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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의 무더위 속 안부편지 “쇼츄미마이”

[맛 있는 일본이야기 309]

[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 살면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연말연시에 보내는 연하장(年賀狀, 넨가죠)과 한 여름 무더위에 보내는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暑中見舞い)”도 꼭 챙겨야할 것들이다. 물론 젊은 세대는 슬기전화(스마트폰)로 이런 것들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본의 여름철 풍경이라 하면 “쇼츄미마이”를 빼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쇼츄미마이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지만 직접 안부를 묻고 싶은 사람 집에 찾아가기도 한다. 편지는 대개 엽서를 보내는데 엽서에는 파도치는 그림이라든가, 시원한 계곡 그림, 헤엄치는 금붕어 등이 그려져 있어 엽서를 받는 사람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들게 배려한 것들이 많다.

그렇다면 대관절 언제 쇼추미마이를 보내면 좋을까? 일본 누리꾼들도 이 점에 대해 궁금한 모양인지 “언제 보내야 하나?” 라는 질문을 인터넷에 많이 올리고 있다. 쇼츄미마이를 보내는 때는 보통 장마가 갠 뒤 소서(小暑)부터 대서(大暑) 사이에 많이 보내는데 반드시 이때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입추까지 보내면 무난하며 이때까지는 안부 편지 앞머리에 ‘맹서(猛暑)’라는 말들을 쓴다. 바쁜 일이 있어 이때 못 보내고 이 이후에 보내면 ‘잔서(殘暑)’라는 말을 앞머리에 넣는다. 이것을 “잔쇼미마이(殘暑見舞い)”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쇼츄미마이는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어 끝나가는 날까지 보내는 셈이다.

 

   
▲ 무더위 안부편지인 “쇼츄미마이” 엽서

안부편지는 나름의 어여쁜 편지지를 골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우체국에서는 아예 이 시기에 엽서를 만들어 판매하므로 이것을 손쉽게 이용해도 좋다. 일본우편주식회사(日本郵便株式會社)에서는 1950년부터 이 기간을 특별 엽서보내기 기간으로 정하여 “쇼츄미마이용우편엽서(暑中見舞用郵便葉書)”를 발행하고 있다.

이 엽서에는1986년부터 복권 번호처럼 번호를 새겨 넣어 당첨되면 상품을 주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무더위 안부를 묻는 쇼츄미마이 엽서 이름을 흔히 “카모메메루 (かもめ~る)”라고 하는데 이는 카모메(갈매기)와 메일(일본말에서는 ‘메-루’라고 읽음)을 합해서 부르는 말이다. 이 엽서는 해마다 6월 초순에 발행한다.

우리나라는 삼복더위 속에 삼계탕 같이 더위를 이겨내는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어왔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렇게 편지로 무더위 안부를 묻는 풍습이 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 배달된 엽서 한 장 속에 스며있는 따스한 배려, 그것이 어쩜 무더위를 이겨내는 비타민 같은 구실을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