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작은 화랑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동대문 밖 주택가에 작은 갤러리가 있는데 가보실래요?" 회사 후배의 권유에 조금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더니 이번에는 거기는 서양화가가 살던 집인데 가보시면 아는 분이 있을 것이란다. 그래, 그렇다면 한 번 가보지. 이렇게 해서 발길을 들여놓게 된 것이 숭인동 골목이다. 숭인동 주민센터가 있는 골목길을 들어서니 좁은 골목을 낀 집 벽에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과 토끼, 거북 등이 함께 노는 그림이다. "이거 생전에 그 미술가가 재능기부로 그려주신 것입니다" 그러고는 비탈에 있는 3층 건물의 입구로 끌고 간다. 거기에 작은 간판이 있다. "욘보 스페이스" 욘보? 못 듣던 말인데 뭐지? 그랬더니 이 집이 김용기라는 화가가 사시던 곳이고, 그 화가가 어릴 때 일본에서 자라면서 일본 사람들이 용을 발음을 잘 못해 '욘기'라고 하니까 그 모친께서 욘보라고 아들에게 붙여준 애칭이란다. 말하자면 어머니한테는 영원한 아기인 그 아들의 뿌리가 살아있는 이름인데, 욘보 스페이스, 곧 욘보가 있던 공간이란 뜻이고, 그것이 이 골목에 있는 갤러리 겸 카페의 이름이 된 것이다. 정문을 들어서니 집안 곳곳이 온통 그림 천지다. 파란 바닷물의 항구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3-07-26 1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