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압록ㆍ두만ㆍ송화강 동이족의 해맑은 혈맥처럼 (달) 백두로부터 동서로 북으로 (돌) 은하수처럼 반짝이며 흘러 (빛) 상서로운 기운 날개를 펴네 (초) ... 24.11.16. 불한시사 합작시 백두산(白頭山)은 동북아시아의 거대한 수계(水系)를 이루는 발원지로서, 이 산에서 비롯된 물길은 곧 민족의 이동과 국가의 흥망, 문명의 경계를 함께 형성해 왔다. 백두에서 갈라져 흐른 세 강은 방향을 달리하며 각기 다른 역사적 공간을 열었는데, 동쪽으로는 두만강(豆滿江/圖們江), 서쪽으로는 압록강(鴨綠江), 북쪽으로는 송화강(松花江)이 되어 광대한 만주를 적시고 아무르강(黑龍江)과 합해져 오호츠크해로 들어간다. 압록강과 송화강은 천지(天池)에서 발원하여 장대한 물줄기를 이루고, 두만강은 백두산 북쪽 기슭에서 시작해 동해로 향한다. 이 세 강은 단순한 자연 지형을 넘어 고조선ㆍ부여ㆍ고구려ㆍ발해로 이어지는 북방 고대국가들의 생활권과 방어선, 교역로의 축을 형성했다. 특히 황해로 흐르는 압록강은 대륙과 한반도를 잇는 고구려의 관문이었고, 두만강은 발해와 여진 세계가 만나는 동북 변경의 숨결을 간직한 강이다. 송화강은 북방 초원과 삼림의 문명을 연결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압록강 가을 가을비 오네 강 건너 북녘땅 (달) 헐벗은 산하 돌아갈 길 먼데 (돌) 강 안개 강버들 기러기 날고 (빛) 찬 비 너머 북녘 더 쓸쓸하네 (심) ... 24.11.10. 불한산방합작시 지난해 가을 이맘때였다. 불한시사 시벗들과 고구려의 옛 땅을 따라 며칠을 걷던 여정이었다. 국내성과 환도성이 있는 집안(輯安) 지역을 거닐며, 이 강산에 켜켜이 스며든 역사의 숨결을 함께 되새겼다. 그때 주고받던 합작시(合作詩) 가운데 하나가 오늘의 시로 남았다. 날마다 아침 압록강가를 걸으며 북한 땅을 바라보던 그 순간, 그 심정을 한민족이라면 어찌 짐작하지 못하겠는가. 말로 다할 수 없는 괴로움, 오직 침묵으로 삼켜야 했던 아픔이었다. 몇 겹의 철조망 넘어, 푸른 강물을 건너다보이는 민둥산의 연봉들, 초라한 마을들과 그 아래로 자리 잡은 초소와 병영들, 그 모든 풍경이 침묵으로만 응답하였다. 그날의 강바람과 낙엽, 희미하게 내리던 눈발과 흩뿌리던 빗줄기 사이로 우리는 무언의 소원을 되뇌었다. 언제쯤이면 이 강과 저 산을 마음껏 건너고 가로질러 달릴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고구려의 광대한 고토와 산야를 우리의 품 안에서 다시 안아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