뭔데요?” “생물이 세포분열을 통하여 번식하던 때에는 개체의 죽음이 없었다는 말이 이해가 안 되네요. 세균 같은 생물은 죽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K 교수가 다음과 같이 설명을 계속했다. 사람이나 강아지 같은 포유류 동물은 암컷과 수컷이 다르다. 모양도 다르고 유전자가 다르다. 포유류 동물은 암수 교접으로 새끼를 낳는다. 어미와 새끼 또한 모양도 다르고 유전자도 다르다. 그러나 단세포 생물의 경우에, 예를 들면 세균은 성의 구별이 없다. 오직 한 종류의 세포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고등생물이 양성생식을 채택하자 대가가 따랐다. 성의 구별이 없던 때에는 개체의 죽음이 없었다. 생물은 분열을 되풀이하여 종족은 무한히 보존되고 죽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러나 양성으로 나뉘면서 생물은 분열 대신 결합이라는 방식을 채택하고 자손의 탄생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고 동시에 부모의 죽음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게 되었다. 먹이의 한계라는 틀 안에서 자손의 보존을 위하여 부모는 죽음을 강요받게 된 것이다. 양성으로 나뉘어 짝짓기를 하면서 정절 문제가 대두되었다. 동물의 세계에서 일부일처제는 매우 희귀하다. 암수가 서로에게 정조를 지키는 일부일처제는 동물의 세계에서는 규칙이 아니고 예외인 것이다. 오래 전부터 생물학자들은 새들 중에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면서 새끼를 길러내는 종이 많다고 생각했다. 어떤 학자는 조류의 94%가 일부일처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 새끼들의 아버지를 밝혀내는 유전자 지문법을 도입하여 연구해 본 결과, 한 둥지에서 자라는 새끼 새들의 평균 30% 이상이 함께 사는 수컷의 자식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예로부터 바람을 피운다고 알려진 동물들도 그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이 밝혀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나쁜 놈은 나뿐인 놈이다.” 이외수 작가의 명언 중에 필자가 자주 인용하는 말이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놈 곧 나뿐인 놈이 나쁜 놈인 것이다. 어렵게(?) 말해서 이기주의자가 나쁜 놈이라는 뜻이다. ‘우리’라는 말은 나의 범위를 넓힌 말이다. 우리 어머니, 우리 아들, 우리 딸,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나라 등에서 보듯이 우리말에서는 우리의 범위가 매우 넓다. 우리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면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되고 만다. 심지어는 ‘우리 마누라’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다. 영어로 ‘우리 마누라’를 번역해 보라. our wife? 마누라를 공유한다는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 마누라 또는 우리 남편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 부부들이 어색하지 않게 자주 쓰는 말이다. 나를 강조하는 ‘개인주의’가 발달한 서구 문화와 공동체를 강조하는 ‘우리주의’가 발달한 우리 문화의 차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 국제회의에서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콘라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모든 생물이 양성생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개체가 세포분열에 따라 둘로 나뉘면서 새로운 개체가 태어나는 방법도 있다. 세포 분열하는 단세포 생물은 암수가 없어서 성은 하나이다. 세포 분열을 무성생식 또는 단성생식이라고 한다. 크기가 아주 작은 생물들은 단성생식을 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세균과 바이러스, 그리고 플랑크톤 등의 미생물들은 단성생식을 한다. 크기가 큰 생물들, 예를 들면 하늘을 나는 새와 바다의 물고기 그리고 곤충과 양서류 포유류 등의 동물들은 양성생식을 한다. 또한 온갖 풀과 나무 등 식물들도 모두 양성생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양성생식이 시작되었을까? 이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생물학계에 남겨진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다. 불완전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학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성생식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진화의 초기 단계, 곧 남조류가 나타났던 30억 년 전부터 어류가 나타난 약 6억 년 전까지 아주 오랫동안 생물은 단순하게 세포 분열에 따라서만 증식되었다. 무성생식 생물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죽음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여기에 한 개의 단세포 플랑크톤이 존재하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종교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아도 일부일처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기독교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회교국가에서는 남자가 재력이 있으면 4명의 아내를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독교의 모태가 된 유대교 경전에는 부인을 버리지 말라는 계율이 나온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영화로웠던 시절의 왕인 솔로몬은 후궁이 700명, 첩이 300명이었다고 한다. 유태교에서 임금에게 적용되는 계율과 일반 백성에게 적용되는 계율은 사뭇 달랐다고 볼 수 있다. 기독교 성경인 마태복음 5장 28절에 보면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라는 무시무시한 구절이 나온다.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는 남녀관계에 대해서 매우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였다. 그것은 아마도 예수가 미혼이어서 부부 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불교가 지배했던 고려시대에 남녀관계는 매우 평등하고 개방적이었다. 이혼과 재혼도 비교적 자유로웠다고 알려져 있다. 유교가 지배했던 조선시대에 남자에게는 첩을 인정하였으나 여자에게는 정절을 요구하였다. 조선시대에는 과부의 재혼을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