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8 (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슴 뛰노는 절 천년고찰 동대사에 놀러가는 이웃들 오사카 나라 교토 묶어 3박4일 무얼 보고 올까? 동대사를 세운 백제 행기스님 초대 주지 백제 양변 스님 여기서 처음으로 일본 화엄종 강설을 한 신라 심상대덕 ... 우리가 미처 챙기지 못한 세월 속 고승들의 발자취는 지워지고 지금 사람들 단풍든 고찰에 뛰어노는 사슴 쫓아 사진 찍기 바쁘다“
▲ 동대사 사슴은 사람들에게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린다. 정말 그렇다. 동대사는 나라시대 일본 최고의 절이자 현재도 천년 고찰로 그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요즈음 한국에서는 오사카, 교토, 나라 이렇게 3도시를 엮어 3박 4일 코스로 떠나는 여행 상품이 즐비하다. 오사카만 해도 비행기로 한 시간 반이다 보니 바로 이웃집 드나들듯이 훌쩍 다녀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동대사는 나라공원 안에 있어 사슴이 한가로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관광객이 다가서면 사슴이 달려와서 먹이를 달라고 아양을 부려 인기 만점의 절이기도 하다.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지)는 나라현 나라시 조우시쵸 (奈良市司町)에 있는 천년 고찰로 1300여년이라는 긴 시간 속에서도 일본 불교의 원형을 지금껏 고이 간직하고 있는 절이다. 일본 불교의 뿌리이자 남도 6종의 꽃을 피웠던 나라를 대표하는 절 동대사는 일본 화엄종의 총본산으로 대불전에는 국보에 빛나는 비로자나불상이 모셔져 있어 지금도 참배객들이 줄을 서는 곳이다. 동대사 창건 시기는 성무왕 치세로 그가 24살(724년)의 나이로 즉위하게 되는데 즉위 3년 뒤인 727년 고대하던 황태자가 태어나지만 만 1살이 채 안되어 요절하는 불행과 맞닥트린다. 이에 성무왕과 왕비 광명왕후는 황태자의 명복을 빌기 위한 공양을 하게 되며 이곳이 동대사의 전신인 금종사이다. 여기까지야 일본 사서에 내오는 평범한 동대사 역사지만 우리에게 동대사는 아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절이다. 이 절을 세운 사람은 백제계 행기 스님이며 초대 주지는 역시 백제 출신 양변 스님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신라 심상대덕이 화엄종의 최초 강설자였다는 기록이 우리의 눈과 귀를 솔깃하게 한다.
▲ 동대사(東大寺, 도다이지) 대불전의 비로자나불상 일본의 최초 화엄종 강설자인 신라의 심상대덕에 관한 일본의 문헌으로는 《삼국불법전통연기제2(三國佛法傅通緣起第二)》, 《동대사요록제1, 제5 (東大寺要錄第一, 第五)》, 《화엄종요의(華嚴宗要義)》 등이 있으며 《정창원 사경소(正倉院 寫經所)》에도 심상스님의 기록이 다수 남아 있다. “천평12년 경신 10월 8일 금종사(동대사 전신)에 성무왕을 위해 심상대덕을 초청했다. 첫 화엄경 강설이었다. 이로써 천평 16년 세차 갑신에 천황이 삼보에 귀의하였다.” 천평 12년은 740년으로 이는 일본의 제45대 성무왕이 신라 심상대덕의 화엄종 강연을 듣고 불법에 귀의했다는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에 세워진 나라의 동대사는 그야말로 고대 한국의 고승들이 활약하던 곳으로 단순한 관광의 이미지로만 둘러볼 곳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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