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오늘 아침 텔레비전에서 낙지가 피로회복에 좋다.라고 했습니다. 피로를 회복해서 어디에 쓰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원기를 회복한다면 몰라도... 제가 일하던 옮기기 전 수원의 농촌진흥청에는 서호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일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1분만 걸어가면 있었지요. 그 호수는 정조대왕이 판 호수인데 그 호수 둑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 있습니다. 정조가 호수를 판 뒤 농사짓는 백성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그늘을 만들고자 심은 소나무라고 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호숫가를 돌면서 산책을 하다가, 왜 죄 없는 나무에 대고 배나 등을 치느냐는 겁니다. 나무가 무슨 죄가 있다고. 제 생각에 그냥 흙을 밟고 걷는 것만으로도 몸에 좋을 텐데, 왜 굳이 나무에 몸을 부딪치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그냥 서 있는 사람을 툭툭 친다면 좋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배나 등이 가려워서 그러실까요? 어렸을 때 소가 가끔 담벼락이나 짚단에 몸을 비비는 것을 봤습니다. 그건 아마 가려워서 그랬을 겁니다. 그게 바로 '비게질'입니다. 말이나 소가 가려운 곳을 긁느라고 다른 물건에 몸을 대고 비비는 짓이죠. 산책하시면서 소나무에 몸을 비비고 치시는 분들을 보면 두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이제 하루 남았네요. 수원 떠날 날이. ^^* 전주에 새로 지은 집은, 마당 한가운데 집만 덩그러니 서 있습니다. 아, 그 앞에 준공검사용으로 심은 나무 몇 그루는 있네요. ^^* 삽이나 호미 따위를 넣어둘 작은 창고도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지는 아직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옆집과 사이에 지붕을 덧대 작은 공간을 만들까도 생각 중입니다. 우리말에 '까대기'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벽이나 담 따위에 임시로 덧붙여 만든 허술한 건조물.을 뜻합니다. 그는 까대기에 들어박혀 가마니를 짰다, 삽짝에 가까운 까대기 겸 외양간에서...처럼 씁니다. 이렇게 좋은 우리말을 두고, 요즘 사람들은 캐노피라는 말을 하더군요. 제가 아는 캐노피(canopy)는 식물이 우거진 윗부분을 뜻하는데 요즘은 기둥으로 받치거나 매달아 놓은 덮개를 모두 캐노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며칠 전에 들었습니다. 집을 새로 지었으니 창고로 쓸 캐노피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는 캐노피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다만, 애들과 함께 담과 벽 사이에 덮개를 얹어 까대기를 만들까 생각 중입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좀 투박해 보이겠지만, 제가 어디에 팔 물건을 만드는 것도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어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습니다. 투표율이 56.8%라고 하네요. 예전보다는 높다고 하지만, 제 기대치는 그보다 더 높았습니다. ^^* 아침 뉴스를 들으니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곳에서 후보가 1명밖에 나오지 않아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고 합니다. 광역의원 53명, 기초의원 66명, 기초의원 비례대표 105명, 교육의원 1명까지 합쳐 모두 229명이 투표를 하지 않고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분들은 '떼 놓은 당상 자리'라 마음이 얼마나 편했을까요. ^^* 어떤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진행될 것이란 뜻으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따 논 당상'이라는 말을 합니다. '당상'은 조선 시대의 높은 벼슬인데, 어떤 사람을 위해, 꼭 어떤 사람에게만 주려고, 따로 떼어 놓은 당상 자리라는 뜻이 '(따로)떼어 놓은 당상'입니다. 곧, '맡아 놓은 일, 확실한 일'이죠. 따라서, '떼어 놓은 당상'이나, '떼 논 당상'이라고 써야지, '따 논 당상'이라고 쓰면 안 됩니다. '따다'는 붙어 있는 것을 잡아떼다, 노름・내기・경기 따위에서 이겨 돈이나 상품 따위를 얻다, 꽉 봉한 것을 뜯다.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오늘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사이시옷에 대해 알아봅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만든 한글사전에 보면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ㅅ의 이름. 순 우리말 또는 순 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 가운데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ㄴ, ㅁ 앞에서 ㄴ 소리가 덧나거나,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 소리가 덧나는 것 따위에 받치어 적는다. 아랫방, 아랫니, 나뭇잎 따위가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좀 어렵지요? 저는 제 방식대로 다시 풀어보겠습니다. 사이시옷을 제 나름대로 정의하면,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 첫 음절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뜻으로 앞 낱말 마지막에 넣어주는 시옷입니다.(이렇게 정의하면 사이시옷의 80%정도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사이시옷은 한 낱말에는 없습니다. 낱말과 낱말이 합쳐져서 한 낱말을 만들 때, 뒤에 오는 낱말을 강하게 발음하라는 뜻으로 모음으로 끝나는 앞 낱말의 마지막에 ㅅ을 넣어주는 거죠. 따라서 뒤에 오는 낱말이 된소리(경음, ㄲ,ㄸ,ㅃ,ㅆ,ㅉ)나 거센소리(격음, ㅊ,ㅋ,ㅌ,ㅍ)이면 사이시옷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에 일터에 나와 오랜만에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려고 보니 비밀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네요. 저는 계정은 한두 개, 비밀번호는 서너 개를 쓰고 있는데요. 이마저도 헷갈릴 때가 잦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비밀번호를 하나로 통일해서 쓰기는 좀 부담스럽고, 지금처럼 몇 개를 같이 쓰지나 머리가 딸리고. 그나저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적는 습관을 들이는 게 무엇보다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제 머리는 못 믿어도 제가 적어놓은 것은 믿거든요. ^^* 흔히 잃어버리다와 잊어버리다를 헷갈립니다. 그러나 몇 가지만 알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먼저, 가졌던 물건이 없어져 갖지 않게 될 때는 '잃다'이고, 한 번 알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할 때는 '잊다'입니다. 곧, 손에 잡히는 게 있다가 없으면 '잃다'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게 없으면 '잊다'입니다. ^^* '잃다'는 친구를 잃다, 후원자를 잃다, 기회를 잃다, 손님을 잃다, 조강지처를 잃다처럼 사람, 감정, 상태에 대해서도 쓸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는 손에 쥐고 있다가 없어진 게 아니므로 '잃다'가 아니라 '잊다'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적자생존이라고 합니다. 적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애들이, 아빠, 저 선수는 실수하고도 금메달인데, 왜 김연아 선수는 잘했는데도 은메달인가요? 라고 물었습니다. 할 말이 없더군요. 이건 뭔가 야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야로: 남에게 드러내지 아니하고 우물쭈물하는 속셈이나 수작을 속되게 이르는 말) 텃새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건 좀 너무한 것 같습니다. ▲ 억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은메달을 목에 걸고 더펄이처럼 웃고 있는 김연아 개염을 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좀 심했습니다. (개염: 부러워하며 샘하여 탐내는 마음) 경기를 끝내고 홀가분한 듯 잠시 눈물을 보였던 김연아 선수, 점수가 나오자 허탈한 웃음을 보였고, 인터뷰에서는 온 힘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하더군요. 더펄이 같은 성격이 참 맘에 듭니다. ^^* (더펄이: 성미가 스스럼이 없고 붙임성이 있어 꽁하지 않은 사람) 비록 은메달이지만, 우리는 은메달이라 쓰고 금메달이라 읽겠습니다. 김연아 선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더 큰 발전이 있기를 빕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오늘은 어제 만난 사람 이야기 좀 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시쳇말로 참 버르장머리가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낫살깨나 드신 분이었는데 여기저기 치받고 다니는 꼴이 영 보기 싫더군요. 저와 직접 부딪치지는 않았지만 다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세상을 혼자 사는 게 아닌데 왜 그렇게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런 사람을 본데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보고 배운 것이 없거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는 사람을 두고 본때없다거나 본대없다고 하는데, 이 말은 '본데없다'가 바릅니다. [본데업따]고 발음하고 본데없어, 본데없으니, 본데없고, 본데없는처럼 활용합니다.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본데없는 놈 같으니라고처럼 씁니다. 남만을 위해서 사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남도 보면서 살아야 하는데, 왜 자기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입는 옷인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흙으로 돌아갈 때는 빈손으로 돌아갈텐데... 제가 말은 이렇게 해도 실은 저도 남에게 본데없다는 소릴 듣는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남도 좀 보면서 살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오늘은 사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사전은 어떤 범위 안에서 쓰이는 낱말을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배열하여 싣고 그 각각의 발음, 뜻, 말밑(어원), 쓰임새 따위를 해설한 책입니다. 요즘은 콤팩트디스크 따위와 같이 종이가 아닌 저장 매체에 내용을 담아서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리집(인터넷)에서 바로 볼 수도 있습니다. 1. 사전(辭典)의 우리말은 '말광'입니다. 이 낱말도 사전에 올라 있습니다. 자주 쓸 일입니다. 2. 저는 인쇄된 사전보다 누리집 사전을 더 자주 봅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http://www.korean.go.kr)에 가시면 《표준국어대사전》을 쓸 수 있습니다. ▲ 한글학회가 만든 《우리말 큰사전》 3. 제가 자주 보는 사전은 한글학회에서 만든 《우리말 큰사전》과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입니다. 4. 이대로 님(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대표)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국립국어원에서 만든 겁니다. 그런 국가기관에서 사전을 만들 때, '메모지'를 사전에 올려 설명을 단 것까지는 봐주겠는데, 그 뒤에 '적바림'으로 다듬어서 쓰는 게 낫다고 써 놓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요즘 이상하게 술자리가 많네요. 지난주부터 거의 날마다 술자리입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고... 많이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자주 마시다 보니 자리를 함께하는 게 힘들 때가 잦습니다. 늦게 집에 돌아오면 애들과 놀지도 못하고 바로 곯아떨어지고. 몹시 곤하거나 술에 취하여 정신을 잃고 자는 것을 '곯아떨어지다'라고 합니다. 술에 곯아떨어지다,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곯아떨어지다,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처럼 씁니다. 이를 '골아떨어졌다'라고 하면 안 됩니다. 한편, 한꺼번에 되게 당하는 손해나 곤란.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씨(명사)로 '골탕'이 있습니다. 동생에게 늘 골탕을 먹곤 한다, 골탕 먹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처럼 씁니다. 이때는 '곯탕'이 아니라 '골탕'이라 써야 바릅니다. 그러나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는 뜻을 지닌 움직씨(동사)는 '곯다'입니다. 홍시가 곯아서 먹을 수가 없다, 참외가 속으로 곯아서 만져 보면...처럼 씁니다. '곯아떨어지다' '골탕' '곯다'가 좀 헷갈리긴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리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어제저녁에 친한 동료 네 분과 저녁을 함께했습니다. 제 말이 동료이고, 사실 한 분은 저와 띠동갑 차이가 나는 선배님이고, 다른 한 분도 저보다 댓 살 많으며, 저와 나이가 같은 사람은 한 명뿐입니다. 나이 차이도 나지만, 직업도 다릅니다. 두 분은 교수, 두 명은 연구자. 이렇게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나름대로는 재밌게 만나는 그런 사이입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만나는 게 아니라, 그냥 서로 얼굴이 보고 싶어 만나는 그런 사이입니다. 이런 만남이 쭉 이어지길 빕니다. 그래서 예수남은이 되어도 꾸준하게 만나는 그런 사이이고 싶습니다. 우리말에 '예수남은'이라는 관형사가 있습니다. 사전에는 '수사, 관형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사로도 쓰고 관형사로도 쓴다는 말이겠죠. 예순이 조금 넘는 수. 또는 그런 수의.라는 뜻으로 예수남은이 되어 보이는 노인, 예수남은 사람이 모였다처럼 씁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수남은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오늘은 그런 분들께 안부 전화 한 번 드리는 건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