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수레 가운데 젖어 있는 수레가 있는 걸로 봐서 다른 곳에서 비를 맞고 온 것 같았습니다. 온 나라에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곳에 따라 많이 오는 곳도 있을 거라고 하지만 아무 어려움 주지 않고 잘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발긋'입니다. '해뜩발긋' 이 말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듯 한데, 처음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고 또 어떤 뜻일 것 같으신지요? '뭐 이런 말도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얼른 뜻을 어림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제 알려드린 '해뜩'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시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뜩'이 가진 세 가지 뜻 가운데 '흰 빛깔이 다른 빛깔 사이에 섞여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이와 이어지는 말이 바로 '해뜩발긋'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조금 하얗고 발그스름한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빛깔이 조금 희고 발그스름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마음에 드는데 여러분은 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은 하늘이 많이 낮습니다. 구름으로 덮힌 하늘에서 곧 비가 떨어질듯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위도 한결 누그러져 일터까지 오는 동안 땀을 흘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입니다. 어제 알려드린 '해득해득'의 '해득'과 이어지는 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으신지요? 하지만 '해득해득'할 때 '해득'하고는 아주 다른 뜻을 가진 말이랍니다. 닿소리 하나를 더했을 뿐인데 어쩜 이렇게 뜻이 달라질까 싶기도 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 말이 두 가지 뜻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갑자기 몸을 뒤로 잦히며 자빠지는 모양'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얼음, 물, 또는 뭔가 미끄러운 것을 밟아 뒤로 자빠질 때 쓸 수 있습니다. 보기를 들면 "바닥에 있던 물을 밟아 미끄러지며 해뜩 자빠졌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얼굴을 돌리며 살짝 돌아보는 모양'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앞서 가던 사람이 얼굴을 돌려 돌아볼 때 쓸 수 있습니다. "앞서가던 동무가 해뜩 돌아서더니 얼른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처럼 쓸 수 있겠습니다. 이 말보다 큰 말이 '희뜩'인데 아마 입말로 '희뜩'을 더 많이 쓰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에는 여우비를 봤습니다. 곳에 따라 옅은 구름이 띄엄띄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매지구름이 지나면서 비를 살짝 뿌리기도 했습니다. 배곳에 와 보니 다른 곳보다 구름이 많고 바람과 함께 비가 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득해득'입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거나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한글 미해득' 할 때 그 '해득'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 '해득'하고는 아주 사이가 먼 말이랍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자꾸 가볍고 경망스럽게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뜻풀이를 보고 이렇게 뜻이 겹치는 뜻풀이부터 좀 바로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경망스럽다'가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이 없는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래서 '경망스럽다'는 말을 빼고 '자꾸 가볍게 조심성 없이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망스럽다'는 말을 넣지 않은 뜻풀이도 괜찮지 않으십니까? 또 이런 뜻풀이만 놓고 보면 이 말을 쓸 일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간밤에 그렇게 내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갠 파란 하늘이 더 맑게 느껴집니다. 바짝 말랐던 땅을 넉넉하게 적시고도 남을 만큼 내렸지만 한 이틀은 내릴 수도 있다는 날씨 알림과 달라서 좀 서운하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밖에서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뜨거운 햇볕이 더 반갑지 않을 것 같아 구름이라도 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넘이'입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해넘이'는 '해가 막 넘어가는 때. 또는 그런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고 많은 분들이 많이 쓰시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말과 맞서는 말인 '해돋이'도 잘 알고 잘 쓰시는 말일 것입니다. 뜻을 풀이하고 있는 말에도 나오지만 '해넘이'라는 말은 '해가 넘거 가는 때'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고 해가 막 넘어 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 뜻이 있는데 나날살이에서는 "해넘이를 보았다."처럼 '해가 막 넘어가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더 많이 쓰는 것 같긴 합니다. "우리 0시에 만나자"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해가 막 넘어 가는 때'라는 뜻을 살려서 "우리 해넘이 무렵 만나자."라고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해껏 바람이 불었으면 했던 제 바람이 이루어졌습니다. 밤에는 바람을 맞으며 걷기가 힘들 만큼 세게 불었고 오늘 아침에도 한들한들 나뭇가지가 흔들거릴 만큼 여리게 불다가 가끔은 나무가 흔들릴 만큼 세게 불고 있어서 한결 시원해서 좋습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나다'입니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쓰시는 '해내다'를 잘못 쓴 말이 아니랍니다. 아주 쉽게 생각하면 이 말의 뜻을 바로 어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해나다'는 말보다는 '해가 나다'꼴로 많이 쓰기 때문에 '해나다'는 말이 낯설게 느끼시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날씨가 흐리지 아니하고 개다'는 뜻도 있고 '해가 구름 속에서 나와 볕이 나다'의 뜻도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해가 나다'는 말과 바로 이어지는 것은 둘째 뜻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요즘 날씨가 오란비(장마)철 답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하고 또 들으실 겁니다. 오란비(장마)철에는 해난 날이 많지 않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이렇게 해난 날도 다음 이레(주)가 되면 좀 달라질 거라고 합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더 세게 불어서 햇볕도 덜 뜨겁다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하늘에는 구름 하나 없어서 아침 해라고는 하지만 뜨겁지는 않은데 말입니다. 이렇게 해껏 바람이 불어 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끔하다'입니다. 이 말을 듣거나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에서는 많이 볼 수 있는 말이고 나날살이에서도 더러 쓰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보신 분들이 계시지 싶습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조금 하얗고 깨끗하다'라고 풀이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서는 '(사물이나 그 빛이)곱고 조금 희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풀이를 보더라도 '해끔하다'는 우리가 흔히 쓰는 '희다', '하얗다'라는 말과는 말맛과 속살이 다른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우리말이 다른 나라 말과 다른 것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희다', '하얗다'라는 말이 있어 그냥 '희다', '하얗다'라고 해도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해끔하다'라거나 이보다 더 느낌이 큰 말인 '희끔하다' 라는 말로 그 맛과 느낌을 달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말집(사전)에 있는 보기월을 보겠습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날마다 걸어 오는 길에서 어제까지 못 본 봉숭아꽃을 보았습니다. 어제도 피어서 그 자리에 있었지만 제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제 눈에 들어왔다고 해야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같은 자리에 씨앗이 떨어져 싹을 틔워 자라서 꽃을 피울 때까지 제 눈에 띄지 않다가 비로소 눈에 띈 것은 예쁜 꽃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것은 하얗고 또 어떤 것은 붉은 빛깔을 입고 있었지요. 제가 하고 있는 토박이말 살리는 일도 곧 꽃을 피워 많은 분들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애를 써야겠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껏'입니다. 둘레 사람한테 '해껏'이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으니 처음 듣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뜻 같으냐고 물었더니 뭔지 모르지만 가벼운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는 고장 사투리로 '가볍다'를 '해껍다'라고 하는데 '해껍다'는 말이 떠올라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늘에 떠 있는 '해'와 아랑곳한 말이라고 했더니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오늘 하루 종일 일만 했어." "너 하루 종일 그것 밖에 못 했어?" 우리가 살면서 '하루 종일'이라는 말을 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구름이 해를 조금 가리고 바람까지 부니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드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덜 뜨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걷이바람'입니다. 먼저 이 말을 보시고 이 말이 무슨 뜻일 것 같으세요? 제가 볼 때 이 글을 보시는 분들 가운데 이 말을 처음 보신 분들도 말의 뜻을 어림하실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말의 짜임이 '해'+'걷이'+'바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바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은 바로 알 수 있고 앞에 있는 '해+걷이'에서 '걷이'가 '널거나 깐 것을 다른 곳으로 치우거나 한곳에 두다'는 뜻을 가진 '걷다'에서 온 말이라는 것을 안다면 '아침부터 떠 있던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어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해 질 녘에 부는 바람'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이런 풀이와 어림한 뜻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녁 무렵, 하루를 마감하는 때 불어서 땀을 식혀 주는 바람이 바로 '해걷이바람'인 것입니다. 해를 거두어 가듯 부는 바람이라고 빗대어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 참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도 뜨겁습니다. 활개마당을 돌고 있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입니다. 안 나오는 이틀 동안 데워진 배곳 안은 한낮 바깥에 있는 듯하네요. 그래도 여러 날을 이어서 그렇다 보니 몸도 무뎌져 그러려니 하게 됩니다. 이렇게 더위를 견디는 것이 아니라 더위와 사이좋게 지내게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거리'입니다. 표준국어대서전에는 '한 해를 거름. 또는 그런 사이(간격)', '한 해를 걸러서 열매가 많이 열림. 또는 그런 현상'이라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앞의 뜻은 흔히 많이 쓰는 '격년(隔年)'과 비슷한 말이고 뒤의 뜻은 '격년결과(隔年結果), '격년결실(隔年結實)과 비슷한 말이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격년'으로 뭐를 한다고 할 때 '해거리'로 한다고 쓸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격년결과'니 '격년결실'이라는 말도 '해거리'라는 말을 쓰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의 말밑(어원)도 '해+거르+이'라고 알려 주고 있습니다. 한 해 두 해 할 때 '해'와 '차례대로 나아가다가 중간에 어느 순서나 자리를 빼고 넘기다'는 뜻의 '거르다'의 줄기(어간) '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도 뜨겁습니다. 저 멀리 구름이 있긴 하지만 구름이라기보다 마치 뜨거운 숨씨(공기) 덩어리처럼 보입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수레에서 내려 배곳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여러분께 하루 가운데 가장 아름답거나 좋아하는 때새(시간)를 꼽으라면 언제라고 생각합니까? 저마다 다른 때를 말씀하시 싶은데 많은 분들이 해가 저무는 때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해가 저무는 때를 여러분은 뭐라고 부르십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황혼’, ‘해 질 녘’, ‘저녁 무렵’ 같은 말을 먼저 떠올리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가 저무는 때를 가리키는 아름다운 우리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해거름’입니다. ‘해거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지는 때’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저도 요즘처럼 햇볕이 뜨거울 때는 해거름 때가 가장 좋습니다. 더위도 해거름에는 한 풀 꺾이곤 하기 때문입니다. 해가 진 뒤에도 밤새 더울 때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해거름'은 왜 '해거름'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이 말의 말밑(어원)을 두고 여러 가지 말이 있습니다. '해'와 '기울다'라는 뜻의 옛말 '거름'을 더해 만든 말이라는 풀이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