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을 제대로 보려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4월이 되면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입에 달고 나오는 표현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영국시인 T.S. 엘리엇의 시 문장이고 또 하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한시(漢詩) 글귀이다. 엘리엇의 시는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일깨운다."로 묘사되는 것에서 보듯, 2차 대전 뒤 처음 맞는 4월에 전쟁으로 황폐해진 유럽의 땅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땅속에서 몹시 애를 써야 하기에 4월은 무척 힘든 나날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썼다고 하니 우리가 생각하는 ‘잔인함’과는 어감이 달라도 많이 다르지만, 뭐 4월에 사람이건 자연이건 어찌할지 고민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굳이 본뜻이 무엇인지를 따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더욱 실감이 나는 것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곧 계절이 봄으로 접어들었는데도 영 봄 같지 않다는 말일 것이다. 지난달 3월의 일기불순으로 벚나무들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해 각 지방에서 마련한 벚꽃 축제가 영 빛이 나지 않은 것이 그 주된 이유일 것이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정부가 의대생 정원을 늘리려고 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반
- 이동식 인문탐험가
- 2024-04-03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