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압록강 가을 가을비 오네 강 건너 북녘땅 (달) 헐벗은 산하 돌아갈 길 먼데 (돌) 강 안개 강버들 기러기 날고 (빛) 찬 비 너머 북녘 더 쓸쓸하네 (심) ... 24.11.10. 불한산방합작시 지난해 가을 이맘때였다. 불한시사 시벗들과 고구려의 옛 땅을 따라 며칠을 걷던 여정이었다. 국내성과 환도성이 있는 집안(輯安) 지역을 거닐며, 이 강산에 켜켜이 스며든 역사의 숨결을 함께 되새겼다. 그때 주고받던 합작시(合作詩) 가운데 하나가 오늘의 시로 남았다. 날마다 아침 압록강가를 걸으며 북한 땅을 바라보던 그 순간, 그 심정을 한민족이라면 어찌 짐작하지 못하겠는가. 말로 다할 수 없는 괴로움, 오직 침묵으로 삼켜야 했던 아픔이었다. 몇 겹의 철조망 넘어, 푸른 강물을 건너다보이는 민둥산의 연봉들, 초라한 마을들과 그 아래로 자리 잡은 초소와 병영들, 그 모든 풍경이 침묵으로만 응답하였다. 그날의 강바람과 낙엽, 희미하게 내리던 눈발과 흩뿌리던 빗줄기 사이로 우리는 무언의 소원을 되뇌었다. 언제쯤이면 이 강과 저 산을 마음껏 건너고 가로질러 달릴 수 있을까. 언제쯤이면 고구려의 광대한 고토와 산야를 우리의 품 안에서 다시 안아볼 수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늘 한민족 해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축사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쓰라린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딛고 일어났을 뿐 아니라 6.25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조국의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훌륭한 이민사박물관을 통해 세계 여러나라로 뻗어나간 선조들의 고난에 찬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앞으로 우리민족이 그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이는 어제(6일), 인천 월미도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열린 ‘한민족 공식 이민 120주년 <그날의 물결 제물포로 돌아오다> (이하 ‘이민 120주년 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한 해리 김 (전 하와이 카운티시장 3선 역임) 선생의 축사 가운데 일부다. 어제 오후 4시 반부터 시작된 개막전 행사는 재외 동포 등 나라 안팎 초청인사와 시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민 2세인 해리 김 선생은 올해 나이 여든셋이지만 정정한 모습으로 황량한 낯선땅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시작된 일가족의 고난에 찬 삶을, 마치 이웃집 할아버지가 말하듯 차분한 어조로 조근조근 들려주어 참석자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