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그림이 건네는 소소한 이야기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그림은 시대를 보여준다. 그림이 담아낸 그 시대의 모습을 보면, 당시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귀히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당대의 미감과 창의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옛 그림들을 보노라면, 오랜 세월을 뒤로하고 그것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퍽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탁현규가 쓴 이 책, 《그림소담》은 월간 <디자인>과 <행복이 가득한 집>에 연재한 그림 가운데 간송미술관 소장품만 가려 뽑아 편집한 것이다. 옛 그림들을 선인들이 그림 소재로 즐겨 사용하였던 일곱 가지 주제인 ‘봄바람’, ‘푸른 솔’, ‘풍류’ 등에 따라 분류해 은은한 감성을 더했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문화유산을 보유한 사립 박물관이다. 그 소장품만으로 한국 미술사를 쓸 수 있을 만큼 으뜸 수준의 유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간송 선생은 한국문화가 짓밟히던 참담한 시기에 전 재산 십만 석을 우리 미술품을 지키는 데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렇게 작품을 지켜낸 덕분에 ‘진경 시대’라는 우리 미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이 탄생할 수 있었다. 1966년 한국민족미술연구소가 세워지면서 합류한 스물여섯살의 신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