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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사찰벽화<11> 천년고찰 흥국사 감로탱

   
 감로탱화 전체

   
 상단의 7여래. 여러 세계에 있는 부처님들이 중생을 고통속에서 건져내기 위하여 애쓴다는 뜻.

   
 상단 우측의 부처님과 보살, 아미타불이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거느리고 지켜본다.

   
 중간의 제단에 공양물들, 촛대, 꽃, 과일, 음식물(밥)을 차린 제단

   
 늘 배고픔에 목말라 하는 아귀

   
 상단의 좌측에 있는 지장보살, 인로왕보살, 도명존자, 무독귀대왕 등

   
 인간세상의 삶 -1 제단 앞에서 스님들이 천도재를 지내는 모습

   
 인간세상의 삶 -2  주막에서 술도 마시고

   
 인간세상의 삶 -3 제단을 차려두고 제를 지내는 모습

   
 인간세상의 삶 -4  광대의 줄타기 공연과 여러가지 놀이를 감상하며 사는 모습

   
 인간세상의 삶 -5 춤추며 노는 모습과 병자를 치료하는 모습

   
 인간세상의 삶 -6 전쟁으로 피난가고 싸우는 모습

   
 인간세상의 삶-7  바둑도 두고 싸움도 하고 민중들의 살던 모습

   
 인간세상의 삶 -8, 왕과 신하들이 외유하는 모습


[한국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사찰벽화 가운데 예불전(대웅전, 관음전, 지장전, 명부전 등)의 안쪽에 그려진 벽화를 탱화라고 한다. 탱화에는 불단 바로 뒤에 있는 탱화가 있고, 불단 좌우에 그려진 탱화가 있는데, 불단 바로 뒤에 그려진 탱화는 주로 불상을 안치하고 그 뒷쪽에 부처님이 설법하는 장면에 보살들과 신중들 그리고 제자들이 주변에서 설법을 듣는 모습이다.

오늘 올리는 탱화는 지장전 또는 명부전에 주불단인 지장보살의 좌측면 벽에 그려진 탱화로 이 세상에 살던 인간이 세상을 뜨게되면 인간은 자신이 지은 업에 따라 다음의 생으로 환생하는 육도를 윤회한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는 인간으로 사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지은 업장에 따라 아귀의 삶으로 태어나, 또 다른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아귀는 몸은 크고 배 또한 남산만하지만 목구멍이 바늘처럼 가늘어서 먹을 수가 없다고 한다. 또 무엇이든 먹으려고 입에만 들어가면 음식이 불로 변해서 타버리기 때문에 먹을 수도 없다고 한다. 

그런 아귀도 부처님을 모신 불단에 올린 천도재를 지내면 그 음식만은 잘 먹을 수 있다고 하여 망자의 천도재를 지내는 것이다. 이처럼 늘 목마른 아귀에게 생명수인 감로수와 음식을 베푼다고 하여 이를 감로탱화라고 하는 것이다. ‘감로’는 원래 천신()의 음료인데, 의식 중에 부처의 은덕으로 변화된다. 곧 감로는 아귀의 목구멍을 개통시켜 배고픔의 고통을 벗어나게 하는 특별한 기능이 부과된다.

감로탱화를 살펴보면 상단에는 7부처가 모셔져있고, 상단의 좌우로는 부처님과 보살들이 있다. 곧 하늘세계를 표현한다. 감로탱화의 중간에는 천도재를 지내는 제단이 설치되고 음식들이 제단에 올려져 있으며, 그 음식을 차린 앞에 스님들이 재를 지내고 있다. 아래에는 배고파 굶주리고 있는 아귀가 그려져 있다. 또 감로탱화의 주변에는 세상살이를 하는 동안 여러가지 모습들이 그려져 있어, 감로도를 그릴때당시의 생활상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그림으로 당시의 사람들이 살던 모습을 풍속도를 느낄 수 있다. 더러는 놀고 춤추는 모습, 전쟁하는 모습, 농사짓는모습 등등 다양한 세상살이의 장면들이다.

이런 감로탱화는 주로 지장전과 명부전에 그려져 있어, 천도재를 지낼때는 반드시 이곳의 제단에 공양음식과 과일을 바치고, 향을 피우며 의식이 끝난 뒤에도 49일 동안 망자의 '영정사진'을 모셔두고,  다음생에는 업장소명하고 좋은 공덕 많이 쌓아 극락왕생하기를 빌어준다.

감로탱화는 조선조 억불의 시대에 사찰의 재정을 유지하는 큰 재원이 되었다. 특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피폐한 민중들의 삶에 실낱 같은 마음의 위로와 삶에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지금도 사람이 이승을 떠나면 멀고 먼 육도의 윤회를 거치는 동안에도 혹시라도 축생만도 못한 아귀의 삶을 살게 되더라도 하루 속히 그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이승에 남은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감로탱화를 모셔둔 지장전에서 천도재를 행하는 것이다.

참고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있는 존재는 성불하기 전에는 육도를 윤회하는데 육도란 6단계의 윤회하는 세상살이로 천상(천당), 아수라, 인간, 축생, 아귀, 지옥으로 나누는데, 아수라세계는 인간보다 더 높은 단계의 신의 세계이며, 아귀의 생도 지옥보다는 나은 세상이다. 인간의 단계는 중간쯤 되는 것이고, 천당이면 영원하고 더 이상의 단계가 없는 영원한 세상이 아니라, 언젠가 천당의 생이 다하면 다시 윤회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불교의 설명이다. 그래서 천상에 태어나기를 바라지 말고, 하루 속히 성불하여 궁극적으로는그 천상의 삶조차 넘어서라는 것이다.

오늘 올린 감로탱화는 고양시 흥국사 명부전에 그려져 있는 감로탱화다.

 최우성(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로 한국인의 삶을 담아온 전통건축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을 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 가옥 보수설계, 혜화동주민센타 개보수설계, 파주 화석정,  파산서원 등과 영주 소수서원의 정밀실측설계, 불국사 일주문, 안동하회마을, 제주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등 문화재보수설계 일을 맡아했다. 포천시민의 종 종각설계, 용마산 고구려정, 도피안사 대웅전, 봉선사 종각 등을 설계하였다. 현재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 문화재청 문화유산사진작가, 불혹의 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