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 소쇄한 원림이 유벽하고 / 瀟灑園林僻 청진한 지개가 유원하였네 / 淸眞志槩悠 꽃을 심으니 따뜻한 꽃잎이 열리고 / 栽花開煖蘂 물을 끌어대니 맑은 물결 부딪히네 / 引水激淸流 고요하고 가난한 것 싫어 아니하고 / 靜與貧非厭 한가로이 늙는 것 걱정하지 않았네 / 閒仍老不憂 어찌 갑자기 세상을 떠날 줄 알았으랴 / 那知遽觀化 슬프게도 흰 구름만 떠 있네 / 怊悵白雲浮 - 고봉전서(高峯全書) 고봉속집 제1권 ‘모인에 대한 만장’ 가운데 첫수- 지난주, 남들보다 한발 빠른 한가위 성묘차 지방에 내려갔다가 담양 소쇄원에 발길을 옮겼다. 소쇄원의 ‘소쇄(瀟灑)'는 '깨끗하고 시원하다'라는 뜻이라는데 그 이름에 걸맞는 노래 같아 고봉 기대승(高峯 奇大升, 1527-1572)의 시를 골라봤다. 대충 내용은 알겠으나 ‘원림이 유벽’하다든지, ‘지개가 유원하다’라는 표현은 요즘 말이 아니라서 이해에 어려움이 있다. 이 시는 평소 즐겨찾는 <한국고전종합데이터베이스>에서 인용했다. 고봉 선생을 비롯하여 숱한 시인 묵객들이 드나들었던 흔적은 제월당(霽月堂)에 내걸린 편액들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모두 빼곡히 한자로 되어 있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이야기주제공원(스토리테마파크) 《누리잡지(웹진) 담(談)》 2025년 10월호 ‘흥(興)_K! 일어나다’를 펴냈다. 《누리잡지(웹진) 담(談)》 10월호는 흥(興)에 바탕을 둔 K-콘텐츠가 전통과 역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또한 우리 사회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창(窓)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K-콘텐츠, 흥행 넘어 사회 성찰로 김헌주 교수(국립한밭대학교 인문교양학부 조교수)는 「‘케데헌’ 현상과 K-콘텐츠의 방향」에서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콘텐츠로 초대박을 터뜨린 《케이팝 데몬 헌터스》(아래 케데헌)의 성공 요소를 밝히면서 케데헌이 ‘한국적인 것'의 범위를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K-콘텐츠 성공의 이면에 주목하여 K-콘텐츠가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는 도구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익숙함을 ‘낯설게’ 재해석하라 이주리 작가(tvN 《벌거벗은 한국사》)는 「역사는 어떻게 매력적인 콘텐츠가 되는가?」에서 역사 콘텐츠의 성공 비결은 ‘낯선 재해석’이라고 분석한다. 이민자의 시선으로 한국을 본 메기 강 감독의 ‘낯섦’이 서울의 풍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관장 노정래)과 함께 2025 K-museums 《봄, 여름, 가을,겨울 – 흔들리는 계절》공동기획전을 연다. 오는 10월 1일(수)부터 2026년 8월 30일(일)까지 서대문자연사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후 위기 속에서 한국의 사계절을 중심으로, 기후 변화 속에서 적응해가는 인간과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동·식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 “벌들이 깨어날 땐 먹을게 없고, 꽃은 안정적으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 그렇게, 봄을 가른다는 춘분에 맹렬한 기후위기를 마주한다.” 기후변화는 식물과 동물의 생활사 주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100년 동안 관측에 따르면, 벚나무는 평균 21일, 개나리는 23일, 매화는 최대 53일이나 개화 시기가 앞당겨졌다. 이에 반해 곤충들의 활동 시기는 그만큼 빨라지지 않았다. 빨라진 개화시기와 꽃가루 매개 곤충의 활동 시기가 어긋나게 되면서 수분과 번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있다. 이는 인간이 재배하는 농작물의 약 75%가 곤충 등의 충매화에 의존하기 때문이, 이런 생태 시기 불일치는 식량 생산에도 큰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우리 겨레 가장 큰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우리 잡곡으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명절 음식과 조리법을 소개했다. 추석 대표 음식에는 송편이 있다. 멥쌀가루를 반죽한 다음 얇게 펴서 소를 넣고 빚어 쪄먹는 명절 음식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영양성분도 풍부하다. 송편 반죽을 빚는 멥쌀가루에 검붉은 메수수나 노란색을 띠는 메조 가루를 섞으면 다양한 색깔 송편을 만들 수 있다. 메수수는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항암 및 항염 효과가 우수하다. 메조에는 비타민 비(B)1, 비(B)2가 백미보다 3배 정도 더 많다. 송편 소로 건강 기능성이 밝혀진 잡곡을 넣으면 맛과 건강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다. 갱년기 증상과 골다공증 개선에 효과적인 이소플라본 성분이 많은 검정콩, 기억력 향상과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억제 등으로 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 되는 참깨, 해열 작용이 우수하고 피부미용에 좋은 비텍신이 풍부한 녹두가 있다. 명절 다과상에 잡곡으로 만든 다과를 올려도 좋다. 기장, 메수수, 손가락조로 튀밥을 만들어 꿀이나 조청으로 버무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잡곡강정이 완성된다. 기장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10월 ‘우리의 정원식물’로 ‘눈향나무(Juniperus chinensis L. var. sargentii A.Henry)’를 꼽았다. 눈향나무는 줄기가 땅에 기대어 누운 듯한 모습과 푸른빛 잎이 조화를 이루는 상록 침엽수로, 추위와 더위에 강하고 관리가 쉬워 정원수로 널리 쓰인다. 섬향나무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잎의 구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바늘잎과 비늘잎이 비슷하게 섞여 있으면 눈향나무, 바늘잎이 훨씬 많으면 섬향나무다. 또한 섬향나무는 줄기 끝이 위로 뻗는 특징이 있다. 향나무는 특유의 눕는 모습의 줄기와 관리자의 손질에 따라서 모양을 정할 수 있다. 바위를 덮거나 경계 부분에 심어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으며, 줄기의 부드러운 곡선은 음악의 선율을 연상케 하고 겨울에는 초록빛 잎 위에 쌓인 눈으로 정원에 생동감을 더한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배수가 좋은 모래 섞인 흙에 잘 자라며, 통풍이 부족하면 병충해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간격 유지와 주기적인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번식은 주로 꺾꽂이로 이루어지며, 씨앗을 활용해 눈을 틔우는 방법도 가능하다. 임연진 산림생물자원활용센터장은 “눈향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 시간(18:00~21:00)에 ‘전시기획자와의 대화’를 연다.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기증관에서 다양한 전시품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는 해설을 마련해, 가을 저녁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음미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번 10월 프로그램은 10월 8일 한가위 연휴를 제외한 모두 16회로 진행된다. 선사고대관 백제실에서는 관모와 꾸미개 등을 통해 ‘백제의 지방 통치와 전략’을 살펴볼 수 있으며, ‘백제의 건축장식’에서는 치미, 기와 등에 나타난 백제의 장식성과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중ㆍ근세관 고려 2실의 ‘고려시대의 인쇄문화’에서는 정교한 고려의 활자와 뛰어난 인쇄술을 탐구한다. 이어 조선 1실에서는 ‘초상화로 보는 왕의 복식’과 ‘마음복원소’, 조선 3실에서는 ‘한 장의 종이가 만들어지기까지’가 진행된다. 또한 디지털 실감 영상관의 ‘조선시대 초상화’에서는 디지털 영상으로 구현한 초상화를 보며 조선시대 초상화의 종류와 특징을 살펴본다. 기증관에는 첨단 영상 기법으로 드러난 목조 불상의 내부와 제작 방법을 살펴볼 수 있는 ‘CT로 본 목조흑칠좌상의 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연극 <변두리 소녀 마리의 자본론>(작ㆍ연출 원인진 / 주최ㆍ주관 창작집단 상상두목)이 오는 10월 10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연희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극 <변두리 소녀 마리의 자본론>은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2025년 공연예술창작주체 <색다른 이야기 읽기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 ― 다른희곡, 다른연극>’ 첫 번째 프로젝트의 하나로, ‘좋은 문장’이 가지는 본연의 값어치를 기반으로 ‘다른희곡, 다른연극’ 쓰기를 지향하며 ‘인간성 회복’의 상상력에 집중하는 상상두목 3개년 프로젝트의 첫 발돋움이다. <변두리 소녀 마리의 자본론>은 2024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의 과정’ 사전 리서치 과정과 2025년 두산아트센터의 ‘2025 두산아트랩’ 시범공연을 통해 단계별 과정을 거치며 동시대 관객과의 접점을 모색해온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2025년 ‘제46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이상한 나라의, 사라>(작 원인진/연출 최치언)의 원인진 작가가 연출을 겸하며 새로운 상상력으로 신진 예술가로서의 예술 세계를 확장하는 시도의 무대다. 섬세한 언어와 상징 속에서 자본주의 사회 속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지난주 금요일 저녁, 국가정보관리원 서버 배터리 교체 작업 중 화재가 발생해 일부 시스템에 장애가 생겼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경제 활동에 직결되는 핵심 시스템을 우선 복구하고 있으나,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혼란을 틈타 정부나 공공기관을 사칭한 스미싱 메시지나 악성 앱이 퍼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평소 보안 습관을 다시 점검하고, 기본 수칙을 실천하며 사이버 위협에 대비해보자. 이번 화재로 인한 분야별 서비스 장애는 [표 1]과 같다. 사이버 위협 가능성 1. 정부로 속인 스미싱 메시지 발송 공격자는 정부 부처로 속여 ‘[xx부] 음식물관리법 위반 통보’, ‘우체국 택배 확인’, ‘[긴급재난자금] 지급 예정’ 등과 같은 문구로 사용자의 관심을 끄는 스미싱 메시지를 발송한다. 2. 악성 앱 다운로드 유도 스미싱 메시지의 인터넷 주소(URL)을 누르면 악성 앱이 설치되며, 설치된 앱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빼앗거나 슬기말틀(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감시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다. 3. 2차 인증 정보 탈취 공격자는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문자 인증번호와 같은 2차 인증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철원 고석정 꽃밭은 탱크가 기동훈련을 하고 포성이 가득한 군 훈련지였습니다. 주민들은 꽃을 심고 나무를 깎아 투박한 조형물을 만들어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고석정 꽃밭의 꽃들은 어린이들의 평화롭고 행복한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랍니다.' - 강원특별자치도 철원군 '2025 철원 고석정 꽃밭 가을개장' 홍보물 -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포천 사는 동생을 만나러 갔다. 서로 사는 일이 바빠 거의 반년 만에 만난 동생은 가까이에 유명한 꽃밭이 있으니 함께 가보자고 해서 따라나섰다. 동생 집에서는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이 꽃밭 이름은 '철원 고석정 꽃밭'이다. 처음에 꽃밭을 보러 가자고 했을때 내심 대단한 꽃이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선정호수나 걷자'라고 했는데...아뿔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정문으로 걸어가는 길 건너편에 펼쳐진 끝없는 꽃밭이라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붉은 맨드라미, 노랑 맨드라미, 천일홍, 백일홍, 보랏빛 버베나, 가우라, 해바라기, 코스모스, 핑크뮬리, 억새, 코키아.... 가도 가도 끝없이 펼쳐진 꽃밭이 황홀하여 연신 탄성이 터졌다. 가끔 뉴스에서 해바라기꽃밭이라든가, 백일홍꽃밭, 샤스타데이지(구절초 모양의 꽃)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전라남도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하였다.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은 영광정씨 정손일(1609년~?)이 봉강리에 처음 터를 잡은 이래 40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왔으며,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과 근대기의 민족운동, 광복 뒤 이데올로기 사건 현장을 담고 있어 역사적ㆍ사회적 값어치를 잘 보여준다. 집터 자리는 한국 풍수지리의 시조로 알려진 도선국사(827~898년)의 영구하해(靈龜下海; 신령스런 거북이가 바다로 내려오는 형국) 가운데 거북의 머리에 해당하는 길지로 전해진다. 이러한 풍수적 입지경관을 담아 본 고택을 ‘거북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안채와 사랑채가 마당을 사이에 두고 二자형으로 배치된 것은 호남지역 민가의 지역적 보편성을 보여준다. 안채는 凹자형으로 뒤쪽에 사적 공간과 수납공간을 두었으며 이는 전남 보성지역의 특징인 동시에 당시의 사회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고택 서측의 계곡 건너에는 일제강점기 한학을 공부하는 서당의 기능과 외부 접객, 제실의 역할을 한 삼의당(三宜堂)이 있고, 고택 앞 진입부에는 문중 내 효자와 열녀를 기리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