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단종실록》 4권, 단종 즉위년(1452년) 11월 28일 기록에 보면 “춘추관에서 《고려사》를 인쇄할 것을 청하니 그대로 따르다.”란 내용이 보입니다. 《고려사》는 조선전기 문신 김종서ㆍ정인지ㆍ이선제 등이 세종의 명으로 고려시대 전반에 관한 내용을 정리하여 문종 원년에 펴낸 기전체의 역사서지요. 여기서 기전체란 역사적 인물의 전기를 중심으로 기술하는 체제를 말합니다. 태조에서 공양왕까지 32명 임금의 연대기인 세가 46권, 천문지에서 형법지까지 10조목의 지 39권, 연표 2권, 1,008명의 열전 50권, 목록 2권을 합해 모두 139권 75책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고려사》를 펴낸 목적은 조선이 고려의 역사를 정리함으로써 새 왕조의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했으며, 고려 말기의 부패와 멸망의 필연성을 강조하는 관점이 반영되었지만, 사료 선택의 엄정성과 객관적 서술 태도는 유지되었습니다. 특히 그 편찬 체재가 기전체였으므로 반복되는 기사도 모두 실을 수 있었으며, 그 당시에 구할 수 있는 자료를 빠뜨리지 않고 거의 모두 수록했는데 인물 평가에도 객관적인 서술로 고쳐서 썼으며, 한 개인에 대한 칭찬과 비판의 자료가 있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물때지식」을 국가무형유산 새 종목으로 지정 예고한다. 「물때지식」은 밀물과 썰물로 발생하는 바닷물의 주기적인 변화를 인식하는 전통적 지식체계로, 지구에 대한 해와 달의 인력 때문에 발생하는 조수간만(潮水干滿)에 따라 변화하는 조류의 일정한 주기를 역법(曆法)화 한 것이 대표적이다. 물때의 지식체계는 자연환경을 관찰하고 경험하며 축적한 전통 지식과 지구와 달의 관계를 역법으로 표현하는 천문 지식이 결합한 것으로, 어민들의 생계수단인 어업활동뿐 아니라 염전과 간척, 노두(路頭)* 이용, 뱃고사* 등 해안 지역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지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노두: 섬과 섬 사이 갯벌에 돌을 깔아 두 지역을 연결하는 일종의 다리 * 뱃고사: 바다에서 배를 부리는 사람이 항해의 안전과 풍어를 빌며 지내는 제사 하루 단위의 밀물과 썰물에 관한 내용은 《고려사》에 등장하고, 보름 주기의 물때 명칭이 《태종실록》에 기록되어 있어, 조선시대 이전부터 15일 주기의 물때 순환체계를 인식하여 이용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조선 후기에는 강경포구의 조석 현상을 바위에 새겨 기록하거나, 실학자인 신경준이 「조석일삭진퇴성쇠지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직무대리 황성운)은 우리 전통음악의 기억을 기록으로 담은 《국립국악원 구술총서 의 스물여덟 번째 도서인 국가무형유산 종묘제례악 명예보유자 이상룡 명인 편》을 펴냈다. 국립국악원 발간 구술총서는 국악 원로와 명인들의 생애와 전승 경험을 직접 기록해 우리 음악의 흐름과 역사적 값어치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자 2009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올해 펴낸 제28집은 지난 국악원 구술총서에 담지 못했던 대금분야 인물을 뽑고 대금정악과 종묘제례악 전승과 교육사를 담았다. 이상룡 명인은 1956년 국악사양성소 제2기생으로 입소해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수학하고 1969년부터 40여 년 동안 국악사양성소와 국립국악고등학교, 단국대학교에서 국악 교육에 헌신한 국악 교육자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에는 홍조근정훈장과 2015년에는 KBS 국악대상 국악 교육자상을 받았다. 면담과 채록 연구는 용인대학교 정소희 교수가 맡았다. 발간 도서에는 이상룡 선생의 유년 시절 국악 입문 계기, 국악사양성소에서의 학창시절, 국악 교육자로서의 교육철학, 대금정악과 종묘제례악 전승ㆍ보존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는 특별히 국악방송과 협업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한국사진작가협회(이사장 유수찬)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사진예술 전시인 ‘제10회 대한민국사진축전(2025 PASK KOREA PHOTO FESTA)’을 연다. 이번 축제는 2025 시각예술분야 전시지원사업 선정 사업으로, 서울특별시가 지원하는 주요 전시로 운영된다. 서울 시민을 포함한 모든 관람객이 사진예술을 보다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ㆍ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열 번째인 이번 전시는 ‘사진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습니다’라는 협회의 구호 아래 사진예술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경험될 수 있는 열린 예술을 지향한다. 전시는 오는 12월 4일(목)부터 7일(일)까지 양재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리며, 관람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다. 개막식은 12월 4일 낮 3시에 진행된다. ‘제10회 대한민국사진축전’의 관람은 사진예술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로 전면 무료로 운영되며, 현장에서는 방문객을 위한 슬기말틀 사진 무료 인화 서비스와 사진작가와의 촬영 잔치가 마련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사진을 매개로 소통하고 즐기는 축제의 마당이 펼쳐질 예정이다. ◇ 행사 주요 프로그램 · 특별전Ⅰ - 고 이경모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도산 안창호(1878~1938)가 1913년 창립해 독립운동에 뿌리를 둔 흥사단(이사장 직무대행 박철성)은 도산의 생애ㆍ사상ㆍ업적을 직접 자료로 총망라한 5권짜리 자료집 ‘대한민국 국부 도산 안창호 전서’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번 전서는 도산의 말과 글,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시기 활동을 기록한 ‘임정일지’, 가족과 동지들에게 보낸 편지, 연보와 사진을 한 세트로 묶어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현대판 집대성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흥사단은 발간사에서 도산 관련 직접 자료들을 모두 모아 5책에 담고, 그 결과 일반 시민을 위한 도산 자료의 현대판 집대성이 이루어졌다고 밝히며, 도산을 ‘우리 사회가 오래도록 기억해 온 큰 스승’으로 표현했다. 또한 도산이 일찍이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공화국 건설을 선도했고, 신민회와 대한민국임시정부 등 공화국 대한민국의 정신적ㆍ법률적 토대를 키워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전서의 강점은 ‘발굴’과 ‘가독성’이다. 1ㆍ2권 ‘도산 안창호의 말씀(상ㆍ하)’에는 연설ㆍ담화ㆍ구술 등 도산의 사상이 담긴 말과 글이 체계적으로 수록돼 있으며, 전서발간특별위원회의 위원(위원장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11월 27일)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하늘극장에서 기획공연 마당놀이 <홍길동이 온다> 시연회를 열었다. 11월 28일(금)부터 2026년 1월 31일(토)까지 공연하기 앞서서 언론에 미리 선보인 것이다. 국립극장 마당놀이는 2014년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춘향이 온다>(2015), <놀보가 온다>(2016), <춘풍이 온다>(2018~2020), 10돌 기념작 <마당놀이 모듬전>(2024)에 이르기까지 누적 관객 23만여 명을 기록한 국립극장의 대표 흥행 공연이다. <홍길동이 온다>는 조선시대 대표 영웅 서사인 《홍길동전》을 마당놀이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 겪었던 불합리한 세상을 청년실업ㆍ사회적 단절ㆍ불평등은 물론 잘못된 정치적 현실 등 오늘날의 현실 문제들과 교차시켜 풀어내며,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웃음과 흥 속에서 정의와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이 작품은 마당놀이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를 오늘의 관객에게 나눠주었다. 과거 ‘마당놀이 홍길동’에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번에 법원공무원노조가 실시한 전국 법원장 다면평가에서 대법원장이 최저점을 받았다지요? 설문에 참여한 법원직원 평균 10명 가운데 약 8명이 대법원장의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하였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보고 법원공무원들이 색안경을 끼고 대법원장에 대해 부당한 평가를 하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법원장이 이재명 후보(판결 당시)에 대해 전무후무한 초고속 판결을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비정상적인 판결이었습니다. 그리고 불법 비상계엄으로 헌정질서가 파괴될 위기까지 간 것에 대해, 또 전례 없는 폭도들의 서부지법에 난동, 파괴에 대해 그냥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사법부의 수장으로서 이런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고, 뭐에 대해 말한단 말입니까? 그 바람에 행정기관 신뢰 평가에서 항상 상위에 있던 법원이 검찰 다음으로 최하위에 내려앉게 된 것도 대법원장으로서는 깊은 책임을 느껴야 할 것입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법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더라도 대법원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전 제가 평판사 시절 때의 사건이 떠오릅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오지 않아 바싹 메마른 활개마당(운동장)이나 넓은 들판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칠 때가 있습니다. 그때 땅에 얌전이 누워 있던 흙먼지들이 바람의 손에 이끌려 하늘로 무섭게 치솟아 오르는 모습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마치 땅이 하늘을 향해 내뿜는 거친 입김 같기도 하고, 흙으로 빚은 거대한 구름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한 바람빛(풍경).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땅의 기운이 하늘로 솟구친 모습, '흙구름'입니다. '흙구름'은 이름 그대로 '흙'이 모여 '구름'처럼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구름이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이 구름은 땅에서 올라온 아주 작은 흙 알갱이들로 이루어져 있지요.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아주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구름처럼 높이 떠오른 흙먼지의 흐름.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흙구름'은 그저 바닥에 깔린 먼지가 아니라, '구름처럼 높이' 떠올라야 하고,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타고 움직이는 '흐름'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서 만난 '먼지구름'이 뽀얗게 일어나는 흙먼지의 뭉게뭉게 피어나는 '모양'에 마음을 둔 말이라면, '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에 있는 「예천 삼강나루 주막」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예천 삼강나루 주막」은 낙동강(洛東江), 금천(錦川), 내성천(乃城川)이 합수되는 곳에 있는 나루터를 배경으로 1900년경부터 2005년까지 100년 이상 주막으로 운영되어 온 역사적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갑술년(1934년) 대홍수에도 소실되지 않고 큰 변형 없이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의 초가집이다. 주막의 주인이 거처하는 주모방과 접객을 위한 독립된 방이 각 1칸씩이고, 뒤쪽으로 부엌 1칸과 마루 1칸을 둔 전(田) 자형 평면으로, 연결동선을 최소화하여 접객의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인 공간구성을 이룬다. 또한, 아궁이가 부엌 내 부뚜막에서 각 방으로 따로 연결된 형태의 독립된 구들난방 형식을 갖고 있다. 주모방에서 출입할 수 있는 부엌 위쪽 다락에는 홍수나 화재의 화를 면하고 주막의 무탈을 기원하는 성주단지가 있어 가신신앙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엌 내부 흙벽에는 외상 처리 표시를 위해 그은 작대기선 원형이 잘 남아있는데, 이는 주막 유산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매우 희소성 있는 자료다. *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12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인동 소재 이상의집에서 예비문화유산 첫 선정을 기리고, 그 안에 담긴 국민의 이상과 열망을 조명하는 사진전 「우리가 꿈꾼, 그 이상」을 연다. * 기간/장소: 12.1(월)~12.15.(월), 아침 10시~저녁 6시 / 이상의집(문화유산국민신탁 보전자산) 이번 사진전은 ‘염원’, ‘화합’, ‘겨레’, ‘평화’, ‘무소유’, ‘헌신’, ‘번영’, ‘정의’, ‘도전’, ‘개척’ 등 10개의 주제 아래, ▲ 국민에게 안긴 첫 노벨평화상인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 ▲ 국민을 일깨운 어른의 삶과 철학이 담긴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등 모두 10건의 예비문화유산을 고해상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상영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국민 누구나 쉽고 흥미롭게 예비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 첫 선정 예비문화유산(10건):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 이한열 최루탄 피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