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어머니를 5월 21일(2023)에 하늘로 보냈습니다. 어머니는 재작년 11월(2022)부터 입원하셨고 퇴원 후에는 다시 집에서 함께 지낼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갖고 계셨지만, 어머니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노환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일반병원에서 퇴원하시자 마자 집으로 모시지 못하고 곧바로 시모다에 있는 온천병원요양병동으로 옮기셨습니다. 코로나가 이어지고 있어 직접 면회를 하지 못한 채 주 1회 온라인 면회만 허용되었고 직접 어머니를 뵐 수 있었던 것은 고작 1~2개월에 한 번이었습니다. 그나마 어머니를 만날 때마다 부쩍 여위어 가시는 모습을 보며 발길을 돌려야 할 때마다 조여오던 가슴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구순의 친정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다가 지난해 5월달에 어머니를 저세상으로 보낸 이토 노리코 씨의 편지글이다. 이토 노리코 씨와의 인연은 내가 와세다대학 방문학자로 가 있을 때의 인연이니 어느새 25년이 다 되어 간다. 노리코 씨 집을 드나들면서 그의 친정어머니와도 꽤나 오랜 시간 친분 관계를 이어오던 터 였다. 말수가 적은 노리코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내가 놀러 갈라치면 언제나 자상한 모습으로 나를 대해주었고 맛있는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소개의 글> 우리는 모두 다른 얼굴과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며,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고 다양하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마땅하다. 창작자가 생각한 주제를 관람하고 창작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자신의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평 혹은 평론은 여러 경력을 갖지 않으면 언론사에서 쉽게 글을 올려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그 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고심 끝에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이 문화평론가로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해주고자 “예비 문화평론가 소개”를 시작하려고 한다. 이 소개에는 ‘문화톺아보기’의 문화평론가로서 후대들에게 글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발전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으로 필자의 <비평> 수업을 통해 양성한 이들로 제한하여 뽑았다. 많은 신청자 가운데 <우리문화신문>의 주제와 색깔이 어울리고 단순한 감상과 평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주체성으로 시대의 영향이 되어줄 글을 기준으로 하였다. 이 소개에 도움을 주신 푸른솔겨레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2024년은 갑진(甲辰)년으로 청룡의 해입니다. 한자 문화권에서는 ‘천간(天干)’을 의미하는 10간(十干)과 ‘지지(地支)’를 의미하는 12지(十二支)를 써서 60갑자를 표현합니다. 그 가운데 천간은 색을, 지지는 동물로 띠를 의미하지요. 갑이 푸른색을 의미하고 진이 용을 의미하니 2024년은 청룡의 해가 되는 셈입니다. 지지와 관련된 설화가 있습니다. 옛날 옥황상제는 나이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나이를 알려주기 위하여 동물을 뽑아, 한 해를 대표하게 하고 순서를 정하기 위하여 강을 건너 먼저 도착하는 경주를 시킵니다. 소는 자신이 느리다는 것을 알고 하루 먼저 출발합니다, 쥐는 몸집이 작아 강을 건널 수 없으니, 소의 머리에 올라타서 결승점 앞에서 먼저 뛰어내려 1등이 됩니다. 소가 2등, 토끼는 수영을 못해서 징검다리를 놓느라…. 뱀은 너무 열심히 달려 다리가 없어져서…. 등등의 순서가 정해지게 됩니다. 용은 하늘을 나는 동물이기 때문에 강을 건너는 경주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하고, 다른 동물보다 강하고 똑똑해서 경주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하기도 하고, 자신보다 약한 동물들에게 양보하기 위하여 뒤로 물러났다고 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신일용 화백이 교양만화 《현대미술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그동안 신 화백은 《라 벨르 에뽀끄》로 유럽인들이 아름다운 시대로 그리워하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유럽 역사를, 또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로 정말로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역사를 만화로 알기 쉽게 우리에게 보여주었었지요. 그런데 신 화백이 이번에는 미술 이야기를, 그것도 난해하고 어려운 현대미술 이야기를 펴내다니요!!! 책을 읽어보니 이건 현대미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낼 수 없는 책임을 실감합니다. 그것도 만화로 집약하여 그린다는 것은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뿐입니까? 현대미술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르네상스부터 서양미술의 흐름을 완전히 이해해야 하고 또 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밑바탕으로 얘기해줘야지 밑도 끝도 없이 현대미술만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책을 보니 신 화백은 완전히 서양미술을 꿰뚫었네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다고 하는데, 신 화백은 한 권의 《현대미술 이야기》를 내기 위해서 그 얼마나 많은 서양미술사 책을 섭렵했을까요! 아! 참!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 60돌을 맞이하여 준비한 <2023 MOVEMENT EWHA>가 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밤 8시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고등교육에 무용과를 신설한 이후 졸업생을 예술분야의 주요 요직에 진출시키며 명실상부한 무용계의 명문을 이루고 있다. 이번 무용과 60돌을 기린 공연은 학부생들과 대학원생들이 직접 안무를 한 9편의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학부생 작품 7편, 대학원생 작품 2편으로 개성 넘치는 춤과 자신들만의 독특한 이야기로 펼쳐냈다. 기성 무대에서 볼 수 없는 그들의 춤은 도전적이고 섬세하며, 열정적이고 우아하였다. 처음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석사생 김민선 안무로 최우민ㆍ정예주ㆍ최시울ㆍ문승연ㆍ우다윤ㆍ김민선과 중국유학생 웅강이ㆍ호결우가 출연한 ”찌그러진 진주의 노래“ 이다. 이 작품은 바로크의 어원인 브라코(Barroco)에 관하여 찌그러진 진주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그들은 안주하지 않고 변혁을 선도하는 이화는 찌그러진 진주와 같다고 한다. 진주의 찌그러짐이라는 이 심오한 뜻에 이화의 춤은 도전정신과 용기에 있음을 말한다. 역동적이고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왕비로 산다는 것. 뭔가 제목에서부터 잔잔한 엄중함이 느껴지는 ‘왕비’라는 자리는, 참 높고도 어려웠다. 한 나라의 왕비 역할을 잘 해낸다는 것이 쉽지 않았음은 고금의 예에서 잘 알 수 있지만, 복잡한 정치 셈법이 얽혀 있었던 조선의 왕비는 특히 더 어려웠다. 이 책 《왕비로 산다는 것》의 지은이 신병주는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주부들이여 왕비가 되자’라는 주제의 특강 요청을 받고, 왕비를 주제로 한 강의를 할 수는 있지만 제목을 ‘왕비로 산다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실제로 그렇게 강의했다고 한다. 그가 보기에도 조선의 왕비는 동화나 사극 속 왕비처럼 아름답고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누릴 수 있는 것보다 제약이 더 많았고, 엄격한 궁중에서 비슷한 일상을 살아내야 하는 힘든 직업이었다. (p.8-9) 왕비는 권력과 부가 보장되는 지위라기보다 정치적 상황에 휩쓸려야 했고 답답한 구중궁궐에서 왕의 내조에 전념하는 역할을 요구받는 위치에 있었다.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뒤에 있는 인공 정원 아미산이나 궁궐 후원을 산책하는 일 또는 궁궐에서 독서를 하는 것 정도가 그나마 왕비의 숨통을 터주는 일이었을 것이다. 임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새해가 밝아 오면 일본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사참배를 위해 전국의 유명한 신사(神社, 진쟈)나 절(寺, 오데라)을 찾아 떠난다.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은 비교적 규모가 큰 지역의 신사라도 찾아나선다. 신사참배의 나라 일본인의 모습은 정초가 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신사참배야 연중 이어지는 것이지만 특별히 정초에 하는 신사참배를 가리켜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하는데 하츠모우데는 단순한 참배가 아니라 ‘정초 기도’의 의미가 크다. 일본의 정초 하츠모우데 풍습은 “도시코모리(年籠り)”라고 해서 집안의 가장이 기도를 위해 그믐날 밤부터 정월 초하루에 걸쳐 씨신(氏神)을 모신 신사(神社)에 들어가서 기도하는 데서 유래했다. 그러던 것이 그믐밤 참배와 정초 참배로 나뉘었고 오늘날에는 정초 신사참배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반인들의 정초 기도 풍습은 명치시대(1868년) 중기부터 유래한 것으로 경성전철(京成電鐵) 같은 철도회사가 참배객 수송을 대대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 철도를 이용해 유명한 신사나 절을 찾아다니게 되면서 보편화 되었다. 하츠모우데(初詣) 기간은 보통 1월 7일까지로 알려졌지만 마츠노우치(松の内)라고 해서 1월 15일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거문고 연주자 박은혜가 계묘년이 저물어 가는 2023년 12월 27일 밤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다섯 번째 거문고 독주회를 열었다. 중앙대학교 이형환 교수의 사회로 문을 연 거문고 독주회는 전통을 바탕으로 한 연주곡들로 가득하였다. 신쾌동류 거문고 풍류 상현도드리와 하현도드리에 이어 거문고 독주곡의 백미인 신쾌동류 짧은 산조가 연주되었다. 이수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은혜 연주자의 거문고연주는 관객들의 추임새를 끌어내기에 충분하였다. 필자가 숱한 거문고 독주회 가운데 박은혜 연주자의 공연을 보고 글을 쓰게 된 것은 산조 때문만은 아니다. 거문고 산조 연주 이후 소개되는 곡들이 기존의 독주회에서 보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거문고 창작곡인 ‘행복한 우리 살림ㆍ첫봉화’가 눈에 띄었다. 개방현을 우렁차게 울리며 박력있고 화려하게 연주하는 것이 한국의 창작곡들과 다르다. 오른손으로 줄을 뜨는 연주법이 인상에 남는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악기 개량사업이 시작되었다. 이때 거문고는 개량되지 못해 거문고가 단절되었다. 그래서 현재 남아있는 북한의 거문고 창작곡은 모두 9곡이며 가야금 연주자들이 부전공으로 명맥을 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금은 반짝이며 노란색을 띠는 금속이다. 원소기호 ‘Au’는 금을 나타내는 라틴어 'aurum'에서 따온 것이다. 한자로는 '金'으로 표기하는데, 이때의 금은 ‘쇠 금’으로서 금속(金屬)'을 말한다. 곧 金은 금과 금속 두 가지 뜻이 있다. 금속의 우리말은 쇠붙이이며 금에 해당하는 우리말은 남아있지 않다. 신라인은 금을 비롯한 금속 전반을 모두 金이라는 한자로 옮겼고 색깔을 나타내는 표현을 앞에 붙여 구분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려인은 금을 나륜세(那論歲)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는 중세 한국어 어휘 '노ᄅᆞᆫ쇠〮(노란 쇠)'에 대응한다. 이후 조선 초기부터는 금을 그냥 한자어인 '金'이라고 불렀고, 노란 쇠를 비롯한 고유어 표현은 이에 밀려 도태된 것으로 보인다. 금은 전성(展性)이 매우 우수해서 얇은 판이나 실로 가공할 수 있다. 전성이 강하다는 것은 물렁물렁하기는 하지만 잡아 늘이거나 강한 힘을 가한다고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금을 얇게 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펴지며 1μm (1/1000 mm) 이하의 두께까지 펼칠 수 있어서 뒤가 비쳐 보이는 얇은 금박 정도는 쉽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무언가를 금으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제 며칠 후면 계묘년 토끼해가 지나고 곧 갑진년 용띠해가 밝는다. 한 해가 저물어 갈 무렵 일본에서는 오오소우지(大掃除, 대청소)를 하고 연말이면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 해넘이 국수)를 먹는다. 그런가 하면 집 대문에 시메카자리( 注連飾り, 금줄)를 매달고 집이나 상가 앞에 카도마츠(門松, 소나무장식)를 세워 나쁜 잡귀를 물리치고 복을 기원한다. 시메카자리는 연말에 집 대문에 매다는 장식으로 짚을 꼬아 만든 줄에 흰 종이를 끼워 만드는데 요즈음은 편의점 따위에서 손쉽게 살 수 있다. 이러한 장식은 농사의 신(稻作信仰)을 받드는 의식에서 유래한 것인데 풍년을 기원하고 나쁜 액운을 멀리하려는 뜻으로 신도(神道)에서 나온 것이라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일본의 나라신(國神)인 천조대신(天照大神)과 관련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시메카자리는 12월 말에 대문에 장식하고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개 1월 7일 이후에 치우는 게 보통이다. 관서지방에서는 1월 15일에 치우고, 미에현(三重縣 伊勢志摩) 같은 지방에서는 1년 내내 장식하는 곳도 있는 등 곳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카도마츠”는 12월 13일에서 28일 사이에 집 앞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