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 자고 일어나니 언제 바람이 불고 비가 왔었나 싶을 만큼 조용했습니다.곳곳에서 목숨을 잃은 분도 있다고 하고 사과,배가 떨어지고 벼가 쓰러졌다는 기별도 들려 마음이 아팠습니다.돌아가신 분이 좋은 곳에서 고이 쉬시기를 빌어 드렸고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도 얼른 나아지시기를 빌어 드렸습니다. 그제 저녁 때 타고 다니는 수레에 안 보이던 불이 켜졌습니다.그제 빗길에 물이 많은 곳을 지나다녀서 그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하지만 까닭을 알 수 없는 불이 들어와서 걱정이 되었습니다.밤새 움직이지 못할 만큼 되는 것은 아닐까 마음을 졸였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배곳(학교)에 가자마자 하루 할 일을 챙겨 놓고 아침 모임을 한 뒤에 수레를 손보러 갔습니다.까닭을 찾아 고치는 데 오랜 때새(시간)가 걸리면 두고 오려고 마음을 먹고 갔는데 생각 밖으로 얼른 끝이 났습니다.그 불은 바퀴에 바람이 빠져 나가서 그런 것이라 하면서 바람을 꽉 채운 뒤에 가면 된다고 하더군요.구멍이 난 것도 아닌데 왜 갑자기 그랬는지 모르지만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나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모래톱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 뒤낮(금요일 오후) 들말마을배곳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제가 쓴 '토박이말 맛보기1' 책을 읽어 주고 책에는 나오지 않은 뒷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보기 말고 제가 나날살이에서 쓸 수 있는 보기들을 알려준 뒤에 짧은 글을 지어보라고 했더니 알맞은 글을 잘 짓더라구요. 그렇게 두 낱말을 가지고 한 다음 토.끼(토박이말 수수께끼)를 했습니다. 제가 낸 것을 맞힌 사람이 또 내면서 놀았는데 마친 뒤에 아이들이 재미있었다고 해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책이 더 많은 아이들 곁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엿날(토요일)에는 안친 일을 하려고 배곳에 갔습니다. 헌 신장을 가지러 온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일을 하고 있었고 손공 겨루기(핸드볼 경기)에 나갔던 아이들이 좋은 열매를 거두고 돌아와서 함께 기뻐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기분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으로 토박이말 놀배움과 어떻게 이어가면 좋을 것인지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앞으로 서로 힘과 슬기를 모은다면 좋은 수가 나오지 싶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매지구름'은 요즘 같이 비가 잦은 날씨에는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집으로 갈 때만 해도 일을 얼른 끝내고 일찍 쉬어야지 생각합니다. 하지만 들어가서 일을 하다보면 날이 바뀌기 앞에 잠자리에 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를 손보고 난 뒤 하림(약)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 몸이 더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도 참일입니다. 얼굴에 붓기는 좀 빠졌다고 하지만 그쪽으로 씹지는 못하니 먹는 것도 마음껏 먹을 수가 없어 좀 아쉽습니다. 어제 앞낮(오전)에는 닷배해(5학년) 아이들의 배움을 도왔습니다. 만나는 날부터 공책 갈무리의 종요로움을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공책 갈무리를 끝낸 아이들에게 더하기를 주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 저마다 걸음에 맞춰 힘이 닿는 대로 할 수 있는 만큼 하다 보면 잘하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낮밥을 먹고 뒤낮(오후)에는 배곳안 토박이말바라기 갈침이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가을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아보고 찾기 놀이도 했습니다. 옛날 배움책을 보며 쉽게 쓴 낱말과 월을 그대로 살려 쉬운 배움책을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에는 노랫말이 가락글(시)처럼 예쁜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그제 저녁에 볼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다가 바람이 서늘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집에 들어와 할 일을 하고 자리에 누웠는데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이 더 서늘하게 느껴져서 닫았습니다. 덮다고 바람틀(선풍기)을 틀어 놓고 자서 고뿔에 걸렸다는 사람도 있으니 다들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어제는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하는 날이라 좀 더 일찍 나갔어야 했는데 짐을 두고 나와서 왔다갔다 하다보니 여느 때보다 늦어서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그래도 오늘 할 일(일과)을 미리 챙겨 놓고 가서 좀 나았습니다. 지난해 알려드렸던 밤과 아랑곳한 토박이말 몇 가지를 되새겨보고 옛날 배움책에서 '과식'을 쉽게 풀어 놓은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리고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로 '자리끼'를 알려드렸습니다. 낮밥(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거제 양정초로 가서 토박이말 연구회 선생님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이야기에 앞서 토박이말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또 왜 토박이말을 해야 하는지를 똑똑하게 알고 싶다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도 거기에 맞춰 했습니다. 그렇게 재미는 없는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셔서 짜장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토박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1처음 임금,더불어,으뜸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17, 1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7쪽에 있는 땅그림(지도)을 보니 요즘 배움책과 다른 것이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먼저 요즘 배움책에서 세 나라 때(삼국시대)를 풀이하면서 쓴 땅이름(지명)과 다른 게 있습니다.많이 보는 백과사전에는‘한성’또는‘한성(서울)’이라고 하고,요즘 배움책에서는‘위례성(서울)’이라고 하는데 옛날 배움책에서는 그냥‘서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요즘 배움책에서는 세 나라 때(삼국시대)를 풀이할 때‘가야’를 넣어서 풀이를 하고 있는데 옛날 배움책에서는‘가야’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그 까닭이 참으로 궁금합니다. 18쪽 첫째 줄과 둘째 걸쳐‘처음 임금’이라는 말이 나옵니다.앞서 고구려를 풀이할 때는‘시조’라는 말을 썼는데 여기서‘처음 임금’이라는 말을 쓴 것이 더 반가웠습니다.하지만 한결같이‘처음 임금’이라는 말을 썼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넷째 줄에 나오는‘더불어’라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나흘을 이어서 쉬고 가서 그런지 몸은 한결 가벼웠습니다. 아침부터 할 일도 많았습니다. 해도 이렇다 할 보람은 없는 일이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그런 일들이었지요. 토박이말 맛보기 글을 쓰다가 갈무리를 하지 않고 올리기를 했다가 다 날리고 다시 쓰는 바람에 때새를 많이 버렸습니다.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린 글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다시 쓰는 수 말고는 없었습니다. 낮밥(점심)을 먹고 한숨 돌리는 동안 누나들한테 말틀(전화)을 걸어 한가위를 잘 쇴는지 물었습니다. 다들 잘 쇠었다고 하고 함께 나들이를 다녀와서 즐거웠다는 말을 들으니 저도 기뻤습니다. 좋은 날을 쇠면서도 얼굴을 못 봐서 서운하지만 가까이 있는 언니와 아우끼리 띠앗 좋게 잘 지내고 있다는 기별이 저를 기운 나게 했습니다. 일꾼모임까지 있는 날이었는데 바쁘게 하루를 보내느라 하마터면 이를 손보기로 한 날이라는 것을 깜빡할 뻔했습니다. 생각이 나서 알고 일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갔습니다. 가자마자 약을 먹고 바로 잇몸을 가르고 새로 심을 이 뿌리 구실을 할 받침을 안에 넣었습니다. 아픔을 느끼지 못하게 해 놓았지만 소리와 힘이 들려 견디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뼈가 얇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한가위는 잘 쇠셨는지요? 저는 잘 쇠었습니다. 여기저기 다니고 쉬느라 나흘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삿날(수요일) 밤에는 저자에 가서 여러 가지를 사느라 많은 때새를 보냈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따라가서 짐꾼 노릇을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와서 셈을 하는 데도 오랜 때새가 걸렸습니다. 잇쉼(연휴) 첫날은 먹거리를 챙겨 시골집에 들어가서 저마다 챙겨온 먹거리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족발에 새우까지 맛있는 게 많았는데 작은언내(형수)님이 몸이 좋지 않으셔서 함께 먹지 못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슥할 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늦게 잠을 자서 한가윗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가 어려웠습니다. 한가윗날 아침에 일찍부터 서둘러서 그런지 차례를 모시고 아침밥을 먹고 나서도 여느 날 일어날 때와 비슷했습니다. 어머니 메에 가서 절을 올리고 와서는 모자란 잠을 채웠습니다. 낮밥(점심)을 먹고 설거지를 끝낸 뒤에 서로 챙겨온 손씻이(선물)을 주고받았습니다. 저녁에 가시집(처가)에 모여 밥을 먹은 뒤 이야기를 하다가 낚시를 가기로 했습니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물때를 맞춰 길을 나섰습니다. 여러 해 앞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0-거칠다 뻗어나다 쓸어버리다 도로 찾다 떨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15, 1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5쪽 첫째 줄에 있는‘여러 나라 틈에 끼어 오다가’와 둘째 줄에 나오는‘마침내 큰 나라가 되어’가 쉬운 말로 풀어 쓴 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그 가운데에서도‘큰 나라’는 한자말‘대국’을 풀어쓴 말이라는 것은 따로 말씀을 드리지 않아도 알 거라 믿습니다. 셋째 줄에 나오는‘이루게 되었다’와 여섯째 줄에 있는‘한 나라를 이루었다’는‘형성하였다’는 말을 쉽게 풀이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그리고 제 눈에 띄는 것은‘한 나라를 이루었다’는 말 뒤에 나온 숫자‘2298’입니다.고구려라는 나라를 세운 때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요즘 책에서는 예수가 태어나기 앞37해(기원전37년)으로 나타내는데 이렇게 단기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덟째 줄에 나오는‘활을 잘 쏘았다’는 말을 하면서도‘주몽’이라는 말을 하지 않은 까닭이 궁금했습니다.참일 부여,고구려 사람들은‘활 잘 쏘는 사람’을 가리켜‘추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이런저런 생각이 많아 잠자리에 들어서도 얼른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늘 마음 한쪽에 품고 있던 일을 이제는 내려 놓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냥 제가 가고 있는 길에 더욱 마음을 써야겠습니다. 뒤낮(오후)에 해야 할 일거리를 챙겼습니다.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때 움직그림을 거제 계룡초 박진용, 이태호 갈침이님이 맡아 주기로 해 주셨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있었던 일꾼 모임에서 여러 가지 일거리를 챙겼는데 잔치를 열기로 한 곳에서 자리를 빌려 줄 수 없다는 기별을 받아서 날을 바꾸거나 곳을 바꿔야 되는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모임에 오신 이춘희, 이진희, 이정희, 이영선 모람님께서 서로 일을 맡아해 주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마웠고 기운이 났습니다. 해야 할 일들은 쌓여 있는데 일손이 늘 모자랍니다. 그래서 일을 도와 줄 사람을 찾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지만 늘 곁에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손을 내밀게 됩니다.이야기 나눈 것들을 하나씩 챙겨야겠습니다.^^ 오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지난 닷날(금요일) 또 반가운 기별을 받았습니다. 산청 간디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놀배움을 맛보여 주고 싶다고 기별을 주셨습니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보낸 뒤에 두 셈(번) 만나기로 했습니다. 간디학교 아이들에게 토박이말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이혜숙 갈침이님 고맙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에는 갈무리해야 할 이런저런 생각들도 있고 몇 군데 보낼 일거리도 있어서 배곳에 나갔습니다. 저 말고도 나와서 일을 하는 분이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한바람이 지나간 뒤 떨어진 나뭇가지와 나뭇잎들이 어질러져 있었지만 다른 일은 없다는 배곳지기(당직주무관)님의 말씀을 들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목숨을 잃은 분도 계시고 여러 가지 녀름(농작물)들이 쓰러지거나 떨어져 많은 슬픔과 아픔을 겪으시는 분들이 많으시다는 기별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목숨을 잃으신 분들이 부디 좋은 곳에서 고이 쉬시길 비손 드리고 아픔을 겪으시는 분들의 아픔이 얼른 가시길 빌어 드렸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도린곁'은 '사람이 잘 가지 않는 외진 곳'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구석진 곳', '한산한 곳', '한갓진 곳'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