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의 밤을 보며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천 년 신라. 신라의 서울인 사라벌 경주는 어릴 때부터 수학여행 혹은 나중에 기자로서 일할 때 여러 번 들렸기에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가족과 다시 경주를 찾았을 때 나보다 세상을 더 많이 보는 일행들이 밤 야경을 보아야 한다고 해 따라나섰다. 밤의 서라벌을 보여주는 곳은 예전 안압지 임해전으로 배운, 윌성 옆 인공연못이다. 토요일 밤 관람객들로 인신인해다. 어두운 분위기, 대부분이 젊은 쌍쌍. 혹은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을 헤치고 따라간 그곳. 동궁과 월지란 이름으로 천지개벽해 있는 곳이다. 우리 눈은 황홀해졌다. 안압지와 임해전으로 내려오던 이 일대는 1974년부터 3년 동안 발굴조사를 통해 임해전의 궁전 터와 5개의 누각 건물터가 드러났고 그 옆의 월지(月池) 유구도 드러났다. 그 누각들이 복원돼 윌지 주변에 거대한 수변궁전이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이제야 밤에 같이 보는 것이다 물 위에 비치는 건너편 수목들. 그 가운데 하나에는 백로들이 날개를 틀고 있는 듯 반짝인다. 조명이 바뀌면서 물의 정원들이 영상 쇼를 공연한다.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마지막 음악이 물 위로 들리는 듯 말로 표현 못 하는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4-11-06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