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느낌과 생각과 뜻이라는 마음의 속살들은 몸에서 말미암지만, 마음 안에는 몸에서 말미암지 않는 속살이 있다. ‘얼’이 바로 그것이다. 얼은 몸에서 말미암지 않으므로, 사람은 스스로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얼’이라는 낱말이 있다는 것은, 우리 겨레가 그것의 있음을 알고 살아왔다는 말이다. 몸으로는 느낄 수도,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과 마음으로는 그것이 있는 줄을 알았다는 말은 서로 어긋난다. 그러나 이런 어긋남이야말로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신비가 아닌가 싶다. ‘얼’이라는 낱말의 쓰임새를 살피면 그것이 마음의 참된 속살이라는 것을 알 만하다. ‘얼간이’, ‘얼뜨기’, ‘얼빙이’, ‘얼빠졌다’ 이런 낱말의 쓰임새가 바로 ‘얼’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얼간이’는 [얼+간+이]로 쪼갤 수 있는 낱말로, ‘얼이 가 버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이 어딘가 나들이를 가 버리거나 아예 제자리를 비워 두고 나가 버린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뜨기’는 [얼+뜨+기]로 쪼갤 수 있는 낱말로, ‘얼이 하늘 높이 뜬 사람’이라는 뜻이다. 얼이 몸 바깥 허공으로 떠 버려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우리는 사람에서 몸을 빼고 남는 것이 마음이라고 하지만, 사람의 값어치를 매길 적에는 몸보다 마음을 훨씬 무겁게 여긴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인지, 국어사전들의 풀이를 살펴보자. 1) ① 생각, 의식 또는 정신. ② 감정이나 기분. ③ 의지나 결심. ④ 관심이나 의향. 2) 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 ②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감정이나 의지, 생각 따위를 느끼거나 일으키는 작용이나 태도. ③ 사람의 생각, 감정, 기억 따위가 생기거나 자리 잡는 공간이나 위치. ④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하여 가지는 관심. ⑤ 사람이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심리나 심성의 바탕. ⑥ 이성이나 타인에 대한 사랑이나 호의()의 감정. ⑦ 사람이 어떤 일을 생각하는 힘. 3) ① 사람의 정신적이며 심리적인 움직임. 그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는 속생각. ② 기분이나 심정. ③ (어질다. 착하다, 모질다. 약하다. 굳세 다 등과 함께 쓰이어 '사람의 성품이나 심사'를 나타낸다. ④ (다지다. 먹다 등과 함께 쓰이어) '각오, 결의, 의향' 등을 나타낸다. 1) 은 속살이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고 뜻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