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시즈오카현 누마즈(静岡県 沼津) 나들이를 함께 했던 이토 노리코 씨가 그제(22일) 첫눈 쌓인 후지산 사진을 라인으로 보내왔다. 누마즈는 항구 도시로 부산 자갈치 시장 같은 곳이라고 해야할까? 지난해 여름방학 때, 누마즈에서 30여 분 떨어진 미시마(三島)에 사는 노리코 집을 찾았을 때 다녀온 곳이 누마즈였다. 노리코 씨는 도쿄(신간센으로 미시마까지는 약 1시간 거리)에서 종종 찾아오는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누마즈항구로 가서 회도 먹고 전망대 구경도 한다고 했다. 항구 도시답게 횟집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자갈치 시장 같이 사람들이 넘쳐나는 횟집 분위기는 아니었다. 식당은 어시장 큰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식당으로 향하는 조붓한 복도에는 참치 등 커다란 물고기 사진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난다. “이곳이 후지산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에요. 그러나 이런 여름철에는 후지산이 선명히 보이는 날이 적어요. 더욱이 오늘은 날이 흐려 유감스럽게도 후지산을 보기 어렵네요.” 노리코 씨는 식사를 마치고 나와 항구 건너편에 정면으로 보이는 후지산을 가리키며 그렇게 말했다. 그 대신 전망대에 올라가 후지산 쪽을 향해 세워둔 ‘후지산 사진’으로 만족해야 했다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엊그제(8일)가 한로(寒露)였다. 이제 슬슬 찬이슬이 내리는 계절이다. 한가위 내내 가을비가 추적거리고 내리더니 기온이 확 떨어진 느낌이다. 이제 반소매옷은 어림이 없고 긴소매옷에 겉옷까지 갖춰야 할 때다. 강남 갔던 제비가 청명(4월 5일) 무렵에 우리나라로 왔다가 한로(10월 8일) 무렵에 돌아간다는 말처럼 철새들도 우리나라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봄이 되면 다시 찾아올 것이다. 올봄, 제비가 찾아와 둥지를 틀 무렵 일본인 지인인 마츠자키 에미코 씨가 한국을 찾았다. 그녀가 한국에 올 때는 ‘제비의 박씨’ 같은 선물을 한 아름 들고 오는데 가장 반가운 선물은 ‘일본 소식’이다. 일본 소식이야 인터넷으로 실시간 볼 수 있지만, 마츠자키 씨가 갖고 오는 선물은 좀 특이하다. 일본의 양심적인 시민단체인 <시민이 만드는 일본·코리아 교류 역사박물관인 고려박물관(市民が作る日本とコリア(韓国・朝鮮)交流の歴史博物館), 아래 ‘고려박물관’>에 관한 소식을 잔뜩 가져오기에 내게는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선물이다. 참고로 마츠자키 에미코 씨는 고려박물관 회원이다. 물론 고려박물관은 별도로 누리집(https://kouraiha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살이 반백 년에 이르지만, 여전히 한국어로만 소설을 쓰는 작가’가 있다. 그가 바로 재일 소설가 김길호 작가다. 꼭 일본어에 한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외국에 건너가 처음 몇 해는 언어의 부적응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10년, 20년, 50년... 세월이 흐르면 모국어보다는 현지어가 먼저 튀어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쯤 되면 현지어가 모국어 보다 우선될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김길호 작가의 일본어는 한국어를 뛰어넘는 언어일 텐데 왜, 무슨 까닭으로 그는 한국어 글쓰기를 고집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들을 절호의 기회가 지난 9월 26일 부산 동의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이경규 소장)주최의 <제24회 국제학술대회 '재일한인 연구 10년, 연구 성과에 대한 회고와 성찰', 아래, ‘동의대 재일한인 연구 학술대회’>였다. 평소 소식을 주고받던 김 작가로부터 ‘동의대 재일한인 연구 학술대회’ 소식을 들은 것은 행사 1주 전쯤이었다. 보내온 행사 일정을 보니 <주제1> 발표자로 재일동포 2세인 오문자 수필가의 <가교 역할을 희망한 재일코리안 여성의 염원>이고, 김길호 작가는 <주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