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오늘날의 인간 군상을 1898년 12월 24일 <제국신문>에 열거된 족속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정말 그러한지, 126년 전 “한탄스러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음미해 보자. “일전에 친구끼리 서로 수작하는 말씀을 들은즉 몹시 이상하기로 여기 옮기노라. 한 사람이 가로되, 우리나라 사람은 평생에 견문이 고루하여 새로운 일을 아무것도 못 하나니, 옛글에 이른바 우물 밑에 개구리라. 항상 말하기를, 하늘이 적다면서 제 본 것만 올타하더라. 다른 한 사람이 가로되, 우리나라 사람은 새와 같아 눈은 반들반들하고 말은 재작재작 지꺼리기는 잘도 하고 떼를 지어서 모이기도 잘 하나 실상은 꾀도 없고 겁도 많아 아무 일도 못하나니, 옛글에 일렀으되, 연작(燕雀:제비와 참새)이 처마에서 구구구구 서로 즐겨할 새 부엌 고래에서 불꽃이 올라 집이 장차 탈건마는 연작은 화가 몸에 미칠 줄 모르고 낯빛을 변하지 아니한다 하더라. …누구는 꼭 여우 같아. 옛말에 이르기를, 여우가 범을 보고 죽을까 무서워하여 간사한 말로 범을 속이되 나는 짐승 중에 왕이라 일백 짐승이 나를 보면 두려워 피하나니 그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자동차보다는 지게나 손수레가 일반화되었던 시절 우리네 마을마다 좁은 골목길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먼지 풀풀 날리는 흙바닥에 선을 긋고, 손가락으로 구슬을 힘껏 튕기면 선 가까이에 닿는 순서로 우열을 가려 구슬치기했던 골목길. 딱지치기, 말타기, 자치기, 사방치기, 비석치기, 오징어게임 등등을 소화했던 골목길은 친구들과 함께 땀 흘리며 웃고 울던 놀이터이자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 골목길은 고층 아파트와 삭막한 콘크리트 벽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동심은 추억 속에 묻히고 아이들은 놀이 문화를 잃어버렸습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은 우리에게 단순한 놀이터를 넘어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낡은 담벼락에는 친구들과 함께 그린 그림들이 가득했고, 골목길 어귀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문방구는 우리의 보물창고였지요.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다양한 놀이를 하며 자연스럽게 또래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성을 길렀습니다. 곧 골목길은 우리의 성장통을 함께 나누고, 꿈을 키워나가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시화와 함께 골목길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좁고 낡은 골목길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맞지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에서 게임음악을 담은 ‘국립국악원 게임 사운드 시리즈’를 오는 12월 18일(수)부터 20일(금)까지 3장의 싱글음반(아래 ‘음반’)으로 발매한다고 밝혔다. 해당 음반은 발매 하루 전인 12월 17일(화)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연 ‘사전 청음회’에서 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적인 게임 OST를 국악으로 선보여 이번 음반에는 나이트 크로우,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리그 오브 레전드 등 3개 게임의 주제곡과 배경음악이 수록됐다. 수록곡 편곡은 김진환(음악감독), 이지수(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맡았고, 연주에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창작악단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음반은 전통음악의 시김새와 장단을 적극적으로 빌려 국악기의 특색을 잘 살리면서도 기존의 게임음악을 뛰어넘는 곡의 완성도를 갖추어 게임애호가들에게 친숙하면서 매력적인 음악을 탄생시켰다는 평이다. 수요자 요구에 맞춘 콘텐츠 개발로 국악 대중화 노력 한편, 국립국악원은 상반기에 발매한 음반 수록곡들을 지난달 13일 ‘대한민국 게임대상’ 개막 공연 무대에 올려 게임대상 현장과 유튜브 생중계 댓글 창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유산진흥원(원장 최영창)과 함께 12월 26일 낮 2시에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대강당(서울 종로구)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기리는 행사를 연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앞서 12월 3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린 제19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으며, 이번 등재로 우리나라는 23건의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을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 이번 행사는 브릴란떼 어린이 합창단이 부르는 동요 ‘된장 고추장 쌈장 간장’ 공연, 우리나라 장 담그기 문화의 공동체적 역할과 값어치에 대해 신인호 한식 전문 조리사와 이야기를 나눠보는 ‘장 담그기의 전통과 미래: 한식의 뿌리를 이어가다’ 주제강연, 홍보영상 상영 등을 통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국민과 함께 기념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된다.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참석을 희망하는 국민은 네이버에 ‘한국의 장 담그기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기념행사’를 검색하면 나오는 예약 꼭지를 통해 12월 19일 낮 2시부터 선착순(80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은 오는 12월 20일(금)부터 22일(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기획프로그램《비밀의 성탄역(Secret Christmas Station)》을 연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비밀의 성탄역>은 단순히 유럽식 크리스마스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공예ㆍ디자인 시장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사흘간 약 2만 명이 방문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SNS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연말 수공예 및 디자인상품 장터로 자리매김했다. 2회차를 맞이하는 올해 역시 특별한 연말 공간에서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문화장터를 목표로 기획됐다. 특히 선물 수요가 높은 연말시즌을 겨냥해 국내 디자이너와 공예공방 상품을 중심으로 문구, 생활소품, 식품, 아동용품,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90여 개 상표가 참여, 선물전을 펼친다. ‘춘우장’과 ‘만추장’ 등 절기 장터로 인기를 끌었던 리빙편집숍 ‘티더블유엘(TWL)’이 올해도 기획을 맡았다. 특히 행사기간 판매되는 한정판 ‘성탄역 에디션’ 은 케이크, 잼, 수제 주류, 수공예품,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등 다채로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내 장애인 음악가들을 위한 대표적인 경연대회 ‘제8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오는 12월 27일(금) 아침 10시 이천아트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가진 모든 장애인 음악가들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며 참가비는 없다. 툴뮤직은 지난 7회 동안 450명 이상의 장애인 음악가들에게 무대 선보임 기회를 제공해 왔다. 2023년에는 툴뮤직 장애인예술단을 설립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배성연, 김경석, 유지민, 김건호, 김필립, 테너 신형섭 등 뛰어난 음악가들을 배출하며 장애를 넘어 음악을 통해 세상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이번 콩쿠르는 개인 경연과 단체 경연으로 진행되며, 으뜸 심사위원단이 참가자의 열정과 실력을 심사한다. 1위 수상자는 툴뮤직 소속 예술가로서 1년 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3위 이내 수상자와 팀은 음악회 출연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만 20살 이상 3위 이내 수상자는 기업의 요구에 따라 장애 음악인을 채용하려는 기업 연계 고용도 지원받을 수 있다. 수상자들에게는 내년 2월 15일(토) 개최되는 수상자 음악회에 참여할 기회도 주어진다. 이 음악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라나라 여성 작가 한강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의 한림원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던 (유럽 현지시간) 12월 10일 낮 1시 같은 시각 인접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의 시청에서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려 일본의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가 평화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일본피해자단체협의회를 대표해서 92살의 다나카 데루미( 田中熙巳) 대표위원은 수상연설을 통해 "핵 억제론이 아니라 핵병기는 단 한발도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나 중동에서 전쟁을 둘러싼 국제정세를 언급하면서 "'핵금기'가 허물어져 가고 있는 것에 한없는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나카 회장은 자신들의 활동이 전쟁을 개시한 나라가 책임을 지고 피해자를 보상하는 '국가보상운동'과 '원자탄ㆍ수소탄을 금지하자는 운동' 등 두 개의 큰 활동을 펴왔음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활동이 국제적으로 '핵금기'에 역할을 해왔다고 밝혔다. 1945년 8월9일 나가사키에 있다가 "한 발의 폭탄으로 집안의 식구 5명이 무참한 모습으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전쟁이 끝난 후 일본 정부로부터도 외면당해 고독과 병고와 생활고, 편견과 차별을 감내하며 살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을사년 뱀띠 해를 맞아 2024년 12월 18일(수)부터 2025년 3월 3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만사형통萬巳亨通》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뱀에 대한 인간의 복합적인 인식이 담긴 전 세계의 민속문화를 소개한다. □ 국립민속박물관을 상징하는 띠 전시, 세계의 뱀 관련 문화 소개 국립민속박물관은 2002년부터 해마다 띠 전시를 열어 십이지 동물과 관련된 국내 민속을 소개해 왔다. 이번 을사년 뱀띠 해 특별전에서는 세계민속으로 범위를 확장해 뱀과 관련된 문화와 상징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수집한 뱀 관련 세계민속 자료들을 처음 공개하며 다양한 문화권의 뱀과 관련한 문화적 상징성을 엿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바가족의 신줏단지, 스리랑카 지역의 뱀이 조각된 가면, 멕시코 아즈텍 문명의 캘린더 스톤 등 각국의 뱀 관련 민속 유물과 함께 관람객들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뱀은 모순적이다 뱀을 마주한 인간은 두려웠다. 뱀의 생김새, 일부 뱀의 공격적인 성향 그리고 치명적인 독은 인간에게 본능적 두려움을 갖도록 했다. 인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소장 조상순)는 고대 제철기술을 복원하기 위한 실험 내용과 분석 결과를 정리한 《고대 제철기술 복원실험 (11차) 결과 보고서》를 펴냈다.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에서는 고대의 제철기술을 복원하는 중원문화권 제철기술 복원 연구의 하나로 철기를 생산하는 소재인 괴련철을 만드는 제련실험을 2014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2022년 진행된 11차 제련실험의 결과와 함께, 제련실험을 통해 생산된 철로 실제 제품까지 제조해 보는 4차 단야 실험과 5차 주조 실험의 내용도 수록되어 있다. * 괴련철: 단조 철기를 만드는 소재로서 표면에 구멍이 있고, 다소 무른 재질 특성을 가지며 철광석의 환원 작용으로 생산된 철 * 제련: 철광석, 사철, 토철 등의 원료에서 일차적으로 철을 추출하는 공정 * 단야: 철을 두드려서 제품을 만드는 기술로, 단야의 기능이나 공정의 구분에 따라서 정련 단야, 단련 단야, 성형 단야 등으로 구별된다. * 주조: 쇳물을 주조틀에 부어 주조 철기를 제작하는 공정 11차 제련실험은 석회석이나 모래 등이 많이 포함된 양양산 철광석을 쓸 때 점토 등 첨가제 사용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지난 12월 12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서울 은평구 진관길 21-2. ‘삼각산금암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 <싱그러움을 그러모아>를 열고 있다. <싱그러움을 그러모아> 전시는 전통 한복을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정명조 작가와 아이유, 블랙핑크 로제, 엔믹스 설윤 등 k-pop 아이돌의 한복 꾸미개를 만든 최윤하(메종드 윤)의 작품을 선보인다. 유교 사회로서 남녀가 유별하며 신분의 차이가 뚜렷했던 조선시대에 여성은 최대한 노출을 자제해야 했으며 영ㆍ정조 시대에는 가체 금지령으로 인해 사치스러운 머리 장식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여성성을 드러내고 꾸밀 수 있는 부위는 쪽을 진 머리와 옷 위로 치장하는 꾸미개가 전부였는데, 이러한 여성들의 꾸밈에 대한 본능과 부귀영화, 다산, 다복을 바라는 염원을 두 여성 작가가 각기 다른 장르로 선보인다. 관람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12:00~13:00 제외, 17:30 입장 마감 시간) 입장료는 없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02-351-8554)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