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멀리서 울릉도에서 출항한 씨스타Ⅱ호가 독도에 접근한다. 우리 배를 빨리 빼 주어야 하여 8시 50분 범선에 승선하여 9시 독도를 출항하는데, 배 앞줄만 부두에 걸어 놓고 뒷부분을 밀어내 부두에서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출항한다. 배의 앞줄이 잡혀있으니 승선하는 데 문제가 없어 선원이 줄을 풀려고 부두에 내려갔다가 파도와 배의 미는 힘으로 부두에 걸어둔 앞줄이 터져버려 배가 부두에서 멀어진 진기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선원은 승선하지 못하여 119대원의 고무보트를 타고 동서도 해상에 대기한 우리 배에 올라탔다. 여객선이 와서 급하게 운항하여 발생한 일이다. 바다가 잔잔하여 제노아 돛(배의 제일 앞쪽 돛)을 펼치고 두어 시간 항해하였는데 바람 방향이 바뀌어 돛을 내리고 울릉도 근해에 오니 낮 3시 40분이다. 돌고래가 보이는지 갑판에 나가 여러 번 두리번거렸는데 햇볕이 따가워 포기하고 선실 이곳저곳 돌아다녔다. 오늘 울릉도 근해 항해는 사동항 부근까지 가서 좌현으로 울릉도를 돌아 현포항으로 갈 예정이다. 가두봉 가까이 가니 멋진 자태를 뽐내던 가두봉이 비행장 공사로 헐리고 잘려 나간 아픈 상처를 드러내고 있다. 몇 해 전 큰 태풍으로 사동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6월 17일 밤 9시에 범선 코리아나호 정채호 선장이 후포항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카메라를 챙기며 아내에게 독도 다녀올 테니 옷가지를 챙겨 달라고 하니, 지난주에 남해안 요트 항해하고 어제 기성 구산항을 다녀온 사람이 이 밤에 또 간다고 하니 한 소리 한다. 아침 일찍 짐을 챙겨 후포항에 도착하니 낮 3시 30분이다. 배에는 선장님과 기관장, 산악인 손칠규 선배, 선원 씨면(러시아 청년), 태훈(안양) 요트인이 먼저와 출항 준비에 한창이다. 선원(Crew)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후포로 귀향하여 사는 친구 권종석 선생이 마리나 부두로 와서 잠깐 보고 승선하였다. 이번 항해는 안재영(헤이리 영토문화관 독도, 디엠지평화동맹, 두레샘) 관장팀 31명과 선원 6명으로 모두 37명이다. 2024년 6월 18일 저녁 4시 15분 후포항 마리나를 출항하여 항구를 빠져나오니 동해 넓은 바다에 검푸른 파도가 일렁이며 뱃전을 철썩인다. 범선의 속도는 8.5~9마일로 시간당 약 16km 정도로 간다. 시야가 좋아 우현으로 왕돌초를 지나가는데, 주변에 어장이 많아 이리저리 피하면서 물살을 가른다. 들물이 왕돌초 해산에 부딪혀 동쪽과 서쪽 바다의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 ] 민통선 10경 가운데 하나인 철원 고석정은 의적 임꺽정의 활동 무대였다. 고석정과 한탄강 일대에 은신하다가 탐관오리를 응징하고, 고관대작의 재물을 훔쳐 백성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꺽지로 변신해 물속을 누비기도 했다는 전설이 어쩐지 고석정의 비경과 잘 어울린다. 고석정은 한탄강 최고의 명소이자, 철의삼각전적지 안보 견학의 시작점이다. 문화해설사와 동행하여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면 철원평화전망대와 철원두루미관, 월정리역 등을 둘러볼 수 있다. 60여년 만에 개방된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고, 남북이 반씩 만든 승일교 아래로 빨간 래프팅 보트가 지난다. 한탄강 물길이 빚은 송대소, 직탕폭포, 순담계곡 등도 아름답다. 강줄기를 따라 동쪽으로는 걷기 좋은 한탄강 생태순환탐방로가, 서쪽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한여울길이 조성되었다. 문의 : 철원군청 관광문화과 033)450-5255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합천 황매산 자락의 모산재 기암절벽 아래 영암사지가 있다. 여느 절터처럼 석탑과 석등 같은 문화유산이 올곧이 남았지만, 절집의 내력은 자세히 밝혀진 것이 없다. 절터가 기암절벽과 묘하게 어울리고, 아름다운 쌍사자 석등이 이곳을 대표한다. 영암사지에서 황매산이 지척이다. 특히 황매산 정상 부근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다.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제법 아름답다. 합천 읍내로 가는 길에는 합천영상테마파크가 자리 잡았다. 근대의 역사를 담은 세트장으로, 드라마나 영화 속 한 장면을 떠올리며 산책하기 좋다. 합천은 가야국 연맹체인 다라국의 고장이다. 합천박물관에는 다라국 지배층의 고분군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이 전시되고, 박물관 뒤쪽에 사적으로 지정된 옥전 고분군이 있다.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와 대장경테마파크, 두 곳을 잇는 해인사 소리길도 합천의 명소다. 문의 : 합천군청 관광진흥과 055)930-4666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원주는 치악산국립공원과 강원감영, 한지 등으로 이름난 고장이지만, 폐사지 답사를 빼놓을 수 없다. 남한강 인근에는 흥법사지, 거돈사지, 법천사지 등 신라 시대 창건해 임진왜란 때 사라진 폐사지가 여럿이다. 세 곳은 고려 시대 왕의 스승인 국사가 머물며 이름을 떨친 사찰이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탑과 탑비 등이 남아 옛 사찰의 규모와 고려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폐사지에 관심이 많다면 탑과 탑비의 제작 연대순으로 비교하며 돌아보길 권한다. 폐사지의 고즈넉한 정취는 거돈사지가 으뜸이다. 흥법사지는 아직 휑하고, 법천사지는 전체가 발굴 중이다. 거돈사지는 발굴과 복원이 끝나 맑고 정갈하며 온화하다. 수령 1000년이 넘는다는 ‘돌을 먹고 사는’ 느티나무도 자랑이다. 그늘 아래 잠시 쉬며 숨을 고르자. 폐사지를 돌아본 뒤에는 흥원창에서 갈무리한다.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가 남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조창 자리다. 강과 산을 물들이는 일몰이 아름답다. 문의 : 원주시 관광안내소 033)733-1330
[우리문화신문= 윤지영 기자 ] 만지도와 연대도는 푸른 통영의 섬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인 섬으로 향하는 뱃길에는 바다 향과 싱그러운 호흡이 담긴다. 두 섬은 출렁다리로 이어지며 한 묶음이 됐다. 국립공원 명품 마을로 선정된 만지도에는 독특한 문패와 벽화가 정겹다. 마을 뒤편 만지봉 가는 길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득한 바다와 통영의 섬들이 품에 안긴다만지도와 연대도를 잇는 출렁다리는 길이 98.1m 연도교다. 친환경 명품 섬으로 선정된 연대도는 옛 담장이 어우러진 골목이 설렘을 더한다. 마을 끝자락에는 고즈넉한 몽돌해변이 있다. 만지도와 연대도로 향하는 배편은 달아항과 연명항(연명마을)에서 출발한다. 걷기 여행자에게는 한려해상 바다백리길 4구간 ‘연대도 지겟길’이 걸을 만하다. 이 밖에 통영 여행 때는 외관이 작품인 전혁림미술관, 산책로가 호젓한 서피랑마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서린 세병관 등을 둘러보면 좋다. 문의 : 통영시관광안내소 055)650-0580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영양은 대표적인 오지 여행지다. 아시아 최초로 국제밤하늘보호공원에 선정될 만큼 자연환경이 좋다. 밤하늘 별과 더불어 힐링 숲도 자랑이다. 검마산자연휴양림은 숲이 좋기로 소문났다. 금강소나무가 빽빽한 산림욕장은 피톤치드의 진수다. 휴양림은 책 읽는 숲이기도 하다. 숲속도서관과 숲 어디서나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다.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 휴양림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반려견과 함께 휴양관, 캠핑 사이트 등에서 숙박할 수 있고, 야외에 반려견놀이터가 마련됐다. 검마산 자락에 또 다른 힐링 숲으로 영양자작나무숲이 있다. 지난 1993년 죽파리 일대에 인공 조림한 30.6ha 규모의 자작나무숲이 어느새 어엿한 청년 숲으로 자랐다. 공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약 2km 산책로가 조성돼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든다. 사륜구동 차량이 아닌 경우, 숲 입구까지 3.2km 정도 걸어가야 한다. 물론 그마저 푸른 나무와 청정한 계곡물 소리가 오지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반딧불이생태체험마을특구 내 장수포천 변에 자리한 영양반딧불이천문대에 가면 별과 반딧불이를 함께 만날 수 있다. 조선 시대 민간 정원인 영양 서석지(국가민속문화재 108호), 산과 들을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 가지산 자락에 고즈넉이 들어선 보림사는 주변에 있는 비자나무 숲이 절 못지않게 좋다. 수령 300년이 넘은 비자나무 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그 사이로 다소곳한 산책로가 있다. 숲 곳곳에 의자와 산림욕대도 마련됐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 쉽고,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비자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사이에 잡풀이 무성한데, 자세히 보면 야생 차밭이다. 그래서 이 길을 ‘청태전 티로드’라고 부른다.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으로, 맛이 순하고 부드러운 발효차다.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뒤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한다. 장흥다원이나 평화다원에 가면 청태전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장동면 만년리에 있는 해동사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국내 유일한 사당이다. 여름철 장흥 대표 음식은 갯장어샤부샤부다. 장어 뼈와 대추, 엄나무 등을 넣고 된장을 살짝 풀어 끓인 육수에 칼집을 낸 갯장어 토막을 데쳐 샤부샤부로 먹는다. 된장을 푼 국물에 새끼 농어를 넣어 만든 된장물회도 별미다. 문의 :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한국전쟁 때 가장 치열한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대(평강ㆍ김화ㆍ철원)의 일각인 철원을 가본다는 막연한 설레임를 갖고 찾은 철원이었다. 백마고지를 보기위해 한탄대교를 지나다 오른쪽으로 오래된 다리가 보였다. 승일교였다. 승일공원에 차를 세우고 다리 밑으로 내려가 올려다보았다. 6.25 전쟁 전 공산 치하에서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해, 전쟁 중 중단되었다가 전쟁이 끝난 뒤 남한에서 완공하였다는 승일교!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야 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승일교를 도보로 넘어 송대소를 지나 직탕폭포까지 걷는 '한여울길'이란 한탄강 둘레길의 출발점이다. 국도로 20분 정도 북으로 달리면 오른쪽 낮은 언덕에 포탄 자국을 뒤집어쓰고 골조만 앙상히 남은 건물이 보인다. 1946년에 북한 노동당이 철원과 인근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지은 건물인 노동당사다 안내 선간판엔 사상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회유 고문하고 살해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적혀있다. 그 시절 미군정하의 남한도 힘든 상황이었을 터다. 해방의 기쁨도 잠시, 남북한이 모두 혼돈의 시절을 겪고,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르고 오늘날까지 분단되어있다니 순간 눈가가 촉촉해지며 서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지간한 신심이 아니면 오르기 어려운 절, 수종사는 남양주 운길산 중턱에 있다. 차로 올라가는 경우에도 가파른 길이라 쉽지않은데 걸어 올라가기란 더욱 힘들다. 그러나 힘들게 오를수록 수종사에서 바라다본 두물머리(양수리) 경치는 천하일품이다. 그래서인지 수종사에 온 사람들은 절 경내에서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 말사의 수종사는 1459년(세조 5)에 세워진 절로 세조와 관련된 창건설화가 전해오고 있다. 수종사(水鐘寺)라는 절이름은 물(水)과 종(鐘)이 관련이 있다. 세조가 피부병으로 고생 중 전국의 이름난 기도처를 찾아다니며 기도하고 시주해오던 터에 강원도 상원사에서 돌아오다가 수종사 인근 두물머리에서 머문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고요한 밤중에 종소리가 들려와 다음날 알아보니 바위굴 속에서 똑똑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을 치는 소리처럼 들려온 것이다. 그곳은 운길산의 고찰(古刹)이 있던 터로 바위굴에 16나한이 있어 세조는 이곳에 수종사를 지었다. 그러나 이 절에는 1439년(세종 21)에 세워진 정의옹주 부도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절이 세조때 창건된 것이 아니라 중창이 아닌가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