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가위를 앞두고 이제 슬슬 벌초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제 청명한 가을하늘 날씨에 전주 효자동 공원묘지에서도 벌초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말을 맞아 일찌감치 성묘에 나서는 사람들로 어제 고속도로도 정체가 심했다. 하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조상의 무덤을 찾는 모습들이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열다섯 번째 “백로(白露)”입니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 같은 데에 이슬이 맺힌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요.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때인 이즈음을 옛 사람들은 닷새씩 셋으로 나누어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했습니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뒤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이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고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고 보지요.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백로는 대개 음력 8월 초순에 들지만 어떤 때는 7월 말에 들기도 합니다. 7월에 든 백로는 계절이 빨라 참외나 오이가 잘 되는데 경상도 섬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예전 명절로 지냈던 백중(百中)입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백종(百種), 머슴날(칠석), 망혼일(亡魂日), 머슴의생일, 중원(中元), 호미씻는날, 축수한날, 머슴명일(전라북도전주), 상놈명절(경상남도함안)도 있습니다. 백중은 음력 7월 15일로 세벌김매기가 끝난 뒤 여름철 농한기에 휴식을 취하는 날로 농민들이 음식과 술을 나누어 먹으며 백중놀이를 즐기면서 하루를 보냈지요. 백중은 한마디로 먹고 마시고 놀면서 하루를 보내는 날인데 이 날의 놀이는 두레먹기가 두드러집니다. 두레먹기는 두레일꾼들이 모처럼 일의 피로를 풀어내는 잔치로 백중놀이는 지역에 따라 호미걸이, 호미씻이, 술멕이, 풋굿, 질먹기, 진서턱(진세턱)처럼 여러 이름으로 불립니다. 백중의 중요한 놀이에는 우물고사가 있으며, 머슴들에게는 백중빔이라고 하여 새 옷을 장만해 주고, 모처럼 휴가를 주어 백중장에서 즐기도록 하였습니다. 또 머슴들은 장터에 가서 씨름대회에 참가하였고, 씨름에 이기면 송아지를 끌고서 기세를 올리면서 자기 마을로 돌아왔지요. 특히 경기도 지방에서는 호미걸이를 했는데 호미나 악기를 농기구의 버레줄(물건이 버틸 수 있도록 이리저리 얽어매는 줄)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말복이 지나면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지만 11일의 날씨는 찌는듯하여 가로수의 녹음마저 더위에 지친 듯 꼼짝도 안하고, 관상대에 의하면 이날 최고기온은 33도나 되어 예전보다 약간 높은 편. 길가를 지나는 살수차의 포말도 한결 가을을 재촉하는 듯이 이글이글한 아스팔트 위를 적셔주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 4293년(1960년) 8월 12일 치 기사 내용입니다. 오늘은 더위가 한고비로 치닫는다는 말복입니다. 장마가 끝나고 입추와 말복 무렵이 되면 날씨가 좋아 햇볕이 내리쬐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벼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그래서 “말복 나락 크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라고 하여 귀가 밝은 개는 벼가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땡볕도 지나쳐서 아예 벼가 타들어가기에 농민들이 애가 탄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복날을 “서기제복(暑氣制伏)”이라 하여 “더위를 꺾는 날”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부터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 하여 더울 때 뜨거운 것을 먹었지요. 여름이 되면 사람 몸은 밖의 높은 기온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으려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1940년 4월 20일 동아일보를 보면 “내일이 곡우, 씨나락은 당것는가?”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내일이 곡우이니 농가에는 씨나락을 당글 때이다. 누른 개나리와 붉은 진달래에 봄빛이 무르녹을 대로 무르녹았는데...”라고 곡우 즈음의 정경을 묘사한다. 오늘은 24절기의 여섯째. 봄의 마지막 절기로, 곡우(穀雨)다. 곡우란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 하여 붙여진 말인데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같은 속담이 전한다. 예전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잡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 또 이날은 부부가 잠자리를 함께 하지 않는데 땅의 신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곡우 때엔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른다. 곡우 물이 많은 나무로는 주로 산 다래, 자작나무, 박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의 다섯 번째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닌 “청명(淸明)”이며, 내일은 설날, 단오, 한가위와 함께 4대 명절의 하나로 지냈던 한식(寒食)입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의 기록을 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누어줍니다. 이를 ‘사화(賜火)’라 하는데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지요.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寒食)이라고 했습니다. 농사력으로는 청명 무렵에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합니다.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로 날씨와 관련된 믿음이 많지요.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쳤습니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서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하여 날씨가 좋기를 바랐습니다. 이에 견주어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의 날씨가 좀 어두워야 그 해 농작물에 풍년이 들고, 너무 맑으면 농사에 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보름달처럼 떠오르고 싶어라 당신의 눈물로 나의 손을 씻고 가끔씩 나의 창문을 두드리는 허전한 나뭇잎의 마음을 잡고 싶어라 새순은 돋아나는데 아장아장 봄볕이 걸어오는데 당신이 그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살고 싶어라“ 위는 원재훈 시인의 시 <춘분> 일부입니다. 오늘은 24절기의 넷째 춘분(春分)이지요. 봄이 열리는 춘분, 새싹이 돋아나고 아장아장 봄볕이 걸어옵니다. 당신이 그립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살고 싶은 날입니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해가 진 뒤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지지요. 춘분은 겨우내 밥을 두 끼만 먹던 것을 세 끼를 먹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지금이야 끼니 걱정을 덜고 살지만 먹거리가 모자라던 예전엔 아침과 저녁 두 번의 밥 먹기가 고작이었지요. 보통은 음력 9월부터 이듬해 정월까지는 아침저녁 두 끼만 먹고, 2월부터 8월까지는 점심까지 세끼를 먹었습니다. 낮 길이가 짧은 탓도 있지만 일하지 않는 겨울엔 두 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춘분이 지나면 농번기가 닥쳐오기 때문에 일꾼들의 배를 주리게 할 수는 없었지요. 옛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음력정월이 되고 경칩(驚蟄)시절이 가차우니 이번에는 맹꽁이타령이나 좀 하자. 박춘재(朴春載)의 맹꽁이 타령에는 아랫녁 맹꽁이 웃녁 맹꽁이, 삼청동장원서 다리 밋헤서 빨내하는 과부 맹꽁이 훈련원 오간수 구멍에서 집신작을 타고 안저 한숨 쉬는 홀아비 맹꽁이 남대문 박연못골에(蓮池洞) 나막신 신은 맹꽁...! 등 여러 가지의 맹꽁이가 잇더니 요새에 서울 신문계에는 안맹꽁이와 정맹꽁이가 잇는데 공교하게도 두 맹꽁이가 서로 건너다보는 집에서 일을 보게 되엿다.” 이는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제48호 (1932년 02월 01일)에 있는 “호외(號外)의 호외(號外)”라는 기사 일부입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셋째 “경칩(驚蟄)”입니다. 원래 이름은 중국 역사서 《한서(漢書)》에 보면 열 계(啓) 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되었었는데 뒤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하여 대신 놀랠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하였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겨울잠 자던 동물은 음력 정월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한다.”고 하여 경칩 무렵에는 개구리, 맹꽁이 등 겨울잠
[우리문화신문=이윤경 기자] 어제 삼일절도 그렇고 오늘 정월대보름날도 날씨가 무척 맑다. 서울과 달리 미세먼지가 적어서 그런지 공기도 산뜻하다. 무엇보다도 하늘이 맑고 깨끗해 마음까지 밝아지는 듯하다.오늘 밤에 떠오르는 정월보름달은 그야말로 크고 깨끗할 듯하다. 벌써 부터 기대된다. 어제는 장롱 속 태극기를 꺼내 달고 99년전 선열들의 '피맺힌 구국 정신'을 되새겨 보았다. 그리고 오후에는 지난해 말려두었던 텃밭에서 거둬 말려둔피마자, 가지, 애호박 등을 물에 불려 보름 나물을 무쳤다. 아침에는 팥, 검은콩, 수수, 조, 찹쌀, 밤, 검은 쌀 등을 넣어 오곡밥을 지었다. 요즈음은 잡곡이 좋다하여 거의 모든 집에서 365일 잡곡밥을 먹는 집이 많지만 특별히 우리 식구들은 잡곡을 좋아한다. 평소 보다찹쌀을 듬뿍 넣고 지어서인지 찰진 밥에 나물이 더 맛있다. 맛난 밥상을 물리고호두와 땅콩으로 부럼도 깼다. 올 한해도 몸에 병없이 온 가족이 무탈하게 지내길 비는 마음이 들어서인지 정월대보름의 의미가 더욱 새로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